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이 인근 빌딩에서 한 재력가가 낯선 남자가 휘두른 둔기에 맞아 숨졌습니다.
범인은 도주했고, 그의 동선은 주변 수십 대의 CCTV에 찍혔습니다.
하지만 저화질 CCTV에 찍힌 그의 얼굴과 차량의 번호판은 흐릿했습니다.
[김명신/서울 강서경찰서 강력2팀 : 좀 멀리 찍혔던 경우, 아니면 (범인이) 너무 빨리 지나가거나 뛰어갈 때 차가 너무 빨리 지나갈 때 (안 보입니다.)]
경찰이 범인을 특정하기까지 2주가 넘게 걸렸습니다. CCTV의 낮은 화소가 문제였습니다.
당시 CCTV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전문가와 다시 들여다봤습니다.
[김한수 연구사/국과수 디지털분석과 : 처음 촬영됐을 때 화소가 낮으면 우리가 원하는만큼 확대하고 화질을 개선하는데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는 거죠.]
지금 두 대의 CCTV가 저를 촬영하고 있습니다. 한 대는 41만 화소이고 다른 한 대는 200만 화소입니다. 같은 각도와 높이로 설치해놓고 화질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직접 실험해 보겠습니다.
41만 화소는 3m 거리에서 눈코입 등 얼굴을 식별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200만 화소에선 7m까지 얼굴이 들어옵니다.
불빛이 없을 때 그 차이는 더 커집니다.
저화질의 경우, 색상이나 글자를 확인하기도 힘듭니다.
[장철진 부장/삼성테크윈 : 국내는 민간 포함 전체의 15% 정도만 고화소 제품으로 설치돼 있습니다.]
JTBC 취재팀이 분석한 서울 지역 CCTV 가운데 가장 많은 CCTV가 설치돼 있는 강남구는 100만 화소 미만의 저화질 CCTV가 절반이나 됩니다.
관악구 역시 3대 중 1대는 저화질 CCTV입니다.
100만 화소 이하의 CCTV를 배제하면, 핫스팟의 상당 부분이 그대로 노출됩니다.
[곽대경 교수/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 범죄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는 시스템이 필요하지 장식용이 아니니까요. 성능이 좋은 걸로 교체를 하는 계획을 세우고 대비를 해야 합니다.]
고화질 CCTV로 교체하거나 설치하려면 대당 1000만 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듭니다.
지자체마다 교체가 필요하다고 여기면서도 쉽게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CCTV를 어디에 설치해야 하는가, 방법은 없는 건지 이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