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밀착카메라]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 한 줄? 두 줄!

입력 2015-05-19 21:35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지하철의 에스컬레이터, 그림의 떡일 경우가 있습니다. 그냥 그림의 떡이면 괜찮은데 굉장히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 이렇게 고장이 나나 했더니 한쪽 줄 서서 타는 것 때문에 그렇다고 해서 최근에는 두 줄 서서 타기 캠페인도 벌어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밀착카메라 강신후 기자가 가봤습니다.

[기자]

아침 출근시간입니다. 에스컬레이터가 갑자기 멈춰서 사람들이 힘겹게 걸어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춘자/서울 은평구 : 힘들죠. 막 짜증나죠.]

[이지영/서울 상계동 : 출근길에 서서 가서 지친 것도 있는데 또 (걸어) 올라와야 되니까.]

서울의 또 다른 역.

에스컬레이터가 작동하지 않다 보니 이렇게 길고 가파른 계단을 걸어가야 됩니다. 이 때문에 어린아이나 노약자 같은 경우에는 자칫 넘어져서 다칠 수가 있습니다.

[강수석/서울 홍은동 : 제가 지금 여든이 넘었는데요. 여기 (계단)으로 올라갈 수가 없죠.]

전문가들은 걷거나 뛰는 등 잘못된 에스컬레이터 탑승문화가 고장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교체를 위해 뜯어낸 에스컬레이터입니다. 단면을 한 번 보실까요? 이 발판 위에서 계속 뛰게 되면 이런 롤러들이 금세 닳아서 고장이 날 수밖에 없습니다.

[서수원 대리/서울메트로 기계 담당 : 체인이 한쪽으로 쏠린다든지 쏠리면서 어떤 간섭에 의해서 한쪽은 따라가고 한쪽은 못 따라가니까…]

지난해 수도권 지하철역에서만 에스컬레이터 수리비로 25억 여원이 들어갔습니다.

고장도 문제지만 한줄서기가 사고를 부르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승객들이 걷거나 뛰다 넘어져 다른 사람까지 다치게 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황수철 교수/한국승강기 대학교 : 한 줄을 비워 놓음으로써 다른 사람들이 걷거나 뛰어다닐 수 있기 때문에 서 있는 사람의 간섭을 받아 사고가 일어날 확률이 높습니다.]

안전을 위해 걷거나 뛰지 말고 두 줄로 서달라고 방송을 계속하고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지난해 에스컬레이터 고장은 수도권 전철역에서만 700여건으로 최근 3년간 2000여 건에 달합니다.

서울의 또 다른 지하철역입니다. 분명히 비켜달라고 하지마세요라고 쓰여 있는데, 두 줄 서기가 얼마나 잘 지켜지는지 저희 취재진이 함께 탑승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취재진에게 계속 눈치를 주는 한 남성. 참다 못해 말을 꺼냅니다.

[잠시만요. (여기 두 줄 서기 하는 곳인데요?) 응? (여기 두 줄 서기 하는 덴데요.) 뭔 소리 하는 거야? 좀 나가자고.]

[아니. 그런데 잠깐만 내려가게.(걸어)가는 사람은 가야지.]

다른 승객들 역시 안절부절 못하는가 하면 노려보기도 합니다.

[(바쁘세요?) 예. 저 좀 바빠요.]
[네. 그런데 여기 비키지 말라고 돼 있어서요.]
[(여기 두 줄 서기 하는데요.)내려가자니깐.]

취재진이 한줄서기로 전환하면 이내 두줄서기 대열은 흐트러집니다.

운동하듯 격렬히 뛰어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네? 두 줄 서기요? 원래 급한 사람은 한쪽으로 먼저 내려가는 거 아니에요?]

[최강세/서울 염창동 : 막으면 뒤에서 빨리 비키라고 뒤에서 빨리 안 비키냐고…]

한사람이 두 줄 서기를 제대로 이해하면 뒤로 보시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더 이상 에스컬레이터 고장으로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올바른 승강기 탑승문화 정착이 필요해 보입니다.

관련기사

[밀착카메라] 낚시꾼들 지나간 자리마다 '쓰레기 강' [밀착카메라] 동대문시장 앞 8차선 '목숨 건 무단횡단' [밀착카메라] 캠핑장 참사 벌써 잊었나…안전 무방비 [밀착카메라] 기껏 설치해놓고…'비상 걸린' 비상벨 관리 [밀착카메라] '고가 위·아래' 갈등의 골…현장 가보니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