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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 성완종 장남 "반기상, 내가 사기꾼이냐…유엔총장 이용"

입력 2015-05-18 21:45 수정 2015-05-18 22:07

'랜드마크72 매각협상' 전모를 말한다

성승훈 "반기상 부자, 유엔총장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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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마크72 매각협상' 전모를 말한다

성승훈 "반기상 부자, 유엔총장 이용"

[앵커]

이처럼 랜드마크72 매각 과정에서의 사기 의혹은 점점 짙어지고 또 곳곳에서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저희 취재진은 어렵게, 랜드마크72 매각협상을 처음부터 그리고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인물을 만났습니다. 바로 성완종 전 회장을 대신해 실무 작업을 담당한 성 전 회장의 장남 성승훈 씨입니다. 실제 승훈씨는 랜드마크72 매각 당시 경남기업의 경영기획실장으로 매각 실무자로 반기상 전 고문과 아들 주현씨와 함께 일했습니다. 랜드마크 72 매각이 무산된 뒤 성승훈씨는 저희 취재팀과 만나 장시간에 걸쳐 인터뷰하면서 반기상 씨 부자가 어떻게 해서 매각 작업에 참여했는지, 그리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배경을 어떻게 이용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아직 상중이기 때문에 얼굴 노출은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본인의 뜻을 따랐습니다. 들어보시면 아시겠지만 믿기 어려운 충격적인 내용이 많이 있습니다.

박영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5일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경남기업 본사.

검찰에 압수됐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유품이 이삿짐 트럭에 실립니다.

성 전 회장의 집무실에 있던 책과 기념품이 대부분입니다.

성 전 회장의 유품을 찾아가는 이는 바로 장남 승훈 씨.

경남기업 부도에 이어 아버지의 자살과, 그리고 검찰 수사까지 이어지며 그동안 언론 노출을 피했습니다.

[성승훈/전 경남기업 실장 (고 성완종 회장 장남) : 오늘 유품 모시고 영정 챙기고 이제 사무실 마지막으로 둘러보고.]

하지만 최근 불거진 랜드마크72 매각 사기 의혹에 대해 할 말이 많아 보였습니다.

성 전 이사는 랜드마크72 매각 협상이 시작된 2013년 초반부터 경남기업 측 실무책임자였습니다.

[성승훈/전 경남기업 실장 (고 성완종 회장 장남) : 랜드마크 매각을 당시 하고 있었을 때, 2013년 초순에 반기상 고문님 통해서 반주현 씨가 그런 일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반기문 총장 동생인 반기상 전 경남기업 고문으로부터 아들 주현 씨를 직접 소개받았습니다.

[성승훈/전 경남기업 실장 (고 성완종 회장 장남) : 저희는 한국에 있는 기업이고 물건은 베트남에 있어요. 그런데 뉴욕 지점을 선택할 이유가 없거든요. 그리고 얼마든지 부동산 거래를 잘하는 국내 외국계 유수의 에이전트가 있는데, 전혀 저도 들어보지 못한 회사였거든요.]

반 고문의 형님이자 주현씨의 큰아버지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배경이 없었다면 해당 업무를 맡길 이유가 없었다는 겁니다.

[성승훈/전 경남기업 실장 (고 성완종 회장 장남) : 반주현 씨랑 반기상 고문님이랑 얘기를 할 때 '반's family'라는 용어를 썼어요. 아무래도 반기문 총장님이 계시기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여러 부분들에 있어서 투자를 받기가 쉬울 것이다.]

이 때문에 주현씨는 경남기업 매각자문자였지만 협상 내내 갑 행세를 했다고 강조합니다.

[성승훈/전 경남기업 실장 (고 성완종 회장 장남) : 전화를 안 받아요. 전화를 안 받고 이메일 답장도 굉장히 느리고. 그런데 (반기상) 고문님이랑은 연락이 됐어요.]

주현 씨가 보고했던 아버지 반기상 전 고문이 랜드마크72 매각 협상의 사실상 책임자였다고 말했습니다.

[성승훈/전 경남기업 실장 (고 성완종 회장 장남) : (반기상) 고문님이 전부 다 하셨어요. 전부 다 하시고, 반주현 씨가 보내는 모든 이메일에는 반기상 고문님이 항상 참조로 들어가 있었습니다. (고문님이 성 전 회장님한테도 보고하셨나요?) 네, 진행사항에 대해서.]

취재진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반기상 고문과 주현 씨 부자는 협상 내내 매입대상자로 추천한 카타르 국왕과 반 총장의 관계를 강조했습니다.

승훈 씨도 이를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성승훈/전 경남기업 실장 (고 성완종 회장 장남) : 반주현 씨 말로는 총장님과 카타르 국왕과 굉장히 사이가 좋기 때문에 그쪽을 비롯한 몇 군데 투자자들이랑 본인이 얘기를 할 수 있겠다.]

