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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4m 담벼락 넘나들며 '위험한 등교'…왜?

입력 2015-02-24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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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신도시에는 아파트가 새로 들어서면 단지내 보행로를 둘러싼 주민들간 갈등이 종종 발생하죠. 싸움까지 날 정도도 됩니다. 그렇다보니 황당한 장면도 간혹 나오는데요. 부산에서는 통학로를 둘러싼 마찰 때문에 어린 학생들이 높은 담벼락, 4m라고 합니다. 담벼락을 넘어 등교를 하는 아찔한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24일) 강신후 기자의 밀착카메라입니다.

[기자]

부산의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여기가 보행통로인데 이렇게 문이 막아서고 있습니다. 이 문 때문에 초등학생의 등굣길에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합니다.

바로 이 장면인데요. 이렇게 높은 담벼락을 넘나들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오전 8시가 조금 넘은 시각. 보기에도 아슬아슬한 담벼락을 걷는 아이들. 담장을 넘어갑니다.

학교에 늦은 또 다른 아이도 커다란 돌덩이를 밟고 담벼락을 탑니다. 바로 이때 저편에선 다른 아이가 닫힌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는 대조적인 모습이 포착됩니다.

[E 아파트 주민 : 무섭죠. 위험하고.]

[E 아파트 주민 : 저 끝으로 가서 넘어가더라니까. 애들이라 어쩔 수 없다니까.]

영상에 나왔던 담벼락입니다. 보셨던 것처럼 4m가 훨씬 넘습니다. 제가 직접 한번 올라가보겠습니다. 어른인 제가 올라가기에도 힘든데요.

직접 철조망을 보니까 이렇게 휘어집니다. 상당히 약하고요. 이 모서리 부분을 보면요, 이렇게나 예리하게 깎여져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아이들이 이 난간을 밟고 철조망이 없는 곳으로 이동해서 넘어야하는 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겁니다.

문을 통과하려면 아파트 출입카드가 있어야 합니다.

일부는 이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에게 카드를 구해 사용하기도 합니다.

[E 아파트 주민 : 불법적으로 (카드를) 건네주고 다닐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아니라고 보는데요. 오죽 불편하면 그러겠냐는 생각은 들죠.]

아이들이 곡예를 부리며 등교를 하고 있습니다. 정말 이 문을 통과하는 방법은 없는 걸까요?

제가 경비실에 한 번 호출해보겠습니다. 아예 연결을 끊어놓은 것 같은데요. 여기를 보시면 경비실 호출시 문 개방이 안 된다고 못박아두고 있습니다.

담벼락을 넘지 않는 아이들은 우회길로 가다가도 갑자기 문이 열리면 순식간에 몰려듭니다.

마치 놀이공원 문이 열린 듯합니다. 뛰다가 다칠 우려도 있습니다

[문영훈/초등학생 : (담 넘어가면) 안 되는데, 시간이 없으니까 안 된다는 생각 하면서 일단 넘어가요.]

[이정훈/초등학생 : (부모님은 뭐라고 해요?) 저희는 엄마가 몰라요.]

[장건웅/초등학생 : 저 문을 없애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해주면 좋겠어요.]

이렇다보니 문을 넘어가는 방법을 개발해 내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남경채/초등학생 : 여기를 밟고 올라가서, 반대쪽에 이게 또 있어요. 그래서 다시 이거를 밟고 내려와요.]

이웃 주민들만 불편한 게 아닙니다. 해당 아파트 주민들도 발목이 잡혀있습니다.

[E 아파트 주민 : 이렇게 막아놓은 줄 몰랐어요. 이게 세대 비밀번호 누르면 원래 출입문 열리는데…]

방금 주민이 들어가서 문이 열렸습니다. 저도 들어가 보겠습니다. 문을 한번 살펴볼까요?

보통은 안에서 밖으로 나갈 때는 카드가 필요 없는데 이 문 같은 경우에는 전혀 감지를 못합니다. 센서도 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 이렇게 손이 끼였는데 문이 열리지가 않습니다.

경비실 호출도 안 되는 황당한 상황이기 때문에 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다칠 수도 있습니다.

E 아파트 주민들은 새로 들어선 이웃 아파트의 학생들이 단지를 지나 통학하자 지난 9월 이런 조치를 취한 것입니다.

떨어질 수도 있고 문에 끼일 수도 있는데 꼭 이 지름길로 가야하는 걸까요? 돌아가는 길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이 아이들의 걸음으로 비교해보겠습니다.

돌아가는 길은 경사가 있어서 올라오기도 힘든 데다가 지름길보다 2배 넘게 시간이 걸립니다.

[윤창식/이웃 아파트 주민대표 : 통학시간만이라도 좀 개방해달라, 1시간만 개방해 달라 통사정을 했습니다.]

문제의 길은 시가 정한 공공보행통로여서 차단문을 설치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통행문을 닫아 놓은 이 아파트는 곳곳에 이런 도로가 있어서 안전사고가 나면 그 책임을 고스란히 떠안아야하기 때문에 문을 열어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공공보행로에 맞는 설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주장도 합니다.

[E 아파트 주민 대표 : 공공보행통로에는 장애인 시설이 있어야 해요. 그게 안 돼 있고. 시설도 안 돼 있는데 허가를 내준 게 군(청)이고요.]

관할 군청은 불법문 관련 E 아파트에 1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지만 해당 문 철거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기장군청 담당자 : 웬만하면 자진 철거를 하도록 중재를 하거든요.]

하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대립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협의를) 빨리하고 싶으면 '빨리하자고' 공문 보내면 되죠. (입대위 구성하자마자 첫날에 바로 1호 문서로 보냈습니다.) 애들 볼모로 뭔가 뜻이 있어서 그러는 거 아닙니까. 조용히 하세요. 어이 조용히 하세요. 이야기하고 있잖아요.]

어른들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사이 아이들의 곡예 등교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불상사가 나기 전에 해당 지자체가 조속히 해결방안을 내놓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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