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제 사흘 뒤면 추석 연휴가 시작됩니다. 가족 친지 만나러 고향 가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이번 추석에 45년 만에 가족을 만나는 사람도 있습니다. 오늘(22일)의 힐링뉴스는 조복희 씨 가족의 특별한 만남입니다.
강버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세 살에 미국으로 입양된 조복희 씨.
45년 만에 처음 본 오빠 모습에 말을 잇지 못합니다.
남매는 부둥켜안은 채 눈물만 흘립니다.
어려운 형편 탓에 친척 집에 맡겨졌던 복희 씨는 가족들도 모르게 입양됐습니다.
[조성덕/조복희 씨 언니 : 조금 있다 너를 데리러 온다 하고 놓고 온 게 그 세월이 흘러간 거죠. 마음속으로 제가 죄인 같고…]
행여 자신을 입양보낸 가족들이 곤란해질까 찾을 엄두도 못 내던 복희 씨는 올해 초 용기를 냈습니다.
그리고 기적처럼 온 가족이 함께 추석을 맞게 됐습니다.
89살 노모와 가족들은 그동안 차려주지 못한 명절 음식을 차리느라 분주합니다.
고운 한복도 선물합니다.
[조복희 : 한국에 머물렀다면, 내 인생이 이랬겠구나 싶네요.]
어머니는 중년이 돼 돌아온 막내딸이 애틋하기만 합니다.
[박이례/조복희 씨 어머니 : 생각도 안 했지. 갑자기 오니까, 마음이 들떠서 어떻게 할 바를 모르겠어.]
미국에서 단란한 가정을 꾸린 복희 씨.
[조복희 씨 남편 : 모두 한번 만나고 싶어요.]
그래도 늘 비어있던 마음 한구석이 가족을 만나 채워졌습니다.
[조복희 : 인생의 큰 조각을 잃어버리고 있었던 거죠. 벅차고, 이전에는 몰랐던 평화를 찾은 기분입니다.]
가족을 찾는 해외입양인은 매년 3천 명 정도.
복희 씨처럼 가족과 명절을 보내게 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