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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제과 이제서야 '허니버터칩' 공장 증설…왜?

입력 2015-06-02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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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제과 이제서야 '허니버터칩' 공장 증설…왜?신정훈 해태제과 대표이사(가운데)와 최문순 강원도 지사(왼쪽 끝에서 두 번째)가 약해각서 작성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해태제과 제공


'허니 열풍'을 불러 일으킨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 생산량이 내년 4월부터 두 배로 늘어난다. 해태제과가 제품 출시 10개월 만에 강원 원주 문막공장 인근에 허니버터칩 생산 공장을 증설하기로 하면서 품귀현상이 어느 정도 해소될 전망이다. 그러나 타이밍을 놓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역대급 품귀현상으로 허니버터칩을 구하지 못해 약이 오른 소비자들이 이미 비슷한 맛의 유사 제품으로 갈아타면서 공장 증설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소비자 애 다 타우고 공장 증설?

해태제과는 1일 강원도 원주시청에서 강원도·원주시와 함께 허니버터칩 신규 공장 증설에 관한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해태제과가 원주시 문막읍 반계리에 일본 가루비사와 공동으로 240억원을 투자해 설립하는 신규 공장은 오는 7월 착공해 내년 4월 완공될 예정이다.

부지 약 3만㎡ 건평에 약 1만㎡ 규모로 세워지고, 기존 공장 생산라인보다 2배 이상 효율성이 높은 최첨단 감자칩 생산설비가 도입된다.

해태제과는 공장이 완공되면 허니버터칩 생산량이 현재 월 75억원 수준에서 최대 15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제품 소비자가격이 1500원인 점을 고려하면 허니버터칩 생산량이 매월 500만봉지에서 1000만봉지로 증가하는 것이다.

강원도와 원주시는 신규 공장 건립이 빨리 진행되도록 인허가 등 행정절차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협조하기로 했다. 공장이 증설되면 지역에서 100여명의 추가 고용이 발생하고, 강원도 내 감자 소비량은 약 3배 증가할 전망이다.


해태제과 이제서야 '허니버터칩' 공장 증설…왜?


◇ 타이밍 놓쳐 제2 꼬꼬면 되나

이번 공장 증설에 대해 업계에서는 타이밍이 다소 늦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제과업계에서 간만에 나온 히트상품임에도 불구하고 공장 증설이 늦어지면서 매출 면에서 유사 제품을 생산하는 경쟁사에 밀렸기 때문이다.

실제 롯데제과는 최근 자사의 꼬깔콘이 출시 32년만에 4월 국내스낵 부분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롯데제과는 꼬깔콘의 1위 비결로 지난 2월에 선보인 꼬깔콘 허니버터맛이 한 몫한 것으로 분석했다. 롯데제과는 꼬깔콘 허니버터맛이 출시 이후 매달 50% 이상씩 신장하고 있어 성수기에 들어서면 월 100억원 이상 판매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심의 '수미칩 허니머스타드', 오리온은 '오 감자 허니밀크' 등도 물량 부족에 시달린 허니버터칩의 빈 자리를 이미 채운 상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업계에서는 해태제과가 공장 증설을 서두르지 않은 이유를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허니버터칩의 주 원료인 감자의 수급문제와 합작사인 일본 가루비와의 조율 문제 등이 빠르게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또 해태제과가 제2의 팔도 '꼬꼬면' 사태를 염려해 공장 증설이 늦어졌다는 분석까지 제기되고 있다. 앞서 팔도는 지난 2011년 '하얀 국물 라면 열풍'을 일으킨 꼬꼬면의 인기가 치솟자 약 500억원을 들여 공장을 증설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하얀 국물 트렌드가 사라지면서 꼬꼬면의 인기는 급격히 떨어졌다. 공장 증설이 무의미해진 것이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품귀현상이 작년 11월부터 시작된 만큼 공장 증설이 늦어졌다는 얘기는 말도 안된다"며 "불과 5개월만에 공장 증설에 나서는 만큼 오히려 빠른 결정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꼬꼬면 실패 사례에 대해서는 "꼬꼬면과 허니버터칩 사례는 전혀 다르다"며 주장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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