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인터뷰]겁 없던 막내 기보배, 양궁 대표팀 맏언니로 돌아오다

입력 2015-04-24 06:49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인터뷰]겁 없던 막내 기보배, 양궁 대표팀 맏언니로 돌아오다


돌아온 '양궁여제'는 한층 성숙해져 있었다.

지난 20일 충북 보은에서 끝난 국가대표 선발전. 기보배(27·광주광역시청)가 3위에 올랐다. 1·2차 월드컵(5월·중국 상하이·터키 안탈리아)과 세계선수권(7월·덴마크 코펜하겐) 출전권을 당당히 따냈다. 2013년 이후 2년 만에 대표팀 복귀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2관왕을 차지했던 겁없던 '막내'는 대표팀의 '맏언니'가 됐다. 문형철(57) 양궁대표팀 총감독은 "보배의 경험이 후배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기보배는 최미선(19·광주여대)과 강채영(19·경희대), 장혜진(29·LH)과 월드컵 개인전에 나선다. 월드컵 단체전과 세계선수권은 4위에 올랐던 장혜진을 제외한 3명만 출전할 수 있다. 기보배는 한참 어린 후배들을 이끌어야 한다.

작년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했던 기보배는 인천 아시안게임에 나가지 못했고 방송 해설을 했다. 한 발 뒤에서 양궁을 보며 흐트러졌던 '정신력'을 가다듬는 기회였다.

인터뷰를 하면서 기보배는 핑거탭(활 시위를 당길 때 오른손에 끼는 가죽)을 정성스레 만드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기보배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태릉선수촌에 다시 합류한 소감은.
"딱 1년 만에 태릉에 왔다. 오래 지내던 곳이라 집에 돌아온 느낌이다. 국제대회에 나갈 수 있는 자격을 딴 것에 만족한다. 태극마크를 다시 달아 감사하다."

-양궁 경기 규칙이 세트제로 바뀌어 슛오프(동점일 경우 마지막 한 발을 더 쏴, 과녁 정중앙서 가까운 곳에 쏜 선수가 이기는 것)도 경험했는데.
"어려운 것 같다. 한발 한발 혼신의 힘을 다해서 쏜다. 마음과 달리 쉽지 않더라. 경기방식이 세트제로 바뀌며 동점이 많이 나온다. 슛오프를 선발전에 도입했는데, 처음하는 것이라 많이 떨렸다."

[인터뷰]겁 없던 막내 기보배, 양궁 대표팀 맏언니로 돌아오다


-대표팀의 막내에서 맏언니가 됐다.
"소속팀 광주광역시청에서도 맏언니 역할을 하고 있다. 대표팀에 온 선수들은 어리지만 대단한 실력을 갖고 있다. 기술적으로 알려주는 것보다 국제대회 경험을 말해주는데 초점을 두겠다."

-어떤 경험을 전할 생각인지.
"국제대회 분위기를 많이 설명해줄 생각이다. 어린 선수들이지만 기량은 출중하다. 분위기 때문에 자기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선수가 많다. 심리적인 부분이 필요하다. 양궁은 자기와의 싸움이다."

-지난해 대표팀에서 탈락했다.
"재충전을 하는 시간이었다. 지난 4년 동안 태릉에 있으면서 국제대회에 나갔다. 경쟁의 연속이었다. 늘 긴장감 속에 살았다. 그러다보니 보완해야할 점을 놓치고 짚고 넘어야 할 시기조차 없었다. 휴식을 취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 그래도 국내대회에 다 나갔다. 매일 400~500발은 쐈다. 제대로 쉬지 못한거 같기도 하다.(웃음)"

-(기보배는 인터뷰 내내 핑거탭을 만들었다. 선발전까지 쓴 핑거탭은 너덜너덜해져 있었다. 그의 노력이 보였다) 핑거탭은 얼마나 쓸 수 있나.
"선수마다 다르다. 난 보통 4~5개월을 쓴다. 지금은 세계선수권에 나갈 것을 만들고 있다. 내 손 크기에 맞게 만드는 것이다."

[인터뷰]겁 없던 막내 기보배, 양궁 대표팀 맏언니로 돌아오다


-세계선수권에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있는데.
"세계선수권 개인전 메달이 없다. 많이 힘들었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스스로 부족한 것이 심리적인 부분이라 본다. 이 부분을 보완하면 기술에서도 자신감이 붙을 것이라 생각한다."

-7월에는 광주 유니버시아드도 열린다.
"세계선수권도 중요하지만 고향에서 열리는 유니버시아도도 뜻 깊다. 모교(광주여대) 후배랑 함께 나가 더 뜻깊은 대회가 될 것 같다."

-리우 올림픽에서 2연패를 이루고 싶을텐데.
"생각은 하고 있지만 욕심은 최대한 안 부리려고 한다. 열심히 할 것이다. 선발이 되도 감사하고 안 되도 감사하다.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심적으로 '올림픽에 진짜 나가고 싶다'는 것보다 눈 앞에 있는 것부터 착실하게 과정을 밟아야 한다. 좋은 결과는 따라오지 않을까 한다."
태릉=김민규 기자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