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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메르스 무방비…'낙타가 바늘귀 통과하려면'

입력 2015-06-03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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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2부의 문을 열겠습니다.

'컨트롤타워'

지난 해 봄 참으로 절실했던 말이었습니다. 최근 그 '컨트롤타워'라는 말이 다시금 운위되고 있습니다. 무정부 상태와 다름없다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는 메르스 방역 때문입니다.

3차 감염자까지 발생해 모두가 크게 걱정했던 어제(2일) 대통령은 전남 여수를 방문했습니다.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 축사를 위해서였습니다. 재난 컨트롤타워의 중심에 있어야 할 국무총리 자리가 비어 있는 와중에서였습니다.

총리 직무대행이 있긴 하지요. 그러나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사건 발생 13일 만인 어제 처음으로 범정부 대책회의를 주재하곤 바로 해외출장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오늘에서야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대책회의가 진행됐습니다.

'만기친람' 모든 일을 손수 일일이 챙긴다는 대통령이 '국회법'을 놓고 여당과 실랑이 하는 사이. 방역당국은 신뢰를 잃었고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져만 갔습니다.

'방역후진국'이란 오명과 떨어진 '국격'. 과거에도 이랬던 것인지, 잠깐 되짚어봅니다.

지난 2003년 사스가 발생했을 당시엔 고건 국무총리가 전면에서 대응체계를 지휘했습니다. 감염 추정환자 발생당일에 담화문을 발표해 방역대책을 상세히 밝혔고 시민 불안을 진정시켰습니다. 당시 사스가 몇 달 만에 세계로 퍼졌지만 우리나라는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아 세계보건기구로부터 사스예방 모범국으로 평가받은 바도 있습니다.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추정환자 발생 당일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가 설치됐고 총리 교체시기였지만 한승수, 정운찬 총리가 일일이 상황을 점검하는 체계가 즉시 구축됐습니다. 비록 다수의 사망자는 나왔지만 방역당국이 크게 비난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과거의 일이니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포장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나올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지금보다는 훨씬 신속한 대책이 마련됐었다는 것. 특히나 정부가 최선을 다해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신종 질병에 대한 대응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살아남기 위해선 과거에 대한 더 나은 이해로 무장하라"

뉴욕타임스 의학전문기자인 지나 콜라타의 말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사태는 과거에 대한 더 나은 이해는커녕 오히려 과거보다 더 퇴화되고 있는 것만 같아 보입니다.

낙타고기와 우유를 먹지 말라. 낙타와의 접촉을 피하라.

사실 낙타라고는 동물원 빼고는 구경조차 힘든 나라에서 내놓은 방역대책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민이 국가에 대해 믿음을 갖는다는 것이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지경이 되어버린 건 아닐까요.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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