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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한강 '녹색 공포'…집단 폐사에 등 굽은 물고기까지

입력 2015-07-15 22:13 수정 2015-07-15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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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풍이 지나가면서 한 차례 비를 뿌리긴 했지만 한강을 뒤덮은 녹조는 여전합니다. 2000년에 조류경보제가 도입된 이래 한강에 조류주의보는 8차례 발령된 바 있습니다. 그런데 경보가 발령된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서울시는 녹조 발생 원인을 가뭄과 기온 탓으로 돌리지만 저희 취재진이 만난 전문가들과 주민들의 이야기는 달랐습니다. 한강에 몰래 버려지는 각종 오폐수 문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하수처리장이 녹조를 더 심하게 만들었다는 얘기입니다.

녹조로 변해버린 한강 생태계 현장을 정제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태풍이 지나간 뒤라 물 색깔이 조금 옅어지긴 했습니다만 녹조를 완전히 해결하기엔 역부족입니다.

물속은 어떨까요? 카메라를 한번 넣어보겠습니다. 탁해서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인데요.

제 옆으론 하수처리장 방류구가 있는데요. 처리공정을 거치긴 하지만 녹조를 유발시키거나 생태계를 위협하는 요인이 남아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녹조로 뒤덮인 한강하류, 과연 안전한 건지 그 실태를 점검해봤습니다.

지난 6월 28일, 한강 하류 행주대교 부근. 집단 폐사한 물고기 수십 마리가 선착장 바닥에 놓여있습니다.

한강은 녹조로 뒤덮여있습니다.

수년간 어업을 해온 어민들조차 이례적인 풍경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박찬수/어민·행주어촌 계장 (지난 6월 28일) : 오늘 아침에 나와보니까 고기가 많이 죽었다고 어망 안에서… 긴급히 어민들한테 실태 상황을 물어보고…]

이틀 뒤, 서울시는 한강 하류 일부 구간에 처음으로 조류경보를 발령합니다.

녹조는 점차 한강 하류에서 상류로 확대됐습니다.

이곳은 성산대교 부근에 홍제천과 한강이 만나는 지점인데요. 한강 하류인 행주대교에서 시작된 녹조가 이곳까지 올라온 겁니다.

제가 물을 한번 직접 떠보겠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물에 초록색 물감을 타 놓은 것 같습니다.

[최진석 과장/서울시 물관리정책과 : 무엇보다도 중부 지방 아주 심각한 가뭄이 (녹조 확산의) 주원인이라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지 가뭄 탓만 할 건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김범철 교수/강원대 환경학과 : 한강하류 지역의 하수처리장들은 아직 인 제거를 잘 하지 않기 때문에 강에서 부영양화(조류 증가)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환경부나 서울시에서는 책임을 회피하려고 가뭄 때문이라고만 (하고 있습니다.)]

직접 하수처리장 방류수 부근을 둘러봤습니다. 시커먼 부유물들이 둥둥 떠다닙니다.

[심화식/어민 : (이게 처리장에서 나온 거라고요?) 네. 최종 침전조. 이건 약과예요. 어떨 땐 엄청 나와.]

치어들은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실제 지난해 7월 실시한 난지도와 서남 하수처리장 방류수 수질 검사표를 확인해보니 오염 정도를 나타내는 생물학적산소요구량은 기준치의 최대 5배에 달했습니다.

부유물질도 기준치의 최대 7배에 이르렀습니다.

어민들은 올초부턴 기이한 형태의 물고기도 간혹 잡히기도 한다고 조심스레 털어놓습니다.

[심화식/어민 : 등 굽은 숭어 있죠. 등 굽은 숭어. 하수처리장 있죠? 여기서만 잡혀요.]

또 하수처리장에서 나오는 물엔 질소나 인 성분 등이 남아있기도 해 녹조를 증식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주변 식당들이 흘려보내는 오폐수도 문젭니다.

보시는 것처럼 뒤에 있는 식당에서 흘려보낸 폐수가 그대로 한강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오폐수가 유입되는 부근의 한강 수질 측정표입니다.

생물학적산소요구량이 기준치 100배에 달합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무단 방류에 대한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고양시 관계자 : 저희가 1년에 한번씩 단속하려고 노력하고 있거든요.]

그대로 두면 더 큰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옵니다.

[송미영 선임연구원/경기개발연구원 : 하천이 스스로 회복하거나 정화할 수 있는 능력이 점점 떨어지는 거죠. 그런 상태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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