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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총리후보 '62% 법칙'…사설로 본 역대 청문회

입력 2015-02-10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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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0일) 팩트체크에서는 이 시점에서 가장 눈길 끄는 주제를 가지고 왔습니다. 총리 후보자와 관련한 일간지의 사설을 분석하면 청문회를 통과할지, 아니면 낙마할지 알 수 있다는 건데, 그래서 이완구 후보자의 경우는 어떤지도 짚어본다고 합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총리 후보자들이 낙마했으면 이런 연구결과까지 나왔을까 싶기도 합니다만… 오늘은 굉장히 체크하기 어려운 문제일 수 있습니다. 자칫 하면 오해받을 수도 있고요. 그래서 이 부분을 김필규 기자가 어떻게 할지 같이 지켜보도록 하죠.

먼저 일간지 사설을 어떻게 분석한다는 겁니까? 분석 방법론이 굉장히 중요할 수 있기 때문에 하는 질문입니다.

[기자]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의 논문에서 나온 내용인데 2000년, 국무총리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도입한 이후 2013년 11월까지 나왔던 총리 후보자 13명을 분석한 겁니다.

그 당시 주요 일간지 10곳에 난 사설들을 다 분석해본 결과 후보자에 대한 사설 중에 부정적인 사설의 비율이 이와 같았습니다.

[앵커]

지금 나오고 있군요, 고건 당시 총리 후보자는 부정적인 사설이 하나도 없었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앵커]

그러기도 쉽진 않은데… 아무튼 0%에서 제일 많게는 80.8%. 그러면 이게 뭘 의미하는 겁니까?

[기자]

일단 이 부분 넘어가기 전에요, 제가 13명이라고 말씀드렸는데, 한 분이 더 있습니다. 정홍원 총리인데요.

유의미한 수치 산출을 위해서 이번 논문에선 사설에 최소 5회 이상 나온 후보자만 대상으로 삼았는데요, 정홍원 총리의 경우 3번 밖에 나오지 않아서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합니다.

[앵커]

왜 그랬을까요? 관심을 덜 끌었을까요?

[기자]

어떻게 보면 초대 총리였고 가장 오랜 기간 하고 있었는데, 관심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던 부분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나머지 후보자들 가지고 따져봤더니, 중도 사퇴했거나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 기준점이 62% 선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부정적 사설이 62%보다 많이 나오면 낙마, 낮으면 통과됐다는 거죠.

[앵커]

저 중에 한승수 총리는 62%인데도 인사청문회 통과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예외인데요. 이명박 정부 당시였는데 장관 3명이 줄줄이 낙마하면서, 야당이 국무총리에 대한 부적격 입장을 철회한 바 있습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정치적 합의로 통과된 경우는 예외로 봤는데, 물론 이 62%를 어떤 과학적인 법칙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앵커]

통계적으로 보니까 그렇더라 하고 얘기하는 거잖아요? 자기들이 세워놓은 분석틀을 적용해보니 이렇게 되더라 하는 얘기인 거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경험적으로 그렇게 됐다는 얘기인 건데요.

다만 다른 논문에서 보면 국회의원들에게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때 언론 보도를 참고하느냐고 물었더니, 71.4%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니 일단 여론의 방향은 어떤지, 청문회 진행할 의원들은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62%라는 숫자로 짐작해보는 수단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앵커]

어찌 보면 이 연구는 신문 사설이 청문회 의원들에게 끼치는 영향, 이렇게 봐야할 것 같기도 하군요. 그러면 궁금한 것은 지금 진행되고 있는 이완구 후보자의 경우, 어떻게 분석됐습니까?

[기자]

이완구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게 지난달 23일인데, 그때부터 논문 기준대로 주요 일간지 10곳에 나온 무기명 사설만을 대상으로 해서 이런 분류에 따라 긍정과 중립, 부정, 기타 4개 항목으로 나눠 분석해봤습니다.

