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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메르스 치사율은 과장, 실제는 1%"…사실일까?

입력 2015-06-11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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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메르스 치사율과 관련해 최근 일부 정치권과 SNS 등에서 "이게 엄청나게 과장된 수치다" 심지어 "사실 1% 정도밖에 안 된다"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당초 전 세계적으론 치사율이 40%가 넘는다고 알려졌었죠? 그래서 너무 차이가 커서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혼란스럽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셨는데. 제가 결론적으로 말씀드린 것처럼 1%라고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이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김필규 기자, 일단 치사율 1%라는 숫자는 어떻게 나온 겁니까?

[기자]

독일 본대학의 드로스텐 교수와 사우디 보건부 차관을 지낸 메미시 박사 팀의 연구였는데요. 2012년부터 1년간 사우디에서 확보한 1만여 명의 혈액을 분석해봤더니 이 중 0.15%인 15명의 혈액에서 메르스 바이러스 항체가 발견됐습니다.

사우디 인구가 3천만 명 정도 되니까, 추산하면 항체를 가진 사람이 4만여 명, 그러니까 사우디에서 메르스에 걸린 적이 있거나 원래 메르스를 이길 수 있는 체질인 사람이 그 정도는 되겠다 하는 거죠. 여기까지가 논문의 내용입니다.

[앵커]

그러면 그 4만 명이라는 숫자를 바탕으로 치사율을 새로 계산했다, 분모를 바꿨다, 이런 얘기가 되는 거군요?

[앵커]

그렇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많은 매체에서 이 내용을 소개하면서 치사율이 당초 알려진 것보다 확 떨어질 거라고 분석했는데, 어떤 설명이었는지 그중 한 장면 보시죠

[4만명 중에 447명이 숨졌다면 고작 1.1%, 그러니까 폐렴 치사율보다 훨씬 더 낮기 때문에 위험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 이런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원래는 사우디의 메르스 치사율을 계산할 때 확진자 1016명 중에 사망자가 447명이라고 해서 44% 정도가 나왔던 건데요.

논문 내용에 따라 감염된 적이 있는 걸로 보이는 사람 수가 4만 명이라면, 이렇게 분모가 바뀌어서 실제 치사율은 1.1%로 떨어진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를 바탕으로 일부 단체나 정치권에선 치사율이 과장됐다, 노인 폐렴 치사율보다 낮고 독감 수준일 뿐인데 과도하게 공포감을 조장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게 된 겁니다.

[앵커]

원래 시간이 지날수록 40%라는 치사율이 좀 줄어들 거라는 예상은 있었지만 1%대라는 것은 너무 급격한 변화인데요? 그래서 이 말이 맞느냐라고들 생각했던 것 아니겠습니까?

[기자]

그래서 이게 맞는 건지 국내 전문가들에게 이야기 들어봤는데, 1% 치사율이라는 건 감염의학의 기본을 무시한 셈법이라는 결론이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임승관 교수/아주대 감염내과 : 그건 좀 오류인데요, 논리 오류인데요. 그러니까 지금 그 논문은 이 바이러스의 '병인성'에 대한 얘기예요. 그런데 우리가 지금 얘기하고 싶은 건 뭐냐면 '(메르스에) 걸린 사람이 얼마나 죽느냐'를 얘기하고 싶은 거예요. 그러니까 이건 꽤 다른 개념을 몰라서 혼동하거나, 알면서 희석하거나.]

감염 진행은 이렇게 4가지로 분류되는데, 먼저 바이러스에 노출이 되면 그중 일부가 감염이 되고, 이 중 일부에게서 증상이 나타나며(발병), 또 이 중 일부가 사망에 이르게 될 수 있는 겁니다.

여기서 이 마지막 발병→사망 단계로 얼마나 가느냐를 '치사율'이라고 하는데, 그러니까 증상이 나타나 병원에서 확진 판정받은 사람들 가운데 사망한 사람의 수가 치사율의 정의입니다.

그런데 분모를 확진자수로 하지 않고 이 중간단계를 건너뛰어 감염자 수, 그것도 추정치로 하면 치사율 1%라는 극단적 결과가 나오는 거죠.

이렇게 따지면 어릴 적 앓고도 그냥 넘어가는 바이러스 질병, A형 간염 같은 경우 치사율이 거의 0%로 떨어지게 됩니다.

[앵커]

그림으로 하니 금방 이해가 가는군요. 그러면 독일 연구진은 어떻게 이런 연구결과를 내놨다고 합니까?

[기자]

보시는 것처럼 이런 셈법에 의해 치사율은 한 자릿수 혹은 1%까지 떨어진다는 내용을 독일 연구진이 밝혔다고도 전해졌는데요, 이건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독일 연구의 목적은 낙타와의 접촉 여부를 알 수 없는 1차 감염자의 감염경로를 더 잘 추적하기 위한 것이지 그 이상, 치사율에 대해선 분석한 바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드로스텐 교수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 물었는데 "논문에 나온 숫자, 그러니까 4만 명이 감염자일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를 가지고 치사율에 대한 결론까진 내릴 수 없다"고 답변을 보내왔습니다.

[앵커]

논문을 쓴 사람이 그렇게 얘기를 하는군요. 그렇게 계산하면 안 된다고. (그렇습니다.) 알겠습니다.

[기자]

오늘도 사망자 소식이 전해져서 한국의 메르스 치사율은 8%를 넘었습니다.

의료수준이나 환자 관리가 사우디보다 잘 돼 있어 치사율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사실인데요. 하지만 메르스는 여전히 전염력 높고 기존 질병이 있는 사람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는 바이러스입니다.

분명 과도한 공포감을 가져서도 안 되겠지만, "치사율 1%짜리 질병"이라며 경계의 목소리를 선동으로만 치부해서도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입니다.

[앵커]

팩트체크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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