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몸의 불편은 장벽이 아니다" 오늘(28일) 서울대에서 졸업생 대표 연설을 한 뇌성마비 장애인, 정원희씨가 한 얘깁니다. 태어난 뒤 11개월 때부터 온몸이 마비된 정 씨는 장애는 불편일 뿐, 장벽이 아니라는 걸 온몸으로 보여줬습니다.
오늘 힐링뉴스는 박창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유난히 하얗고 잘 웃던 첫딸.
여느 아이들과 다르다는 걸 깨달은 건 생후 11개월 때였습니다.
뇌성마비 2급 판정.
엄마 가슴은 무너졌습니다.
[김만재/정원희 학생 어머니 : 깜깜했어요. 정말 두렵다. 무섭다 이런 것도 아니고 어떡하지 힘이 쭉 풀리는…]
아이를 치료하기 위한 사투가 시작됐습니다.
[김만재/정원희 학생 어머니 : 자극을 줘서 고통을 느끼게 하는 치료예요. 선생님이랑 둘이 들어가서 그 치료를 하면 정말 자지러지는 거예요. 아파서…]
조금씩 손발을 쓰고 휠체어도 탈 수 있게 된 아이.
어떻게 키워야할지 막막했던 아기는 이런 아픔 속에서도 잘 자랐고 서울대 경영학과에 당당히 입학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서울대 졸업생을 대표한 연설자로 나섰습니다.
서울대가 문을 연 뒤 처음 있는 일입니다.
[정원희/서울대 졸업생 대표 : 저는 이렇게 휠체어를 타고 있습니다. 세상은 저 같은 사람을 장애인으로 정의하고, 이런 자리에 장애인이 서는 것은 낯선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장애를 오히려 자신의 장점으로 여겼던 정 씨. 누구보다 열정을 다했습니다.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돌보고, 지적장애 아동 보조교사로 일했습니다.
연극 배우로 무대에 오르고 오스트리아 교환학생 생활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정원희/서울대 졸업생 대표 : 저는 분명히 할 수 있고 가능성을 지닌 존재인데도 불구하고 제 외적인 조건만으로 못할 거다. 불가능할 거다라고 얘기를 하고…]
지난 4월 취업을 하고 교문을 나서게 된 정씨. 이제 또 다른 도전을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