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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람보르기니 보험사기, 얼마나 챙기길래…

입력 2015-03-19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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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거제도의 한 용접공이 고가의 수입차, 람보르기니와 사고를 내 거액을 물게 됐다는 이야기. 그래서 많은 분들이 안타까워했다는 얘기도 전해드렸고, 이게 결국 보험사기였단 얘기도 전해드렸습니다. 그래서 어떤 식으로 보험금을 타내려고 한 건지, 또 얼마나 챙길 수 있길래 고가의 수입차를 박살 낸 건지, 여러 궁금증이 나왔습니다. 또 외제차를 몰고 있지 않은 저희들은 굉장히 조심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오늘(19일) 팩트체크에서는 이 궁금증들 풀어보겠습니다.

김필규 기자, 일단 사고를 낸 뒤 어떤 식으로 돈을 챙기려고 한 겁니까?

[기자]

이번 사기극에 동원된 차. 람보르기니 가야르도라는 차량으로 연식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배기량 5천cc에 최고시속 324km, 신차 가격이 3~4억원 수준인 이탈리아 국적의 수퍼카입니다.

람보르기니 차주는 보험사에 수리비로 1억4천만원을 청구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수리비는 그 정도까진 아닐 거라는 이야기도 나왔는데, 직접 들어 보시죠.

[박병일/자동차 명장(카123 대표) : (1억4천만원) 절대 안 나오지, 절대 안 나오지. 말도 안 되는 거지. 어쨌든 그 차 가격에서 어떤 차 사고가 나서 1억 얼마가 나온다는 건 말도 안 되는 거죠. 차가 대파가 된 것도 아니고… (그런데) 짜고 치려고 하면, 그 주변에 영향을 준 것까지 다 합쳐서 고장이 난 걸로 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죠, 사실. 그러니까 이제 뻥튀기한 거죠.]

[앵커]

저 수리비 자체를 믿지 않는군요. 전문가들이.

[기자]

네, 짜고 친다는 얘기를 했죠. 그러니까 아는 공업사에서 견적을 비싸게 내주면 그렇게 나올 수 있지만 실제로는 많아야 4천만원 선에서 수리가 가능할 거라는 게 전문가들 이야기였습니다.

만약 보험사에서 견적대로 1억4천만원을 현찰로 지급하면, 그중 일부만 수리비 내고 나머지는 사고자와 함께 꿀꺽할 수 있는 거죠.

[앵커]

어떻게 보면 이야기 구조가 상당히 단순하군요. 뻥튀기해서 돈 받은 다음 서로 나눈다, 그렇죠? 그런데 대개 사고가 나면 수리비를 보험사에서 자동차 정비하는 곳으로 바로 주잖아요. 가령 제가 사고를 냈다고 해서 저한테 돈 줘서 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이건 무슨 얘기입니까? 현금이 왔다갔다하는 것.

[기자]

말씀하신 대로 90% 이상의 상황에서 그렇게 보험사가 정비소에 직접 지급해서 처리합니다. 그런데 유독 수입차의 경우 수리를 받기 전에 보험금을 미리 현찰로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걸 '미수선수리비'라고 하는데, 왜 그런지 보험 관계자에게 들어봤습니다.

[보험연구원 관계자 : 외제차 같은 경우는 해당 부품을 다른 데서 수입을 해와야 된다든지 그런 여러 상황도 있고…지정 정비업체가 많지가 않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많은 대기시간이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수리를 즉각적으로 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해서 (미수선수리비 지급을 하는 거죠.)]

보통 사고가 나면 보험사에서 수리 기간 동안 비슷한 수준의 차량으로 렌트를 해주죠?

[앵커]

이번 경우에는 하루에 200만원짜리 렌트비가 들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람보르기니와 비슷한 급으로 하려면 그 정도 들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조금 전 들으신 것처럼 수입차 사고의 경우 평균 렌트비가 130만원, 국산차의 3배 이상입니다.

그런데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수입차는 수리기간이 길다 보니 렌트비가 계속 늘 수 있어 보험사가 돈 먼저 주고 끝내는 경우가 많은 거죠.

