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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앞에선 호통 뒤에선 이권…국정감사 '갑질' 백태

입력 2015-09-24 22:00 수정 2015-09-24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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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23일) 19대 국회의 전반기 국정감사가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2주간 국감장 안은 아주 시끄러웠습니다. 여러 기관으로부터 증인을 불러세워서 국회의원들의 호통과 고성이 하루도 끊이질 않았는데요. 그런데 어제 오늘 저희가 국회에 나가 봤습니다. 각종 기관들에서 보낸, 그중에는 국회의원들의 호통과 질책을 받았던 곳도 물론 있었습니다. 선물들이 여기저기 쌓여있었습니다. 결국 국감장 안에서는 호통을 치고 국감장 밖에서는 선물을 챙기는 이중 갑질 국감이 벌어진 겁니다. 그런데 이처럼 내놓고 하는 선물은 어찌 보면 별거 아닌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탐사플러스에선 국회 주변에서 벌어지는 각종 로비 실태를 들여다봤습니다.

먼저 윤샘이나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7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국감장 밖 복도에선 롯데그룹의 대관팀 직원들이 초조한 모습으로 서성이고 있습니다.

이날 증인으로 나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때문입니다.

얼마 전 '형제의 난'으로 야기된 롯데그룹 지배구조 문제로 출석했지만, 정작 엉뚱한 질문이 쏟아집니다.

[신학용 의원/새정치민주연합 : 제 지역구가 인천 계양구입니다. 계양산이 있습니다. 계속 (롯데) 골프장 하겠다고 고집하실 겁니까?]

[박대동 의원/새누리당 : 한국과 일본이 축구를 하게 되면 한국을 응원하십니까?]

신 회장이 진땀을 흘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오히려 분위기는 화기애애해졌고, 롯데 직원들도 그제서야 한숨을 돌렸습니다.

[이광재 사무총장/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 여의도 주변에서는 대관팀의 활약이 빛났다. 결국 이번 국감에서 상을 받을 곳은 롯데그룹 대관팀이다 이런 얘기까지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 롯데는 지난 7월 야당의 한 고위 당직자를 계열사의 대관 담당 임원으로 영입했습니다.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으로 여론의 도마에 오르자 그룹 측이 국감 방어 차원에서 영입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오너들이 비리나 횡령으로 문제가 된 다른 대기업들도 최근 현역 보좌관 등을 앞다퉈 영입했습니다.

[국회 관계자 : 최근에 ○○나 ○○쪽에서 대관 활동 인력을 국회에서 많이 뽑아 간 걸로 알고 있어요.]

기업을 불러 지역구 민원을 해결하는 것도 비일비재합니다.

올해 국감 산업통상자원위에서는 의원들이 오픈마켓의 공정성을 따지겠다며 관련 업체 대표와 임원을 증인으로 채택됐습니다.

하지만 한 지역구 의원이 이와 상관없는 내용을 기업 관계자에게 질문해 지역 민원을 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국회 관계자 : 되게 뜬금없더라고. 지역구 민원을 얘기하고 있네… ○○쪽에서도 되게 당황스러웠다고 하더라고요.]

이 때문에 일부 의원 보좌관은 증인 채택이나 질문 수위를 무기로 은밀한 제안을 하기도 합니다.

[A기업 대관 관계자 : (국감장에서) 약하게 톤 다운해서 말해줄 테니까 '뭐 도움되는 거 없나 찾아봅시다' 이런 식으로도 하는 거죠.]

야당의 한 의원은 올해 국감에서 한 기업 대표의 증인 출석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자신이 몸담았던 시민단체에 후원금을 요구해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B기업 대관팀 관계자 : 기업 쪽에 '어차피 너희 사회공헌 활동하는 것 중에서 이쪽에 좀 도와주면 안 되겠냐'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죠.]

국정감사가 국민이 아닌, 국회의원들의 실속을 챙기는 자리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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