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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 가뭄지역서 멀찍이…설계부터 잘못된 '4대강 보'

입력 2015-06-17 20:47 수정 2015-06-17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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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억하시겠습니다마는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큰 혜택 중 하나로 가뭄 해소를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4대강 사업 이후, 가둬둔 물은 이처럼 많은데 가뭄에는 거의 도움이 되질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유는 매우 간단합니다. 엉뚱한 데다가 많은 돈을 들여 보를 설치했기 때문입니다. 상습 물부족 지역과 4대강 보를 설치한 곳의 위치가 서로 다릅니다.

이희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난 2009년 국토해양부는 4대강 사업으로 13억 톤의 수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준설을 통해 더 깊게 판 강에 물을 저장하면, 최악의 가뭄이 닥쳐도 문제가 없다는 겁니다.

[심명철 본부장/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 (2010년 5월) : 4대강 사업은 사실 오랫동안 방치돼온 하천, 신음하고 있는 강에 생명을 불어 넣자는 사업입니다. 하천을 통해 가뭄, 홍수,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그러나 강원, 경기 북부를 중심으로 심각한 가뭄 피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4대강 보의 설계에서부터 시작됩니다.

JTBC 취재팀은 지난해 4대강 평가위원들을 상대로 가뭄 대비의 문제점을 취재해봤습니다.

4대강에는 모두 16개의 보가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물길 곳곳에 물을 가둘 수 있는 보를 세운 겁니다.

그런데 이 지도에서 붉게 표시된 곳이 바로 최근 물 부족으로 가뭄을 겪는 지역입니다.

보를 건설한 지역과 가뭄 지역이 떨어져 있어 사실상 보에 물이 있더라도 활용할 수가 없는 겁니다.

인천과 경기, 강원을 비롯해 충북, 경북이 대표적입니다,

4대강의 가뭄 대비 효과를 검증했던 자문단은 16개 보 가운데 11개 보가 가뭄 지역과 상관없는 곳에 건설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영산강의 승촌보와 죽산보, 낙동강 상류에 있는 상주보, 낙단보, 구미보 등 5곳만 비교적 가뭄 지역에 가깝습니다.

지난 해에도 강원과 경북 지역은 가뭄이 극심했지만, 4대강 보와 거리가 있어 물을 가져다 쓰지 못했습니다.

[김성준 교수/건국대학교 사회환경시스템공학과 : (사업 추진 후에) 주변에 용수 공급하는 시설들이 기본적인 것들이 들어가야 되는데, 4대강 (사업)이라는 게 큰 강을 위주로 했기 때문에 지역적으로 한정이 될 수밖에 없죠.]

결국 4대강 사업을 했지만, 막대한 준설로 물 확보만 해놓고, 저장한 물은 제대로 쓸 수도 없는 상황이 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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