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졌지만 잘 싸웠다." 스포츠에선 종종 이런 말을 할 때가 있지요. 오늘(4일) 새벽, US오픈 테니스 남자단식 2회전에서 세계 5위 '스탄 바브링카'과 맞붙었던 정현 선수에게 딱 맞는 말입니다.
오광춘 기자입니다.
[기자]
바브링카는 그냥 세계 5위가 아닙니다.
올해 프랑스오픈에서 세계 1위 조코비치를 꺾고 우승했는데, 한손 백핸드는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습니다.
그런 선수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스탄 바브링카/스위스(세계 5위) : (정현이 잘하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힘든 상대여서 어려운 경기를 할 거라 예상했습니다.]
패자에 대한 의례적인 인사가 아닙니다.
올해 열아홉살, 세계 67위 정현은 메이저 2승의 바브링카를 물고 늘어졌습니다.
세트스코어 0대3으로 졌지만 전 세트 타이브레이크, 승부는 3시간을 넘겼습니다.
[스탄 바브링카/스위스(세계 5위) : (3세트에서 끝났지만) 4,5세트도 갈 수 있었습니다. 정현은 타이브레이크에서 대단했습니다.]
정현은 서브에서만 밀렸을 뿐, 바브링카에게 더 많은 실수를 유발했고, 더 많이 뛰게했습니다.
바브링카의 왼팔에 적힌 이 문구.
[다시 시도하고 계속 실패해도 괜찮아. 더 나은 실패를 위해 거듭 도전하고 실패를 하여라.]
오늘만큼은 바브링카가 아닌, 정현 얘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