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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영미 PD "아일란 고향 가보니 온전한 곳 없었다"

입력 2015-09-08 22:54 수정 2015-09-08 23:51

"리비아 출발 난민 섭외했지만 돌아온 가족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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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출발 난민 섭외했지만 돌아온 가족이 없다"

[앵커]

세계를 울린 세 살배기 아이, 아일란 쿠르디의 죽음 이후 난민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태도는 좀 달라졌는가 싶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보신 것처럼 난민 혐오 현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난민 문제는 굉장히 여러 가지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면 브로커 문제라든가. 우리가 지금 여기에 앉아서 잘 모르고 있는 현실들이 꽤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분쟁지역 전문 피디죠. 김영미 피디를 오랜만에 이 자리에서 만나겠습니다. 아일란 쿠르디의 고향에도 직접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김영미 PD, 어서 오세요.

[김영미/분쟁지역 전문 PD : 안녕하세요.]

[앵커]

말씀드린 대로 아일란 쿠르디의 얘기를 안 할 수가 있는데 그 아이 고향이 시리아의 코바니?

[김영미/분쟁지역 전문 PD : 시리아 북부도시에 있는 코바니입니다. 코바니 같은 경우는 작년에 연합군의 공습을 받아서 IS가 그 코바니 마을로 들어오는 길에 마을 전체가 거의 파괴됐다고 보시면 되는데요. 제가 가서 봤을 때는 거의 해골 같은 분위기였고 단 한 채도 온전한 곳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일란이 거기서 계속 살기는 불가능했다. 그래서 터키로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나오다가 그만 이렇게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했는데 그 아일란 쿠르디의 가족이 탔던 것이 고무보트인데 이 고무보트를 타고 지중해 건넌다는 게 사실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브로커들이 거기에 많이 개입을 해서 적정인원보다 더 많이 태우고 위험한 경우도 많이 있다면서요?

[김영미/분쟁지역 전문 PD : 터키에 있는 시리아 난민 같은 경우는 유럽 쪽으로 가야 되는 상황이에요. 왜냐하면 터키에서 더 이상 일도 없고 또 계속 시리아 내전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라 유럽으로 가려고 하면 제일 많이 가는 곳이 이즈미르라는 곳과 밑에 남부 쪽의 보드룸이었는데 이번에 아일란이 죽은 곳이 바로 그 보드룸입니다. 거기에 고무보트를 가지고 장사하는 브로커들이 10여 명 이상이 되는데요. 그리고 제트보트라고 해서 좀 더 빠르고 안전한 것이 있는데 그게 한 2000유로 지금 현재 시가가 그렇습니다. 그래서 아일란의 가족들은 돈이 아마 없어서 고무보트는 반값으로 갈 수 있거든요, 1000유로 정도에. 그래서 그걸 타고 가다가 저렇게 변을 당하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그 고무보트 안에서도 뒤에 앉는 것과 또 앞에 앉는 것과 값이 또 다르다면서요?

[김영미/분쟁지역 전문 PD : 고무보트가 아무래도 파도에 막 많이 휘영청 거리고 그러니까 잘못하면 파도에 나가떨어지고 특히 몸집이 작은 아이들 같은 경우는 견디지 못한대요.]

[앵커]

안전벨트나 아니면 구명대 이런 건 상상하기가 어렵겠죠?

[김영미/분쟁지역 전문 PD : 구명조끼도 거의 안 매죠. 아일란도 구명조끼를 안 입은 채로 사망했잖아요. 그래서 구명조끼도 200불 정도에 팔기도 해요. 그래서 비싸고 좋은 건 1000불 가까이도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가난한 난민들이 하기에는 굉장히 비싼 돈이고 또 고무보트에서도 가장 좋은 자리는 조금 더 비싼 거예요. 거기는 파도에 덜 영향을 받는 중간자리나 이런 경우에 그렇고 가장자리로 갈수록 값이 싸진대요.]

[앵커]

이런 브로커들을 도대체 몇 명을 거쳐야 됩니까, 그러면?

[김영미/분쟁지역 전문 PD : 보통 시리아에서 출발할 때 20명 가까이도 만났다는 난민도 만나봤는데요.]

[앵커]

그때마다 값이 올라가는 겁니까?

[김영미/분쟁지역 전문 PD : 값이 올라가는 경우도 있고 또 위험할수록 더 많이 부르는 경우도 있고.]

[앵커]

그건 육로로 갈 때 얘기하는 거죠?