[앵커]

미수선수리비, 그걸 외제차의 경우 주는 관행을 노린 거라고 보면 될 것 같고요. 요즘 고가 수입차 모는 사람 많은데, 대부분 안 그러시겠지만, 일부에선 이를 악용하려는 사례도 찾아볼 수 있겠군요?

[기자]

수입차를 이용한 보험사기는 꾸준히 늘고 있는데, 제일 흔한 게 수입차 차주들끼리 서로 추돌사고를 낸 뒤 앞서 본 것처럼 미수선수리비를 청구해 나눠 갖는 경우고, 또 부품 구하기 힘든 희귀 중고 수입차나 고가의 튜닝 차로 사고를 낸 뒤 부품값을 과도하게 청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중앙선 침범이나 일방통행 역주행 차량이 나타나면 일부러 사고를 내 보험금 타내는 경우도 많은데요, 이와 관련해 실제 수퍼카 관련 업무를 하는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람보르기니 보유 제보자 : 일부러 사고 낸 사람도 있죠. 차 팔기 어려우니까. 자기가 차를 팔고 싶은데 손해금액도 너무 크고… '그냥 차라리 사고 내는 게 더 이득이겠다' 이래가지고 일부러 사고 낸 사람도 봤고요. 어쨌든 부품비는 비싸니까…중고 가격은 똥값이어도. 그런 식으로 미수선해서 많이 해먹죠. 이게 거의 관행처럼 돼 있어요.]

[앵커]

그러니까 수입차가 중고차 값 자체는 싸도 부품값, 수리비가 비싸니까 이를 악용한다는 얘기가 되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보통 수입차의 건당 평균 수리비가 276만 원으로 국산차(94만 원)의 3배나 됐습니다.

그동안 보험사에서 지급된 역대 최고 수리비는 2012년 11월에 있었던 페라리 사고 당시 4억6천만원인데, 제가 지금 가입하고 있는 보험이 대물 1억 한도니까 이런 사고 대비하려면 5억원까지는 한도를 높여야 하는 거죠.

[앵커]

수리비가 저렇게 많이 나왔던 예는 오늘 처음 듣는 것 같습니다. 사실 교통사고로 4억원까지 물어줄 경우는 거의 없을 텐데, 만의 하나를 대비해 많은 운전자들이, 특히 외제차 상대로 사고 낼까 봐 비싼 보험을 들게 되잖아요? 이런 문제에 대한 해결책 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기자]

네, 그렇게 만약 모든 운전자들이 조금씩 높은 보험을 가입한다고 하면 사회적 비용이 만만치 않겠죠.

서울대 경제학부 이준구 명예교수가 이와 관련해 홈페이지에 올린 글이 있습니다.

수입차 보유자가 국산차 보유자에게 '나쁜 외부성'을 끼치고 있다는 건데, 그러니까 어떤 행동이 제3자에게 의도하지 않은 손해를 끼쳤지만 이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면 경제학적으로 '나쁜 외부성'이라는 겁니다.

[앵커]

비싼 외제차를 내가 몰고 다니면서 사고가 나면, 그게 내 의도가 아니더라도 상대에게 너무 지나친 손해를 끼치게 되니까, 그걸 학문적으로 '나쁜 외부성'이라고 표현하는 모양이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수입차 보유자에게 더 비싼 보험료 내게 하고, 국산차 보유자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주장인 거죠.

[앵커]

법적으로 가능한 이야기일까요?

[기자]

금융당국이나 보험업계에선 기본적인 보험원리에 어긋나기 때문에 현재로선 불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결국은 외제차 수리비를 줄이고 수리 과정도 투명하게 하는 게 방법일 텐데, 이런 근본적인 변화가 이뤄지기까지는 운전자 개개인이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는 게 이번 취재 결과 많은 전문가들의 결론이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고급 외제차 나타나면 피하는 게 상책'이라는 얘기를 하잖아요. 알겠습니다. 김필규 기자의 팩트체크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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