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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당국, 메르스 감염 경로 파악 지지부진

입력 2015-06-02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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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메르스 3차 감염자 발생으로 추가 감염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확산 차단의 핵심 키포인트라 할 수 있는 '감염경로'를 방역 당국이 아직 명확히 밝혀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최초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환자 A(68)씨가 옮긴 2차 감염자 22명 중 15명은 같은 병실을 쓰지 않은 환자와 그 보호자들이다. 2차 감염자 중 70%에 가까이는 이렇다 할 직접적 접촉을 밝혀내지 못한 셈이다.

그나마 감염 경로가 비교적 정교하게 파악된 사례는 A씨 부인과 A씨와 같은 병실을 쓴 환자와 그 보호자, 의료진 등을 포함해 7명이다.

보건당국은 폐쇄회로(CC)TV와 병원 기록 등을 토대로 다른 병실에 있던 환자들이 첫 확진 환자와 어떻게 접촉했는지를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첫 번째 환자가 발생한 지 13일이 지났는데도 ⓑ병원 동일 병동 내 다른 병실 감염자들의 명확한 감염 경로는 밝혀지지 않았다.

애초 조사 단계부터 틈이 생겼기 때문이다. 당국은 첫 환자가 확인된 직후 같은 병실에 있던 사람들만을 격리 대상으로 설정했다. 병동 환자들의 추적 조사는 8일이 지난 28일 이뤄졌는데 CCTV가 없는 장소는 확인이 안 될 뿐더러 눈에 보이지 않는 의료기관 내 간접 접촉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완벽한 추적 조사는 불가능하다.

그나마 첫 환자가 입원한 병실에서 약 10m 떨어진 입원실에 있던 6번째 환자(71)는 2시간 동안 외래 진료를 기다리며 접촉한 정황을 포착했다.

대신 당국은 환자가 머문 병원 내에서만 감염자가 발생한 점, 실제 바이러스 핵심 유전자 검사에서 중동의 바이러스와 차이가 없는 점 등을 감안하면 변종 가능성이나 공기 중 전파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있다. 명확한 감염 경로를 밝혀내진 못했지만 2차 감염이 아닌 역학적 근거가 없다는 설명이다.

권준욱 메르스중앙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은 "환자의 여러 가지 분비물이 아주 근접한 거리가 아니더라도 기계적 전파 등을 통해서 특히 의료감염의 형태로도 전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은 "환자분이 병실에만 있지 않고 검사하러 병동에도 나오고 복도도 돌아다녔는데 그 와중에 복도나 엘리베이터에서 기침을 하면서 환경 표면에 메르스 바이러스가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그 곳을 면역력이 약한 환자들이 손으로 만진 후 코라든지 눈을 접촉하면서 감염되는 간접 접촉 경로일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처음 발생한 3차 감염자는 16번째 환자(40)와 같은 병실을 쓴 2명의 환자로 모두 70대 고령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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