반 총장이 직접 국왕에게 언급했다는 말도 수차례 들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성승훈/전 경남기업 실장 (고 성완종 회장 장남) : 반주현씨가 반기문 총장님께 부탁을 드리면 아무래도 경남기업 측에서는 더 강한 믿음을 갖지 않겠습니까. 아니, 반기문 사무총장님까지도 움직여주시면 거래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누구나 하게 되죠.]

승훈 씨를 비롯한 경남기업 측은 적극적으로 매입에 나섰다는 카타르투자청 관계자를 정작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성승훈/전 경남기업 실장 (고 성완종 회장 장남) : (반주현씨에 따르면) 카타르투자청(QIA)에서 사겠다는 레터를 보내왔어요. 의지가 확인 됐으니 이제부터 얘기를 해봅시다. 팔 사람과 살 사람이 만나서 얼굴을 보고 얘기를 해야죠. 그것을 저희가 요청을 드렸어요. 왜 안 해주냐. 계속 요청을 했어요. 얼굴을 보여 달라고 한 게 아마 반년이 넘었을 겁니다.]

하지만 주현 씨는 경남기업 측 실무진이 섣불리 나서면 안 된다며 번번히 거절했습니다.

[성승훈/전 경남기업 실장 (고 성완종 회장 장남) : 반주현 씨가 이 거래는 반기문 총장님이 부탁을 드려서 국왕 라인을 통해서 가는 거래이기 때문에 그렇게 실무적으로 접근하면 거래가 깨진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성완종 전 회장도 바이어를 확인하고 싶다고 나섰는데 이때는 반기상 고문이 극구 반대했다고 합니다.

[성승훈/전 경남기업 실장 (고 성완종 회장 장남) : 회장님도 그 부분을 빨리 확인을 해봤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걸 어떻게 믿느냐고 얘기를 할 때 반기상 고문님이 굉장히 화를 냈을 때가 있어요. 내가 사기꾼이냐. 다 반기문 총장님을 통해 일을 다 만들어놨는데 실무자가 어설프게 날뛰면 거래가 깨집니다.]

의혹이 커질 때마다 반기상 고문 부자는 반 총장을 언급한 겁니다.

[성승훈/전 경남기업 실장 (고 성완종 회장 장남) : 그 부분을 지적을 했고 의구심을 표명했는데, 그런 의구심 표명하면 거래 못한다. 주식 매매계약서까지 초본 보내고, 수정본 오고, 왔다갔다하는 상황에서도 얼굴을 안 본다는 거는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되는 행위거든요.]

경남기업이 다른 투자자를 찾는 것도 원천봉쇄했습니다.

[성승훈/전 경남기업 실장 (고 성완종 회장 장남) : 다른 투자자한테 한두 페이지짜리 간단한 설명자료, 이것을 주려고 하니까 절대로 다른 데랑 접촉하지 마라.]

성 전 회장은 랜드마크72 매각에 사활을 걸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성승훈/전 경남기업 실장 (고 성완종 회장 장남) : 저희 아버지도 어찌됐든 이것을 팔면 2천억 원이 넘는 돈이, 순 현금이 경남기업에 유입돼서 여러 가지 재무구조를 개선하면서 회사가 환골탈태 할 수 있는 기회라고 믿으셨기 때문에, 굉장히 신경을 쓰신 건데.]

죽기 직전까지 매각 지연은 검찰 수사 때문이라고 알고 있었습니다.

[성승훈/전 경남기업 실장 (고 성완종 회장 장남) : 아버지는 반주현 씨가 (반기문 총장이) 카타르 국왕한테까지 얘기를 했다고 믿은 상태로 돌아가신 겁니다. (반기문) 총장님까지 나서서 도와줬는데 검찰수사가 들어오고, 카타르 측에서 부담을 느껴서 철회를 했다, 이렇게 믿고 가신 것 같거든요.]

반기상 전 고문과 주현씨 부자가 일부 언론을 통해 경남기업 측으로부터 로비를 부탁받았지만 이를 거절했다는 이야기도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성승훈/전 경남기업 실장 (고 성완종 회장 장남) : 만약에 반주현 씨가 초기에 '큰아버지(반기문 총장)한테 말씀드렸더니 그런 말 못한다고 해서 거절 당했습니다'라고 말했으면 경남기업도 생각을 달리 했겠죠.]

주현씨는 취재진에게 반 총장에게 로비했다고 경남기업에 보고한 건 경남기업에 대한 '립서비스'차원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성승훈/전 경남기업 실장 (고 성완종 회장 장남) : 아니, 립서비스를 할 것이 있고 안 할 것이 있지, 그건 정말 이 거래의 신뢰성에서 천지차이인데. 저희는 립서비스에 속은 거네요. 경남기업과 제 아버지를 비롯해서 경남기업의 모든 관계자들은 (반기상 부자의) 립서비스에 속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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