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공문서 조작' 의혹. 그것도 군 간부가 직접 연루돼 있다는 건데요. 무슨 절박한 이유가 있었던 걸까요? 그 시점과 내용을 따져봤습니다. 군이 윤일병의 사망을 질식사로 몰아가려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임진택 기자입니다.
[기자]
한눈에 보기에도 필체가 전혀 다른 진술기록. 그 내용을 살펴봤습니다.
당장 눈에 띄는 대목이 있습니다.
"냉동식품을 취식하던 중 입에 음식을 문 채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과 "기도폐쇄에 의한 뇌 손상으로 추정된다"는 부분입니다.
사망 원인이 '질식사'라는 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국가유공자 신청 시점도 부대 측을 따랐다는 유족 주장에 비쳐 보면 의심스럽습니다.
현장 검증에 이어 군 검찰이 가해 병사들을 상해치사와 폭행 혐의로 기소한 뒤, 사망 원인이 '질식사'라는 부검감정서가 나온 직후였습니다.
조작 의혹이 있는 진술서만을 근거로 유공자 여부를 판단한 국가보훈처의 결정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한 달 전 군 법원이 가해 병사들에게 살인죄를 적용했는데 이런 내용도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겁니다.
보훈처는 윤일병 사망 사건은 '국가 수호와 직접 관련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국가보훈처 관계자 : 축구 하다 다리를 다쳤다, 내무반에서 장난치다 다쳤다 이런 경우도 국가 유공자냐…]
꼬리를 물고 있는 은폐와 조작 의혹. 윤 일병 사건은 여전히 진행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