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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파이고 깨지고…축대 위 식당 '위태위태'

입력 2015-03-10 21:15 수정 2015-03-10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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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금세라도 무너질 것 같은 해안가 축대 위에 민박집과 음식점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서해 대부도입니다. 여기서 영업하시는 분들께는 미안한 일이지만, 저라면 여기로 갈 것 같지 않습니다.

밀착카메라 강신후 기자가 현장으로 출동했습니다.

[기자]

서해안 대부도입니다. 여느 해안가처럼 민박집과 식당이 줄지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건물에 심각한 하자가 있다고 합니다. 어떤 문제가 있는지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지어진 지 18년 된 건물. 거센 파도와 세찬 바닷바람이 연신 몰아칩니다.

해변으로 이어지는 계단입니다. 바닷물이 여기까지 들어오다 보니 곳곳에 녹이 슬었고요. 이 발판이 위태위태한데, 금방이라도 깨질 것 같습니다.

아래로 내려와 보니 건물을 지탱하고 있는 축대가 처참히 무너져 내렸습니다.

[양순자/인천시 검암동 : 무서워요. 음침해가지고. 빨리 고쳤으면 좋을 것 같아요. 흉물스럽고…]

[관광객 : 잘 수리해서 빨리 영업했으면 좋겠어요. 안전하게.]

이곳은 마치 폭격을 당한 듯합니다. 콘크리트가 종잇장처럼 뜯겨져 나가서 철골과 호스가 고스란히 드러났고 여기에 매달려 있는 이 콘크리트는 보기만 해도 아찔합니다.

석축이 파이고, 부서지고, 깨져 위태롭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발길은 계속됩니다.

[관광객 : 해수욕장이라고 해서 한번 와 봤어요. 그런데 걷는 길이 불편하네요.]

이런 동굴 같은 큰 구멍까지 생겼습니다. 천장을 보시면 유리조각, 대리석, 나뭇가지 같은 폐기물이 섞여 있다 보니 돌이 제대로 굳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렇게 돌이 손으로 뜯겨져 나가는 모습, 금방 보실 수 있는데요.

여기 보시면 어른이 두 명 정도는 올라갈 수 있는 구멍까지 나 있습니다. 바로 이런 축대 위에 건물이 세워져 있는 겁니다.

[A식당 주인 : 저 여기서 잠을 못 자요. 잠을 못 자요. 손님들도 너무 앞에 경관은 좋은데 내려가 보면 놀래요.]

어두운 밤에는 발을 헛딛거나 구멍에 빠질 위험도 있지만 출입을 금지하는 안내문과 통제시설은 엉성하기만 합니다.

해변과 건물을 잇는 또 다른 계단입니다. 보시면 옆면이 이렇게 뜯겨졌고요, 지금도 이렇게 뜯깁니다. 그리고 발판 하나는 아예 내려앉았습니다.

바닷물에 부식이 돼서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은데, 이곳으로 출입을 제한하는 시설이나 팻말은 보이지 않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식당과 민박 등 7개 업소가 손님을 받고 있습니다.

민박집입니다. 이곳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홈페이지입니다. 이렇게 사진을 띄워놓고 정상 영업을 하고 있는데요. 이 방에서 나와 세 걸음만 걸으면 바로 무너진 축대와 마주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영업을 하는 상인들 중 일부는 문제가 없다고 말합니다.

[B식당 주인 : 어디가 무너진다는 거예요? 어디가 위태해요? 이거 다 보수해서 봄 되면 테라스 식으로 할 거예요.]

정말 문제는 없는 건지 전문가와 현장에서 확인해봤습니다.

[한종구 교수/청운대학교 건축공학과 : (교수님, 단면 두께가 10cm가 채 안되는데 이걸 계속 방치하게 되면 어떻게 되나요) 당연히 무너지겠죠. 지금 현재 상태에서도 굉장히 위험한데, 건물 가까이까지 계속 진행이 된다라고 하면, 건물의 뿌리가 되는 기초가 영향을 받게 되고…]

한 교수는 시공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지적합니다.

[한종구 교수/청운대학교 건축공학과 : 틈이 있잖아요. 여기 물이 들어가. 얼어요. 얼면 팽창이 돼요. 소주나 사이다 병 같은 것도 얼면 터지잖아요. 팽창하면서 이게 이렇게 나온다고요.]

하지만 관할 시는 건물주가 보수공사를 해야 한다며 3년 전부터 3번의 원상복구명령만 내렸을 뿐 별다른 후속조치는 하지 않았습니다.

[안산시 담당 공무원 : 시정 명령이 나갔었다니까요. 2012년에 나갔고. 계속 그러니까 장사들도 안 되고. 저희들은 보수를 해라. 보수를 하는데 개인적으로 개인 건물주들이 해야 된다.]

하지만 이곳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상인들과 건물주는 시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영업상인 : 주인들은 돈을 낼 생각이 없는 것 같은데요. 낸다는 사실도 몰라요. 그거는 안산시가(나) 다른 관공서에서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지자체와 건물주가 이렇게 무너져 내리는 축대를 방치하는 사이 시민의 안전은 침식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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