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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추가분담금' 폭탄…뉴타운 사업현장 들여다보니

입력 2015-04-08 21:57 수정 2015-04-08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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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8일) 탐사플러스는 뉴타운 사업현장을 들여다 보겠습니다. 요즘 부동산 경기가 좀 살아나는 것 같아서 이런 현장도 잘될 것 같으신지요? 들여다보니 굉장히 심각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개발이익은 커녕 추가로 분담금을 내야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험악한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저희 탐사플러스 취재팀이 두 달에 걸쳐 도시정비사업 현장을 심층 취재했습니다.

정제윤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월 왕십리 뉴타운 지역의 한 조합원 임시총회장.

조합 측이 고용한 보안 요원 수 십명이 총회장 주변을 지키고 있습니다.

건물 앞에서는 승강이도 벌어집니다.

잠시 후 한 여성 조합원이 119 구급차에 실려갑니다.

[왕십리 조합원 : 조합원 돈 함부로 이렇게 써도 되는거야? 원래는 (비례율이) 110%였어요. 그러다 얼마 있다가 95%로 다운됐어요. 나중에 입주할 때 쯤 되니까 70.28%로 총회를 일사천리로 해버린 거야]

한때 서울에서 가장 사업성이 좋다고 평가받던 곳입니다.

비례율은 개발에 따른 이익을 뜻합니다.

100%이면 당초 자신이 갖고 있던 헌 집을 내주고 추가 분담금 없이 새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당초 비례율 100%가 넘어 사업 수익성이 기대됐던 이곳이 불과 2년여 만에 30%P 이상 떨어져 오히려 큰 돈을 부담해야 할 상황에 몰린 겁니다.

수천만원에 이르는 추가 분담금 폭탄이 떨어지자 이 안건을 통과시키려는 조합과 이를 막으려는 조합원들 사이에 소동이 벌어진 겁니다.

1년 전에는 투신 소동까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한 남성이 건물 난간에 위태롭게 서 있습니다.

[이모 씨/왕십리 뉴타운 조합원 : 우리는 법에 하소연 할 데가 없어요.]

추가 분담금을 내겠다는 각서를 쓰지 않으면 아파트 키를 내주지 않겠다는 압박도 들어왔습니다.

시간이 지났지만 갈등은 여전합니다.

[왕십리 조합 관계자 : 조합원이 426명인데 입주를 186명만 했습니다. 많게는 3억 내셔야 하는 분도 있고, 추가분담금을 내지 못하니까 입주를 못하는 거죠.]

서울 강북의 응암동 한 뉴타운 사업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입주 3년이 지났지만 역시 추가분담금 문제로 시공사와 갈등이 심합니다.

아파트 곳곳에는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시공사는 최근 전체 조합원의 90%에 달하는 600여 명을 상대로 공사비를 다 받지 못했다며 소송을 낸 상태입니다.

[강사언/응암 뉴타운 조합원 : 저 같은 경우는 2400~2500만원 정도 추가분담금이 나왔습니다. 날벼락이죠. 2년 후에야. 아무 소리 없다가.]

또 다른 조합원은 빚 더미에 나앉을 판이라며 하소연합니다.

[공경영/응암 뉴타운 조합원 : 1억 3천만원을 융자 얻어 살고 있는데 빚을 또 얻어야 한다는 거죠. 잠이 안 옵니다. 잠이 안 와.]

시공사 측은 아파트 특화 공사 등을 추가로 했는데도 공사비를 아직 받지 못했다고 주장합니다.

이곳 역시 지난해 말 기존 조합장과 임원들을 해임하고 새 집행부를 구성해 대책을 논의 중입니다.

[박부숙/응암 뉴타운 조합장 : 추가분담금은 총회 조합원의 의결을 통해서만 비용 발생된 부분을 받아갈 수 있는 거예요. 그렇지만 우리는 총회의결을 한 적도 없어요.]

[김상윤/법무사 겸 도시정비사업 전문가 : 추가분담금이 나온 것을 밝히고자 하는데 (전 조합 임원들이) 깨끗하게 치워버렸잖아요. 컴퓨터 하드도 지워버리고 밝힐 수 없는 상태를 만들어버렸죠.]

전문가들은 관련 법에 따라 조합원 총회 의결이라는 투명한 절차를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김상윤/법무사 겸 도시정비사업 전문가 : 분양 경기가 좋아지면서 장밋빛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는데요. 조합비리를 바로잡지 못하면 (이익은) 조합원에게 돌아가지 않을 거란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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