[김영미/분쟁지역 전문 PD : 아니요, 해로로 갈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리비아 트리폴리 해안에서 제일 가까운 거리가 이탈리아 람페두사라는 섬인데요. 이게 하룻밤 정도면 갈 수 있대요. 그런데 그 거리가 단거리일수록 위험도가 낮아지니까 그런 거리 같은 경우는 돈이 더 비싸죠.]

[앵커]

그런데 어디를 택하든지 간에 늘 죽음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서 어느 정도나 위험하다고 봐야 됩니까, 직접 가셔서 보신 걸로는?

[김영미/분쟁지역 전문 PD : 그러니까 제가 람페두사 섬까지 오는 난민들을 촬영하려고 리비아에서 출발하는 난민들을 섭외하잖아요. 지금까지 돌아온 가족이 없어요.]

[앵커]

그래요?

[김영미/분쟁지역 전문 PD : 거의 수장됐다고 보는 거죠. 그래서 제발 살아서 좀 도왔으면 하고 기다렸다가 촬영을 못 하고 온 적이 있어요. 그래서 그런 걸 봤을 때 해로로 오는 것이 오히려 살아 돌아온 사람이 흔치 않을 정도이고 대부분 시리아 난민들도 있지만 북아프리카 난민들 같은 경우는 수영을 할 줄 모르는 저 밑의 소말리아나 아니면 에리트레아 같은 나라에서 왔을 경우에는 대부분이 물 보고 일단 겁을 많이 내서 굉장히 해변하고 가까운 거리인데도 불구하고 헤엄쳐서 나오지 못하고 그냥 수장이 되는 걸 봤습니다.]

[앵커]

유럽에 일단 도착을 하더라도 정착하기는 쉽지가 않아 보입니다. 특히 더블린조약이라는 것이 굉장히 걸림돌이라고 하는데 그건 왜 그렇습니까?

[김영미/분쟁지역 전문 PD : 더블린조약이란 유럽의 한 도시나 나라에서 찾았을 때 거기에 난민신청을 할 수 있고 다른 나라에는 신청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그리스나 이탈리아 해변에 도착하더라도 최대한 잘사는 나라, 서유럽이나 북유럽 쪽에 가서 신청을 해야 집도 받을 수 있고 직장도 얻을 수 있고 이런 좋은 조건이 되는 거죠. 그래서 난민들도 이탈리아나 특히 그리스 같은 경우는 정부가 많이 부자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어요. 그래서 거기서 정착을 할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가능하면 잡힐 때까지, 바로 그 잡히는 그 나라에서 난민 신청을 해야 되기 때문에 가능하면 좀 더 잘 사는 나라에서 난민신청을 하기를 바라는 거죠. 그게 다 더블린 조약 때문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일단 더블린 조약에 의하면 당도하면 거기서 받아줘야 되는 것이 되니까 그게 오히려 난민들한테 불리하게 작용한다, 이런 얘기가 되는데 그런데 또 동시에 거꾸로 보면 북유럽 국가들 입장에서는 오히려 그게 다행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군요.

[김영미/분쟁지역 전문 PD : 그러니까 거기까지 오기도 전에 잡힐 수 있으니까 다행일 수 있는데 난민 중에는 영국을 갈 거라고 영어공부 열심히 했대요. 그런데 독일에서 잡힌 거예요. 그래서 자기는 독일에서 난민신청을 할지 몰랐다, 이런 말도 하고 터키 난민촌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유럽지도를 외우는 거예요, 거기 앉아서. 그래서 어느 길로 가면 좋은지 먼저 갔던 친척들이 전화 오면 그 전화를 입수해서 가능하면 안전하면서 빨리 갈 수 있는 길을 생각을 하는 거죠. 그래서 보통 터키에서 출발하면 브로커들을 잘 만나고 또 위험하지 않게 잘 도착하면 2주 정도 걸려서 런던까지는 갈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2주 동안 목숨 걸고 한번 해 보면, 뭔가 가보면 되지 않을까. 왜냐하면 이들은 돌아갈 길이 없는 거죠. 그래서 돌아가면 전쟁하고 재난밖에 없으니까. 그래서 절대 뒤돌아보고 갈 수가 없다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말씀을 더 듣고 싶은데 시간이 돼서 여기서 마무리를 지어야 될 것 같네요. 고맙습니다.

[김영미/분쟁지역 전문 PD : 감사합니다.]

[앵커]

분쟁지역 전문PD 김영미 프로듀서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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