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은 쪽지 대신 문자메시지가, 편지 대신 이메일이 그 빈자리를 채우고 있습니다. 문자나 이메일이 빠르고 편리하다는 장점도 많긴 하지만 손수 펜을 쥐고 한자 한자 써내려갈 때 여기에 들이는 정성과는 비할 바가 못 되죠. 오늘(17일)의 힐링뉴스, 아날로그 감성에 푹 빠진 사람들입니다.
박현주 기자입니다.
[기자]
우리의 손끝은 어느새 펜이나 연필보다 스마트폰과 컴퓨터의 자판에 익숙해졌습니다.
[김효진/경기 파주시 : 요즘 카카오톡으로 하고, 이메일, 휴대폰으로 다 하잖아요.]
하지만 하얀 종이 위에 또박또박 써 내려가는 그 맛을 다시 찾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서울의 한 손글씨 동호회입니다.
직장인들이 저녁마다 모여 펜과 종이를 꺼내 듭니다.
정성을 들여 한 글자 한 글자 써 내려 갑니다.
진지하면서도 편안한 얼굴 표정들이 엿보입니다.
[김봉현/직장인 : 아무 생각 없이 집중할 수 있어서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어요.]
책 내용을 옆 장에 손글씨로 그대로 옮겨 적을 수 있는 책도 나와 있습니다.
[박종진/만년필협회장 : 아날로그의 매력은 같은 글을 필사하더라도 개인에 따라 묻어나는 게 다 다른 거죠.]
손글씨 사랑은 기부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 한편을 엽서에 적어 내면, 엽서 한 장당 200원씩이 적립돼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기부금이 전해지는 행사도 열렸습니다.
한 달 만에 벌써 5천장 넘는 손글씨 엽서가 모였습니다.
[신달자/시인·손글씨 확산 위원장 : 손글씨는 우리가 왜 육필이라고 하잖아요. 육필은 우리 몸의 어떤 흔적이에요. 손글씨는 우리를 감동하게 하고, 오래 따뜻하게 하고…]
속도만 빠른 디지털 기기보다 손글씨를 통해 위안을 얻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