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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혁신도시 주변 '빨대현상' 심각…정부 "대책마련 중"

입력 2015-03-18 21:43 수정 2015-03-19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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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10년을 추진해 올해부터 결실을 기대하는 사업이 있습니다. 바로 혁신도시 이전 사업입니다. 120여개 주요 공공기관을 전국 10개 혁신도시로 옮겨 균형발전을 꾀하자는 게 골자입니다. 자, 혁신 도시는 혁신인가? 혁신도시는 명품인가? 지금 봐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임진택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전남 나주 혁신도시의 한 아파트.

무슨 일인지 인도 한 쪽을 생수통들이 모두 차지했습니다.

[(언제까지 이렇게…) 언제까지요? 수질검사 해갖고 이상없다고 할 때까지 대 준대요. 지금 물탱크 청소는 다 했어요.]

아파트 곳곳에는 '물 사용에 주의하라'는 안내문이 붙었습니다.

주민들은 정확한 원인도 모릅니다.

[오윤정/혁신도시 입주민 : (무슨 문제예요. 물이?) 저희도 정확한 건 모르겠고. 진흙이 들어갔다는 말이 있는데…]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 직원과 그 가족들이 겪는 불편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차 좀 제발 보내줘야 해요. 힘들어 죽겠어. (30분 정도 기다리세요?) 30분 이상 기다려. 차가 미어터져…]

[유한나/혁신도시 입주민 : 마트를 가려면 시내쪽으로 나가야 하는데 그러면 버스를 갈아타거나 대중교통이 없어서 택시를 타고 가야 합니다.]

아파트만 먼저 덩그러니 짓다보니 생긴 일입니다.

[박수연/혁신도시 입주민 : (여기서) 사는 게 너무 힘들어서. 지금 거기에 (신경쓸 틈이 없어요)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에 문제점이.]

지난 2005년 정부는 전국에 걸쳐 10개의 혁신도시를 선정했습니다.

한국전력과 같은 주요 공공기관 120여개가 10곳에 나눠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리고 10년이 흘렀습니다.

올해는 각 혁신도시의 운영이 지자체로 넘어갑니다.

사실상 홀로서기 원년인 셈입니다.

하지만 현주소는 장밋빛과는 거리가 멉니다.

지난해 정부 통계에 따르면 이전 공공기관 직원들이 가족과 함께 옮긴 경우는 25%에 그쳤습니다.

주말이면 유령도시처럼 조용해지는 이유입니다.

[김순화/혁신도시 입주민 : 서울에서 다니는 분이 많으세요. 주말부부도 많고. (주말엔 어때요?) 조용해요. 다들 보시다시피 다 나가고 없어요.]

그런데 부동산의 분위기는 좀 달랐습니다.

[박순영/부동산중개업 : (분양은 잘되나요?) 없어서 못 팔정도입니다. (어디서 오시나요?) 주로 금왕이나 인근에서 많이 오고 있습니다.]

이곳 혁신도시의 집을 사는 건 공공기관 직원들이 아니었습니다.

[박순영/부동산중개업 : 올해 안으로 편의시설이라든가 입주시설이 다 들어오기 때문에 미리 들어오는 거죠. (투자목적으로?) 네.]

기반시설을 갖춘 혁신도시로 인근 중소도시 인구가 몰리는 소위 '빨대 현상'입니다.

구 도심이 빠르게 낙후되는 부작용이 현실화되고 있는 겁니다.

[우명제/서울시립대 교수(도시건축) : 기성시가지의 성장잠재력이라든가 패턴에 대한 평가없이 무분별하게 외곽에 건설되는 신도시는 외곽의 외연적 확산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충북혁신도시 바로 인근에 있는 진천군의 면소재지입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상당히 붐비던 곳이었는데요. 혁신도시로 인구가 빠지면서 이곳 상가들은 침체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유명한 진천 구말장도 이젠 빈자리가 더 많습니다.

수백년 역사의 명맥이 끊길 지경입니다.

[신미향/진천 상인 : 아니요. 더 줄었어요. 많이 줄었어요. 혁신도시 쪽으로 몰리니까. 이쪽(구도심)에 사람들이 늘어날까 싶어서 기대했는데 아니더라고.]

역사와 전통의 전주시도 인근의 혁신도시로 속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황대욱/전주시청 주무관 : 서부신시가지(혁신도시) 등 외형 확장과 도청의 신시가지 이전으로 인해서 (구도심) 중심 시가지의 쇠퇴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인순/전주 상인 : 너무 많이 줄었어. 손님들이. 금방 사장님 말씀대로 십년 전에 비하면 지금은 (매상이) 아무것도 아니야.]

정부도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김철환/국토교통부 과장 : 처음에는 이런 것들이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보고 신경을 안 썼는데 이게 과도기 현상이 아니라…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대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애초에 기대했던 국토 균형발전을 이끄는 명품도시는 아직 멀게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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