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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지나만 가도…'돈 뜯기는' 산정호수 도로

입력 2015-08-20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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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산정호수를 지나는 387번 지방도로에선 무슨 일이 있는 걸까요? 도로이용자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산정호수로 진입하는 매표소에서 받는 2천원이 화근입니다. 사정을 살펴보니 그럴 만했습니다.

밀착카메라 고석승 기자입니다.

[기자]

산정호수는 1977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이후 지금까지 많은 시민들이 찾고 있는 관광명소입니다.

산정호수로 가기 위해서는 남양주에서 철원까지 이어지는 387번 지방도로를 이용해야 합니다.

제가 서 있는 이곳은 387번 지방도로입니다.

여기서 이제 조금만 올라가면 산정호수가 나오게 되는데요.

제 뒤로 멀리 보이는 매표소에서 산정호수 시설이용료를 걷고 있습니다.

문제는 산정호수를 들리지 않고 단순히 이 도로를 지나치는 차량에게까지 모두 이용료를 걷고 있다는 겁니다.

매표소에서 직원이 나오더니 차량들을 멈춰 세웁니다.

[안녕하세요. 관광지 관리비 차원에서 2,000원씩 받습니다.]

해당 도로는 인근 숙박업소나 식당을 찾기 위해 지나가는 사람도 많은 상황입니다.

[밥 먹으러 가는 건데요? (시설 사용하시면 다 받아요.)]

[왜 내야 되는데요, 그걸? 밥 먹으러 가는데요. (식사 장소도 관광지 안에 있어서요. 펜션, 식당 등 다 받습니다.)]

[포천시설관리공단 직원 : (징수할 때 항의하는 사람은 없어요?) 항의하는 사람 많죠. 주차료냐, 입장료냐를 따지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관광객 상당수가 불만입니다.

[백승헌/경기 고양시 : 당연히 안 좋죠. 숙박료를 미리 지불하고 왔는데 여기서는 숙박 펜션도 공원 안에 있다고 해서 돈을 받더라고요.]

인근에서 식당이나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주민들도 불만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인근 주민 : 왜 남의 마을을 시설관리공단에서 길을 막고 입장료를 받습니까. 매일 검문소 지나가듯이, 민통선도 요즘 그렇지 않아요.]

[인근 주민 : 지방도로인데 도로에서 돈을 받는 게 어디 있습니까. 여기 오시는 손님들마다 다 그러는 거예요. 도로에서 왜 돈을 받느냐 이거예요.]

이렇게 징수되는 돈은 매년 5억원가량으로 산정호수 시설 유지, 보수를 맡고 있는 포천시가 관리하고 있습니다.

[경기 포천시청 관계자 : 우리 주차장도 있지만 길가에 차를 주차해놓고 진입할 수 있는 곳이 많거든요. 입장료 징수에 대해서 어려움이 생기는 거죠. 관광지 외에 위치한 이런 데에 가시는 분들은 입장료를 안 받아요. 법적으로는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그게 현재로는 최선입니다.]

그렇다면 산정호수의 편의시설은 실제로 잘 관리되고 있을까.

12억 원의 예산을 들여 만든 수변 데크.

어찌된 일인지 산책하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많은 예산을 들인 수변 데크는 현재 보수 중으로 이용을 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나무 바닥 곳곳이 뒤틀리거나 부서지면서 통행을 할 수 없게 됐기 때문입니다.

호수 한 켠의 놀이공원은 상당수 시설이 노후돼 있어서 이용객들이 많지 않습니다.

장사가 너무 안 돼 폐업한 산정호수 옆 호텔입니다.

문을 닫은 지 2년이 넘도록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보니 결국 흉물로 전락했습니다.

운영권을 가진 포천시가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겁니다.

옛 추억을 떠올리며 호수를 찾은 관광객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합니다.

[조현숙/서울 송정동 : 한 바퀴 돌려고 둘레길을 가봤더니 폐쇄가 됐더라고요. (시설이용료) 돈을 받았으면 그걸 관리를 해야죠.]

수려한 자연경관 때문에 한때 국민 관광지로 인기를 끌었던 산정호수, 지금은 불합리한 이용료 징수와 낙후된 시설 등으로 호수를 찾는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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