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흑인이 대통령인 미국에서 역설적이게도 인종차별 논란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엔 한 총기 박람회에서 과녁에 흑인을 우스꽝스럽게 그려넣은 표적지가 등장해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조민중 기자입니다.
[기자]
곱슬머리에 두꺼운 입술, 툭 튀어나온 배꼽에 맨발까지. 흑인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했습니다.
지난 주말 미국 사우스다코타주의 한 총기 박람회에서 판매된 표적지입니다.
'도망가는 검둥이 공식 표적지'란 제목이 달렸습니다.
'도망가는 검둥이'는 오래된 흑인 민요 가사 속 표현을 빌린 겁니다.
노예 추적단에 잡히지 않기 위해 기를 쓰고 달리는 흑인의 모습을 지칭합니다.
검둥이는 흑인을 노골적으로 비하하는 어감 때문에 금기시되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1장에 10센트인 이 표적지가 주말 동안 50달러 어치, 500장이나 팔렸습니다.
[상인 : (왜 그걸 팔죠?) 팔면 안되나요? 표적지일 뿐인데요. (다른 사람의 감정을 해치지 않을까요?) 누구요? 당신이 흑인인가요?]
박람회 주최 측은 즉시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대설 독터/박람회 이사 : 우리는 박람회에 그런 표적들을 전시하도록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이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갈 것입니다.]
미국에선 앞서 지난 1월에도 마이애미 경찰이 실제 흑인들의 사진을 사격 훈련용 표적지로 사용해 물의를 빚은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