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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5월20일 검역의 날' 불편한 우연의 일치

입력 2015-06-02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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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2부의 문을 엽니다.

'5월 20일' 메르스 첫 환자가 발생한 날입니다.

그런데 이날 가장 분주했어야 했을 질병관리본부는 사뭇 다른 일로 매우 분주한 날을 보냈습니다.

그날은 '검역의 날'이었습니다.

1886년 5월 20일 조선 개항기에 온역, 즉 전염병 유입을 막기 위한 선박검역법이 제정된 날이라는군요. 검역의 중요성과 뜻을 기리는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기념행사 및 체육대회가 열린 겁니다.

메르스 발생한 날, 전염병 막기 기념 체육대회라… 참 편치 않은 우연의 일치입니다.

물론 첫 환자가 발생했다는 보고는 받았겠지만, 검역의 중요성을 기리기 위한 행사를 중도에 그만둘 수는 없었던 모양입니다. 체육대회는 예정대로 이틀간 진행됐다고 합니다.

데자뷰. 세월호 1주기가 되던 날. 유가족도 국민도 참석하지 않은 국민안전다짐대회를 열었던 정부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입니다.

보건당국의 그 이후의 대처는 점점 이해하기 어려워집니다. 처음 메르스에 감염된 환자의 경우 메르스 직접 발생국에 가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틀 동안 확진검사 요청을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최초발병자와 같은 병실에 있었던 환자의 가족은 엿새 동안이나 사실상 방치됐습니다. 확진자 중 22명이 모두 최초발병자에게서 전염됐고 감염자들이 무방비로 병원 열 곳을 넘게 다녔다고 하는데 병원 명단조차 공개되지 않으니 공포감은 갈수록 불어납니다.

이 시점에서 또다시 이 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내 몸은 내가 지켜야 한다"

세월호 트라우마입니다. 기본과 원칙이 지켜졌다면 또다시 떠올리지 않아도 될 말이기도 하지요.

전 국민을 메르스 공포에 떨게 하고 전 세계에 대한민국이 방역후진국임을 선포한 날. '검역의 날' 기념 체육대회가 진행된 '5월 20일'

그날. 질병관리본부 직원들이 족구, 피구, 축구를 하며 상대방의 빈 구멍을 공략하는 동안 방역에도 커다란 구멍이 생긴 셈입니다.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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