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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학원에 지쳤던 아이들, 템플스테이에서 '활짝'

입력 2015-08-1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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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방학에도 학원이다 뭐다 해서 제대로 놀지 못하는 우리 아이들. 한적한 절로 들어가서 템플스테이를 시작한 초등학생들이 있다고 해서 따라가봤습니다. "그동안 학원가느라 괴로웠는데 마음이 깨끗해지는 것 같다" "힘들어도 참는 걸 배웠다" 아이들의 말이 참 마음을 짠하게 합니다.

신진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태양이 내리쬐자 알록달록한 서까래 단청이 선명한 색감을 뽐냅니다.

인기척은 찾아볼 수 없고, 우렁찬 매미 소리가 한낮의 고요를 달랩니다.

시공간이 잠시 멈춘듯한 경기도 용인의 한 사찰에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습니다.

2박 3일 템플스테이에 참석한 초등학생 59명입니다.

아직 어리지만 저마다의 다짐과 목표가 있습니다.

학원만 10곳 넘게 다니는 10살 수영이는 지친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고 싶다고 합니다.

[전수영 (10)/경기 서현동 : 학교 갔다가 집에 와서 쉬고 바로 학원 가서 좀 괴로운 생활이었죠. 절에 오면 108배 하면서 마음도 깨끗이 하고 약간 울컥하는 것도 있죠.]

4살 어린 동생과 함께 참가한 6학년 연수는 인내심을 배우고 싶다는 당찬 소감도 말합니다.

[안연수 (13)/경기 하안동 : 108배를 통해서 힘든데도 참아가면서 끝을 내는 것을 배우려고요. 동생이랑 놀다가 욱하는 경우가 있어서요]

[안연조 (9)/경기 하안동 : (108배 할 수 있겠어요?) 음, 그냥 언니 따라서 하게요. (몇 번이 목표에요?) 50번?]

입당식을 마치고 간이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하는 아이들. 시무룩해 있던 수영이도,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던 연수 자매도 활짝 웃음꽃을 피웁니다.

기다리던 공양 시간, 고기 한 점 들어가지 않은 콩국수와 채소로만 볶은 짜장밥이지만 한 그릇을 뚝딱 비웁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설거지도 직접 합니다.

저녁이 되자 반가운 소나기가 쏟아지고, 사찰은 운치를 더해갑니다.

법당에서 예불을 드리는 아이들, 눈을 감고 손을 모은 모습이 사뭇 진지합니다.

이어지는 108배도 의젓하게 해냅니다.

땀이 송글송글 맺히고 다리가 후들거리지만 포기하지 않습니다.

멱조산 너머에 땅거미가 내려앉자 아이들은 촛불을 켜놓고 부모님을 생각합니다.

'짜증 내서 미안하다', '사랑한다'며 마음 속 감춰뒀던 얘기들을 편지에 담습니다.

[지원스님/템플스테이 지도법사 : 원래 아이들이 공감능력, 배려심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걸 발휘하게 되는 것 같아요. 순수함 같은 것들을 보게 돼요.]

자연을 닮은 아이들은 한층 성숙해지고, 그렇게 아이들의 밤도 깊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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