[앵커]

하여간 논문이 제시한 분석틀하고는 같아야 합니다. 전제는.

[기자]

그렇게 했습니다. 살펴봤더니요. 처음엔 '직언 총리로 소통정부 만들라' '이완구 총리에게 거는 기대' 등 기대 섞인 주문들이 대부분이었고, '철저한 인사청문 필요하다' 정도의 중립적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총리 자격에 치명적인 병역기피 의혹' '특강 6회에 6천만원 납득 안 된다' 이런 비판의 목소리가 속속 나오더니, 지난 6일 보도통제 논란이 터진 이후부터는 '지금이 독재정권 시절인가' '근본적 자질 의심케 하는 언행'이라는 부정적 사설이 폭증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완구 후보 같은 경우에 조금 다른 후보들하고 완전히 다르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조금 눈에 띄는 점은 초기에 굉장히 호의적이었다가 중반 이후에 굉장히 나빠지는 그런 양상을 보이고 있는 건 틀림이 없는 것 같은데. 글쎄요, 언론이 그렇다면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라고 보는 것이 맞느냐, 제가 신중하게 얘기를 해야 됩니다, 이 부분은. 그렇게 해서 실제로 그것이 청문회에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냐 하는 것을 예측해 봐야 되는 거잖아요.

[기자]

말씀하셨듯이 언론사 보도 통제 폭로가 나왔을 때 분위기가 상당히 급변했고요.

급기야 동아일보, 한겨레 등에선 '국무총리 자격 없다'는 사설까지 나왔고, 그동안 이 후보자에 대한 사설이 한 건도 없던 조선일보도 '총리 후보자의 언론관'이라는 제목으로 "비상식적이다"라는 부정적인 사설을 게재했습니다.

그래서 이때까지 나왔던 사설들을 총집계해보니 24건, 그 중에 부정적인 사설은 12건, 그래서 비율로 보면 50%였습니다.

[앵커]

50%라면 지금까지 제시한 기준이 그 연구 논문에서 62%였잖아요. 그러면 거기에 한참 못 미치는 거잖아요. (그렇습니다.) 그러면 이 시점에서 이완구 후보는 적어도 그 논문에서 제시한 기준에 따르면 총리 되는 데 문제없다라고 볼 수 있는 겁니까?

[기자]

그런데 조금 전 손 앵커가 이야기했듯이, 이번처럼 후보자에 대한 평가가 정말 시간에 따라서 극과 극으로 변했던 적도 참 드물었던 것 같습니다.

만약 아들 병역이나 부동산 의혹이 제기되기 시작한 지난달 27일 이후로 끊어서 계산하면 부정적인 사설 수가 64.7%입니다. 62%를 넘는 모습이죠.

그리고 오늘 청문회에서도 참 여러 가지 문제 계속 지적이 되고 이어지지 않았습니까? 내일까지 청문회를 합니다. 그리고 적격, 부적격을 판단하는 표결은 목요일에 있죠.

이틀 동안 만약 일간지 10곳에서 혹시 부정적인 사설이 8번 더 나온다면 전체 비율이 62%를 넘을 수도 있습니다.

[앵커]

아직 이틀이 남았다는 게 반전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거네요.

[기자]

어떤 사설이 나올지는 모르겠고요. 그리고 사설이 나오고 나서 표결 결과, 청문 보고서가 어떻게 채택될지는 지켜봐야 되겠죠.

하지만 불과 3, 4주란 짧은 시간 동안 여론이 얼마나 싸늘하게 변할 수 있었는지, 이 후보자가 어떤 결과가 나오든지 간에 이 부분은 꼭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굉장히 어려운 취재를 한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왜냐하면 자칫하면 오해받을 수 있기 때문에. 또 이틀이 남아 있는데 지금 모든 신문에서 사설 쓰는 사람들이 저희 방송을 보고 영향을 받을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건 알 수 없는 일이기는 합니다마는. 일단 알겠습니다. 김필규 기자와 함께 팩트체크 진행했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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