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밀착카메라] 결혼 코앞인데…악몽 선사 '황당 웨딩홀'

입력 2015-03-09 21:22 수정 2015-03-09 23:26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트위터

[앵커]

봄이 되면서 결혼식 시즌입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결혼을 잘 안 한다고는 합니다만, 그래도 속속 청첩장은 도착을 하더군요. 결혼식 준비할 때 가장 신경쓰는 것 중 하나가 웨딩홀이겠죠. 그래서 미리 알아보고 예약도 하곤 합니다. 그런데 지금 전해드릴 밀착카메라를 보시면 뭘 믿고 웨딩홀을 골라야하나 싶으실 겁니다.

연인들의 소중한 결혼식을 망쳐놓은 황당한 웨딩홀 현장을 김관 기자가 밀착카메라로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금 제 손에는 한 예비부부의 청첩장이 들려있습니다.

3월 7일 토요일 오후 1시, 바로 지금 이 시간이고요. 그리고 이 웨딩홀 5층 홀에서 열린다고 돼 있습니다.

약도를 보니까 이 곳은 이대역 근처에 있는 예식장인 것 같은데 바로 제 뒤에 있는 건물 5층입니다.

그런데 한창 예식이 진행되고 있을 이 시간에 지나다니는 사람은 전혀 없고 또 예식이 진행된다는 안내 표시도 전혀 돼 있지 않습니다.

안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어디로 들어가야 할지 난감합니다.

그래서 일단 무작정 이렇게 걸어서 5층까지 걸어서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올라오자마자 제 목소리가 울리는 것이 들리실 텐데, 이 5층은 아무도 없고 썰렁한 모습입니다.

이쪽으로 와 보시죠, 바로 오늘 결혼식이 예정된 예식장인데, 신랑 신부도 없고, 그들의 하객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면 이 사람들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요?

하객들이 하나둘 찾아옵니다.

그리고 황당해합니다.

[하객 : 웨딩홀 해요? 관계자 분 아니신가요. 못 들어가요. 5층 다 잠겨있어요. 사람이 이렇게 없을 수 없어요. 이상하죠. 무슨 결혼식이 이래요.]

이때 다른 하객들이 밖으로 나갑니다.

[하객 : 어머 이상하다. 어떻게 된 거야?]

그러더니 황급히 택시를 잡습니다.

또 다른 하객들은 어린이 통학버스를 타고 떠납니다.

따라가봤습니다.

버스가 도착한 곳은 서울 영등포의 한 웨딩홀.

이대 앞 예식장에 있어야 할 신랑 신부가 여기에 있었습니다.

어떻게 된 건지 물었습니다.

[A씨/신부 : 장난 아니었죠. 청첩장 다 보내놓은 상태였는데. 갑자기 그러니까. 가족들 다 장난 아니었어요.]

계약한 웨딩홀이 문을 닫았다는 소식을 결혼을 불과 엿새 앞두고 들은 겁니다.

[A씨/신부 : 제일 중요한 식장이 이렇게 되니까 어이없죠. 배신감 느껴지죠. 여기를 믿고 계약을 했는데, 예식을 맡고 책임을 져줘야 하는 부분인데 나 몰라라 다 연락도 안 되고.]

더 큰 피해도 있습니다.

역시 같은 웨딩홀을 예약한 이 부부의 결혼식은 지난 달 28일이었습니다.

[B씨 부부/웨딩홀 피해자 : 메이크업을 하고 웨딩드레스를 입고 출발을 해야 하는데 그 전에 저희 어머니가 놀라서 전화를 하셨어요. 지금 경찰도 오고 난리고, 지금 경찰관 얘기로는 결혼식 하기 힘들 것 같다고.]

당시 웨딩홀에선 한 여성이 자살 소동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건물 측이 웨딩홀의 전기와 물을 끊어버리자 웨딩홀 대표가 이를 복구시켜달라며 항의 시위를 한 겁니다.

부부는 1시간 만에 다른 웨딩홀을 구해 식을 올려야 했습니다.

[B씨 부부/웨딩홀 피해자 : 분위기가 거의 초상집 분위기였어요. 결혼식이 아니라. 저는 메이크업을 다 했는데 거의 지워지고. 계속 울고 신부도.]

해당 웨딩홀을 다시 찾아갔습니다.

이 웨딩홀이 폐건물로 방치된 건 하루 이틀 된 게 아니라는 건 연회장을 보면 더 명확합니다.

이렇게 각종 조리기구들이 뽑혀진 채 널브러져 있습니다.

이쪽으로 와 보시죠, 먼지들이 수북한 데 제가 보여드리겠습니다.

하얀색 장갑인데, 이렇게 금방 시커매집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웨딩홀 관계자들은 한 명도 없습니다.

웨딩홀 경영진을 만나기 위해 직원용 출입구에 와봤습니다.

그런데 역시 잠겨져 있고요. 웬 통지문이 붙어 있습니다.

퇴거요청이라고 돼 있고, 현재 이 웨딩홀이 건물을 무단 점거하고 있다는 설명이 있습니다.

웨딩홀이 관리비와 임대료 수십억 원을 내지 않자 건물관리단 측이 내린 조치입니다.

양측은 관리비와 임대료 문제로 법적 분쟁 중이었습니다.

[건물 관리단 관계자 : (웨딩홀이) 돈을 벌면서도 안 준거죠. 임대료가 31억원 정도 밀려있거든요. 저희 권한은 법원에서 관리비 미납자에 단전, 단수 할 수 있는 상무 행위를 주셨고, 그거에 따라 고지한 다음에 진행한 겁니다.]

수소문 끝에 웨딩홀 관계자와 어렵게 연락이 닿았습니다.

[웨딩홀 대표 : 저희는 예식을 어떻게든 진행하려고 했고, 싸울 땐 싸우더라도 예식은 하고 싸우자는 거였죠.]

결국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듯 애꿎은 신랑 신부들이 피해를 본 겁니다.

[C씨/해당 웨딩홀 6월 예약 : 평생에 한 번 하는 일에 대한 사업인데, 장사할 자격이 안 되는 거죠. 지금만 해도 200쌍이라고 들었어요. 거기서 예식을 하기로 한 사람들이.]

뜻밖에 웨딩홀 계약이 파기된 예비 부부들은 당장 피해를 구제받을 길도 막막합니다.

[배승희/변호사 : 최근 법원이 이런 웨딩과 관련한 소송에서는 정신적인 손해배상을 꽤 인정해주고 있습니다.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고. 다음으로 이것은 일종의 사기라고 할 수 있는데요. 사기죄로 고소하실 수도 있습니다.]

서울의 한 대형 웨딩홀입니다.

오늘 주말 낮 시간대를 맞아 결혼식이 열렸고, 저 뒤에 하객들과 혼주가 밝은 표정으로 얘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제가 만난 예비 부부들도 이런 행복한 풍경을 바랐던 게 아닐까요.

관련기사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