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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 부지 주민들 '강제집행'에 거리로 내몰려

입력 2015-09-10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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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와 춘천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레고랜드 코리아 조성사업으로 삶의 터전을 잃게 된 주민들이 거리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10일 뉴시스 취재 결과 레고랜드 코리아 사업 부지인 하중도 주민 4가구 중 김모(59)씨의 집 등에 강원도가 법원을 통해 신청한 강제 집행 고시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안내문은 지난달 31일자로 이달 20일까지 퇴거하지 않을 경우 즉시 강제집행을 하게 된다고 적시했다.

이에 레고랜드 사업 시행사인 엘엘개발㈜ 관계자들은 주민들에게 인근 상중도 하천부지 900여㎡ 면적에 임시 거주를 위한 가건물(4m×8m 컨테이너) 4동을 마련해 주거나 이주 비용으로 1000만원의 보상을 해 주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주민들은 지난해 전 엘엘개발 대표와 직접 협상을 통해 거주민이 소유한 부지를 매입해 컨테이너를 마련하고 전기와 수도를 공급해 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며 엘엘개발측에 전기와 수도 공급을 요청했다.

주민 김모씨는 "지금 마련해 둔 거처에는 농자재를 놓을 곳도 없다"며 "최소한 사람이 살 수 있도록 전기와 수도는 공급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호소했다.

또 다른 주민 남모씨는 "전 대표가 약속한 부지 매입이 어렵다고 전기와 수도도 들어올 수 없는 하천부지에 거주지를 마련한 것은 결국 나가라는 것"이라며 "67년 동안 하중도에 계속 살았는데 맨몸으로 쫓겨나게 생겼다"고 분개했다.

이에 엘엘개발 관계자는 "해당 부지가 하천부지이기 때문에 수도와 전기 시설을 할 수 없다"며 "컨테이너 임시 거주처를 제공하는 방안과 1000만원의 보상비를 받는 방안 중 선택하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특히 전 대표와의 약속에 대해 엘엘개발 관계자는 "자신은 전 대표로부터 당시 전기와 수도 제공은 들은 바 없고 컨테이너 제공만 전달 받았다"고 밝혔다.

또 "주민들에 대한 이주 보상 책임은 법적으로 엘엘개발에는 없지만 사업 추진을 위해 문화재 발굴조사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임시 거주지를 마련해 준 것"이라며 "강제 집행은 법원에서도 보상이 끝나 합당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집행 고시가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도 소유지에서 평생을 집을 짓고 농사를 지어온 주민 중에서는 법적 소유자가 아니기 때문에 보상을 받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특히 주민들이 지난해 엘엘개발과 약속한 합의서 내용에는 엘엘개발이 컨테이너 하우스를 지원하되 5년이 지나면 무상으로 주민들에게 증여하기로 되어 있다.

이는 몇 개월만 생활할 임시 거주지가 아닌 원하는 경우 정착해 생활할 수 있는 거주지를 의미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합의서에는 컨테이너 하우스는 엘엘개발과 주민들이 협의를 통해 지정한 합법적인 장소에 엘엘개발측이 운반·설치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같은 내용들을 토대로 보면 현재 엘엘개발이 지정한 컨테이너 거주지는 하천부지로 전기와 수도가 들어올 수 없는 만큼 거주지로 부적합하며 주민들이 반발할 경우에는 다른 합법적 부지를 찾아야 한다.

주민 김모씨는 "이주비용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주민도 있지만 전기와 수도만이라도 사용할 수 있는 거처를 마련해달라는 것이 무리한 요구 조건인가"라며 "전 대표가 약속한 만큼 믿고 있었는데 이렇게 말을 바꾸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강원도와 엘엘개발은 수 천억원의 레고랜드 사업을 위해 수십년간 살아온 삶의 터전을 하루아침에 잃은 주민들은 안중에도 없이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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