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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창완 "타이틀곡 '중2', 중2들에게 가사 보여줬더니…"

입력 2015-02-17 21:57 수정 2016-03-04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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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분위기를 좀 바꿔보겠습니다. 지금 뭐 차도 많이 막히고요. 또 명절 준비로 다들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계시지 않을까 싶은데요. 오늘(17일) 좀 편안한 시간을 마련해드리고 싶어 특별한 손님 한 분을 모셨습니다. 왠지 얼굴만 봐도 웃음이 지어지는 그런 분인데요. 38년 전, 데뷔 앨범 한 장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뮤지션. 이후에도 독보적인 상상력으로 발표하는 앨범마다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드는 분이죠. 요즘 젊은 세대들은 이분을 '배우'로 알고 있지 않을까도 싶은데, 가수 김창완 씨를 오늘 뉴스룸에 모셨습니다. 오랜만입니다.

[김창완/가수 : 안녕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앵커]

새해 건강하시고요, 수염을 기르셨는데…

[김창완/가수 : 이거 얼마 전에 '비밀의 문'이라고 사극을 했어요.]

[앵커]

한석규 씨하고요?

[김창완/가수 : 예. 그런데 또 3월부터 사극을 하게 생겼어요, 그래가지고 아예 그때 끝 무렵부터 이 수염 붙이는 게 너무 귀찮거든요. 그래서 밥 먹을 때 이걸 띕니다.]

[앵커]

자기 수염으로 출연하시는군요?

[김창완/가수 : 예. 그래서 이번에 아예 길러버렸어요.]

[앵커]

괜찮은데요? 수염을 기르셨는데 눈빛은 중학교 2학년 같습니다. 이번에 내신 3집 앨범 '용서'란 타이틀이더군요. 타이틀곡은 '중2'.

[김창완/가수 : 뭐, 중2한테 '어른들 좀 용서해줘라' 뭐 이런 뜻도 있어요.]

[앵커]

잠깐 들어보고 있는데요, 다 들어볼 수는 없고요. 가사를 보니까 '몇 학년이냐고 묻지마', '1학년은 아니니까 걱정마', '어린애는 아니지만 물론 아직 어른도 아니지만 내 키보다는 꿈이 크지. 앞으로 작아질지는 모르지만…' 마지막 부분이 굉장히 와닿습니다.

[김창완/가수 : 저는 사실 이 가사를 써 가지고 중2한테 보여줬어요. '야, 중2가 이렇지 않냐?'하고 딱 보더니 비슷하대요, 비슷하긴 한데 중2는 안 이렇대요. 그래서 제가 충격을 먹었어요.]

[앵커]

그럼 어떻답니까?

[김창완/가수 : 이건 중3이래요.]

[앵커]

1년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김창완/가수 : 중2는요, 여기에 '할 거야, 갈 거야' 뭐 이런 이야기가 나오거든요. 중2는 아직 안 그렇대요. 중2는 그러한 마음이 없는 게 중2라는 거예요. 그래서 가사를 고쳐야 되나 그랬어요. 어른이 뭐 너희를 다 알겠냐?]

[앵커]

그래도 1년밖에 차이가 안 나니까 굉장한 감수성을 가지고 있으신 것 같습니다. 그 산울림의 명곡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여기에는 국악기를 도입을 하셨더라고요. 근데 이제 록커들이 국악기와 함께하는 작업을 그동안 몇 번 해오기는 했는데, 제가 그 곡을 몇 번 들어봤더니 저는 뭐 전문가는 아니지만 '잘 섞여 들어갔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김창완/가수 : 그걸 잘 섞었어요. 영국 엔지니어 아드리안 홀 (Adrian Hall) 씨가 레코딩을 했는데 그분도 원래 드럼을 치고 음악을 했던 사람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저희가 원하던 음색이라든지 처음 다뤄보는 국악기지만 록에서는. 그것을 록적으로 잘 소화해냈더라고요.]

