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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새학기 첫 등굣길…학교는 아직 '공사중'

입력 2015-03-02 21:40 수정 2015-03-03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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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학기를 맞아 오늘(2일) 등굣길을 함께 하신 부모님들도 계실 겁니다. 그런데 오늘 밀착카메라가 만난 학부모들은 당장 내 아이를 학교에 보내야 하나 고민인 분들도 있었습니다. 왜 고민인지, 밀착카메라 보시면 이해가 좀 되실 겁니다.

김관 기자입니다.

[기자]

하남의 한 초등학교 앞입니다.

지금 시간이 오전 8시 50분입니다.

오늘은 3월 2일 월요일 개학 첫날인데, 이 학교 신입생들, 학부모들은 입학식을 위해 등교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이 앞에선 이렇게 보도블럭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학생들과 학부모 표정이 마냥 밝지만은 않다고 합니다.

새 학교로 처음 들어서는 길.

입구엔 교문 대신 거푸집과 바리케이트가 쳐있습니다.

이번엔 반대편 입구.

이 아이가 첫 등굣길에 마주친 건 이제 막 깔리기 시작한 보도블록과 공사장 손수레입니다.

개학 당일이지만 학교는 여전히 공사중입니다.

[하혜선/미사중앙초 학부모 : (어떤 부분이 제일 걱정이세요?) 여기가 지금 학교라기보단 공사장이잖아요. 애들 안전문제도 걱정되고요, 선생님들도 지금 환경이 이렇게 돼있으니까 수업에 열중하시기 힘들 것도 같고.]

이런 걱정은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개학 하루 앞둔 어제 이 학교 구석구석을 살펴봤습니다.

덤프트럭과 포크레인이 급하게 움직이며 먼지를 냅니다.

[학교 공사 관계자 : (공사가 오늘 안에 다 끝날 수 있나요?) 제가 얘기하긴 참 어렵습니다. 완전히 마무리는 안 되고요.]

교문과 운동장, 식당과 교실 가릴 것 없이 온통 공사중입니다.

이때 시공사 관계자들이 취재진을 막아섭니다.

[아니, 잘 돼있는 곳 좀 (취재)하세요.]

이들이 막아선 곳을 꼼꼼히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학교 내부인데요. 일반적인 복도와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면 전혀 다릅니다.

교사연구실은 아무것도 없이 텅텅 비어 썰렁한 모습이고요. 반대편으로 가보겠습니다.

2학년 4반 교실이지만, 들어왔더니 각종 기자재가 널려 있습니다.

인부들이 피우던 담배꽁초가 버려져있고, 이쪽엔 아예 가스통까지 놓여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방과후 어린이들이 하루에 맨발로 몇시간씩이나 머물게 될 돌봄교실입니다.

안으로 들어가볼까요. 더운 공기가 가득합니다.

새집증후군을 유발하는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이른바 '베이크아웃' 작업을 하고 있는 건데요. 난방계 보니 40도, 37도 이런 높은 온도로 난방한 뒤 창문으로 유해물질을 배출시킨다는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일반적인 분양 아파트에서도 이런 베이크아웃 작업은 입주 한달전부터 하게 마련인데, 지금 이 학교는 당장 내일 개학을 앞두고 이제서야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미리 교실을 살피러 온 학부모는 황당해합니다.

[어수호/미사중앙초 학부모 : 애들을 이 상태로 받으면 위험에 노출시켜서 내 자식들을 내보내는 꼴인데 그건 아닌 것 같아서요.]

학교 측 입장을 들어봤습니다.

[미사중앙초 교장 : (안녕하세요. JTBC입니다.) 지금 저희 입학식, 시업식이거든요. 지금 못해요. 아무것도 못해요. 그리고 저는 할 말도 없고요. 됐죠?]

관할 교육청은 시공사 탓이라고 말합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 : LH에서 학교 짓는 경험이 작년하고 올해 처음이에요. 학교를 아파트 공사처럼 단순하게 본 거지. 여러 가지 시청각실, 음악실, 특별실이라든지 구조가 달라요. LH에서 생각하지 못한 공정 기간이 들어간 거죠.]

그런데 더 심각한 곳도 있습니다.

경기도 용인에 새로 생긴 고등학교입니다.

건물 입구로 들어설 계단부터가 공사중인 데다 각종 설비엔 분진이 고스란히 묻어있습니다.

복도 중앙통로를 지나가면 바로 운동장입니다.

입구에선 유리를 나르고 있고, 건설 폐자재도 널려 있습니다.

배수로가 정리가 안 된 모습이고, 여기가 운동장 지면인데 평탄화 작업이 안 돼 울퉁불퉁합니다. 누가봐도 운동장이라기 보단 공사장 그 자체의 모습입니다.

용인은 올해부터 고교평준화가 시행됩니다.

그런데 이 학교가 속한 용인시 처인구가 다른 자치구에 비해 뒤늦게 평준화 대상에 포함되면서 학교 신설 결정과 착공 모두 늦춰진 겁니다.

경기 지역 5개 학교에서 이렇게 늑장 공사가 진행 중이고, 다른 9개 학교는 개학 당일 아침이 돼서야 공사가 끝났습니다.

저희 취재진도 이 학교에서 두세시간 취재한 것에 불과하지만 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서는 눈이 맵고 기관지가 따끔거릴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 학교 칠판에는 이렇게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붙어 있는데요. 이번 학교 신설을 둘러싼 교육당국과 시공사의 시스템은 과연 이렇게 환영할만 것이었는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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