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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방치된 빈집 80만여곳…"슬럼화 가속"

입력 2015-07-29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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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설의 고향… 오늘(29일) 밀착카메라가 본의아니게 전설의 고향처럼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대개 전설의 고향의 배경은 허름한 흉가죠. 전국에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빈집 80만여 곳이나 됩니다. 지역의 슬럼화를 만드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많다고 합니다.

밀착카메라 안지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경북 영덕에는 외지인들에게 더 유명한 집이 있습니다.

2층으로 된 건물의 문과 창문은 모두 없거나 깨져 있습니다.

이곳은 일명 '귀신의 집'으로 불리는데요.

집 주변 바닥에는 깨진 유리 조각들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집 안은 굉장히 어두운 데다가, 오래된 이불과 각종 쓰레기들이 널려 있는데요. 굉장히 음산한 분위기를 냅니다.

쓰러진 가구와 함께 바닥에 떨어진 액자 속엔 달마 그림이 보입니다.

폐가가 된 이곳은 밤이 되면 명소로 바뀝니다.

'국내 3대 흉가'로 불리면서 흉가체험 관광객에게 필수 코스로 꼽히고 있는데요.

벽에는 이들이 해놓은 듯한 낙서가 군데군데 돼 있습니다.

화살표 방향을 따라가 보니 계단이 나오는데요.

옆쪽에는 누군가 찢어놓은 것처럼 나무 벽지가 망가져 있습니다.

더 올라가보니 또 다른 화살표가 나오고, 방에는 누군가의 방문 날짜와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어두워지자,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습니다.

[오은서/경북 포항 : 2층에 방 두 개, 빈방이 있거든요. 거기 딱 지날 때 약간 싸늘한 느낌, 그런 게 있었어요.]

문제는 안전하지 않은 건물이라는 점입니다.

이처럼 폐가가 방치된 곳은 많습니다.

서울 이문동, 우편함에 가득 차 있는 빛바랜 편지가 빈집임을 말해줍니다.

10년 넘게 재개발 논의 중인 이곳은 철거되거나 비어있는 집이 70채가 넘습니다.

남아있는 사람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마을 주민/서울 이문동 : 기분이 찜찜하지. 불량아들이 와서 뭐 할 수도 있고요.]

이곳에서는 빈집과 그렇지 않은 집을 구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사람이 사는 집은 이처럼 담벼락에 유리조각을 박아놓았는데요. 심지어 철조망을 쳐놓은 집도 있습니다.

또 사람이 사는 집 앞에 가면 이처럼 개 짖는 소리가 크게 들립니다.

[김양길/서울 이문동 : 개 없으면 못 살아. 무서워, 무서워. 저녁에도 무섭고 불안하고요.]

재난위험시설 D등급 판정을 받은 가옥도 있습니다.

[주민/서울 이문동 : 쓰러진 것만 괜찮나? 그 옆집까지 다 피해를 주는 거라고요.]

특별 순찰구역으로 구분돼 있지만, 마을 사람들이 의지하는 건 가로등뿐입니다

[남진 교수/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 빈집을 계속 이렇게 방치해두면 그 지역이 슬럼화되는 것은 시간문제죠. 공가들이 한두 개 발생했을 때 공공이 진지하게 고민을 해야 하는 거죠.]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있는 충북 제천의 한 집, 이곳도 빈집입니다.

[마을 주민/충북 제천 : 무서워요, 무섭죠. 일단 저희는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입장이니까요.]

[마을 주민/충북 제천 : 정말 으스스해요.]

충북 제천에 있는 코레일 관사입니다.

검침기가 돌아가지 않는 이곳은 빈집인데요.

코레일 측은 빈집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대문에는 자물쇠를 걸어놨습니다.

건물 외부에도 강철판으로 막아놨습니다.

40개 동 가운데 절반 이상이 빈집이 되면서 올해 조치를 취한 겁니다.

[이유정 경영계획 팀장/코레일 충북본부 : 내부 침입한 흔적 같은 게 남겨져 있고 하다 보니, 그런 부분들을 없앴습니다.]

하지만 이런 곳은 많지 않습니다.

주택뿐 아니라 주변 건물도 비어있는 충북 청주의 마을.

폐쇄조차 되지 않은 집 안에는 각종 쓰레기와 함께 술병이 나뒹굴고 있습니다.

출입이 쉬워 범죄에도 노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전국에 이처럼 방치된 빈집은 80만여 곳에 이릅니다.

깨진 유리창이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깨진 유리창의 법칙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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