[앵커]

아까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가 배경음으로 나가기는 나갔는데요. 저 노래를 듣기 위해서 무려 4분을 기다려야 하더라고요. 노래 전체가 7분인데 정확하게 전주가 3분 59초더만요. 물론 명곡이라는 건 저희가 다 아는데 제가 그걸 죽 기다렸다가 들은 다음에 얼핏 무슨 생각이 들었냐면 김창완 씨가 저한테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들리더라고요. '야 이거 명곡이니까 잠자코 들어.' 뭐 이런 느낌?

[김창완/가수 : 아, 글쎄 이제 처음에 1978년… 물론 작곡은 그 전에 됐습니다만 '주단을 깔고…' 이제 사랑하는 사람한테 사랑 고백을 하고 그때까지 이렇게 말이 툭 튀어나오지 않을 거라는 상상을 했어요. 물론 그때 좀 어린나이였지만. 그래서 그 주저하고 기다리고 하는 마음을 그냥 전주로 쭉 풀었어요.]

[앵커]

원곡도 사실 전주가 긴데, (원래 길죠.) 이 새로 나온 리메이크 곡은 더 길길래 제가 질문을 드렸습니다. 아무튼 재밌게 잘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아까 말씀드린 대로 국악악기하고 잘 섞여들어 가니까 좋더군요. 작년에 아이유 씨가 리메이크한 노래 '너의 의미' 크게 히트를 했습니다.

[김창완/가수 : 글쎄 그건 진짜 소 뒷걸음질 치다가…]

[앵커]

물론 옛날 젊으셨을 때 부른 노래이기는 하지만 그걸 또 다른 여가수가 불렀을 때의 느낌은 또 달라서…

[김창완/가수 : 근데 사실 그 '은교'라고들 잘 아실 거예요. 아이유가 그 노래를 불러주고 싶은 대상이 있을 거다, 젊은 애니까…. 근데 그거를 좀 노인네의 질투로 이렇게 해석해서 그렇게 하면 어떤가 하는 생각이 난 거예요. 그래서 나한테 불러주는 노래 같지는 않은데 마음이 왜 이럴까? 이런 걸 중간 중간 삽입한 거예요. 그리고 끝에 '도대체 이렇게 내 마음을 흔들어놓는 너는 나한테 무슨 뜻이냐?' 뭐 이런 걸 던지는데 그것도 우연히 그냥 생각이 났던 거죠.]

[앵커]

제가 어디 딴 데 보니까 이번 앨범은… 세 번째 앨범은 김창완 밴드가 처음으로 제대로 만든 앨범이기도 하고 옛날에는 늘 그 청춘 같은 것이 나타내려는 목표였지만 지금은 나이대로 갔다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거 아닌 거 같은데요? 보니까…

[김창완/가수 : 허허허. 아니 근데 내용을 보면 이제 다른 곡들은 좀 제 나이가 그렇게 묻어져 나올 거예요. 근데 다른 뜻이 아니고 이번 앨범에서는 저희 밴드가 평균적으로 나이가 굉장히 많아요. 근데 이제 늘 새 앨범이나 이런 걸 낼 때마다 우리는 진행형의 록밴드다라는 걸 강조하고 싶어서 늘 젊은이들을 타깃으로 했어요. 그리고 주제도 젊은이들의 사랑이나 아니면 삶의 고달픔이나 이런 것들을 담아냈는데, 이게 해가 거듭되니까 뭘 부를까 어떻게 부를까 이것보다는 내가 노래를 왜하나 여기에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까 내가 그저 나에게 솔직한 게 내가 지금 할 노래다라는 생각이 먼저 든 거예요. 그래서 나에게 솔직해지다보니까 나이를 벗어날 수 없었고, 그러다 보니까 그런 말씀이…]

[앵커]

연기 시작하신지가 30년 되셨습니다. 85년부터 시작하셨으니까요. 근데 황인뢰 감독의 '바다의 노래' 그 드라마로 시작을 하셨는데 제가 처음에 거기 나오신 거 보고 이제 뭐 한두 번 나오시다 말겠지. 그 30년을 끊임없이 나오시길래…

[김창완/가수 : 아이고, 죄송합니다.]

[앵커]

근데 좀 놀라웠던 것은 되게 스테레오 타입화된 연기를 하는 분들이 있잖아요? 직업 연기인 중에도. 30년 전 연기나 지금 연기나 비슷한 분들도 솔직히 있는데, 우리 김창완 씨께서는 일단 맡은 역이 다양하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김창완/가수 : 처음에는 뭐 데뷔하고 10년, 20년을 애 딸린 홀아비, 뭐 만날 뭐 시골의사, 쭉 했어요. 그러다가 안판석 감독이…]

[앵커]

아, 여기서 '밀회'를 연출했던 감독이죠?

[김창완/가수 : 예, 맞습니다. 안판석 감독이 저를 악의 구렁텅이로 빠트렸어요. '하얀거탑'에서. 그 뒤로는 진짜 착한 역을 만나보질 못했어요.]

[앵커]

영화에서도 악역을 한번 맡으셨고.

[김창완/가수 : 예, 진짜 그건 실수였어요.]

[앵커]

왜 실수라고 생각하십니까?

[김창완/가수 : 그건 몇 번 이야기를 했는데, 시나리오를 보고 너무 너무나 터무니없는 이야기라 그야말로 집어던졌어요. 그런데 이 시나리오를 1~2년 묵히고 했을 텐데 내가 이걸 이렇게 5분보고 던져버릴 수가 있나… 그래서 다시 보고 나서 이 영화를 만든 사람들 심리를 알아보자. 그래서 진짜 하겠다고 한 거예요. 오로지 그 이유에요.]

[앵커]

그래서 심리는 알아내셨나요?

[김창완/가수 : 알았어요. (뭐던가요?) 돈 벌려고 그러는 거더라고요. 그냥 돈을 벌려고 하는 게 아니에요. 돈을 뺏어 오려고 그러는… 오로지 그 생각 밖에… (관객으로부터?) 그렇죠.]

[앵커]

그렇게 말씀하시면 같이 작업했던 분들에게 결례 아닌가요?

[김창완/가수 : 아니, 그게 사실이기 때문에. 사실이었어요. 그래서 보면서 여러 가지 사회적으로도 예술적으로도 의미 있는 영화들이 많지요. 그러나 그렇지 않은 작품도 있구나. 아, 이게 소위 상업주의라는 거구나. 그 생각을 배웠어요.]

[앵커]

하여간 이렇게 잘 넘나드시니 참 대단한 분이구나 생각을 했습니다. 그 와중에 3집 앨범까지 내셨기 때문에. 77년에 첫 앨범 산울림. 그땐 뭐 대단했습니다. 웬만한 젊은이들은 저를 포함해서 다 플라스틱 통을 두들겼으니까요.

[김창완/가수 : 아, 글쎄요. 지금도 뭐 막내 생각을 자주 합니다. 그 이후로 산울림에 김창익이 없는 산울림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김창완밴드를 만드셨고… 1집, 2집, 3집. '3집에 가서 제대로 만들었다'라고 말씀하셨는데…]

[김창완/가수 : 그러니까 1집은 '버스'라고 그냥 일상생활 같은 것을 다루려고 시작했는데 사실은 막내의 죽음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노력이었고요. 2집은 산울림 리메이크 앨범이에요. 전곡이 그랬고, 3집에서 이제 그야말로 이름 그대로 '김창완 밴드'의 독보적인 음악이 자기의 길을 개척하는 그런 앨범이 아닌가.]

[앵커]

제가 얼마 전에 우연하게 롤링스톤즈가 작년에 공연한 걸 봤습니다. 믹 재거는 나이가 70을 훌쩍 넘겼는데, 20대랑 똑같이 무대를 뛰어다니길래…

[김창완/가수 : 그렇죠. 다른 멤버들도 점점 더 뒹굴고 그러는 거 같아요.]

[앵커]

예, 그래서 '김창완 밴드도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진심의 바람을 해봅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김창완/가수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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