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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스타벅스 '쇼트 사이즈' 표기, 한국에만 없다?!

입력 2015-01-28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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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일 작은 사이즈 제품이 있는데도 메뉴에는 표시를 하지 않고 있다. 스타벅스 관련해 그동안 몇 번 문제가 제기됐는데 급기야 한 시민단체에서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고발했습니다. 소비자들이 의심하고 있는 내용과 스타벅스 측 설명에 차이가 많아 보이는데요, 오늘(28일) 팩트체크에서 이 문제 따져보겠습니다.

김필규 기자, 그 앞에 놓여 있는 게 사이즈별로 갖다 놓은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시청자분들도 있을 것 같아서요. 제가 사이즈별로 실제로 가지고 왔습니다.

작은 순서부터 쇼트, 톨, 그란데, 벤티, 그리고 제일 마지막에 있는 건 우리나라엔 없는 제일 큰 사이즈인 트렌타까지 있습니다.

[앵커]

트렌타요? 저건 용량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30oz 정도 되는데요. 그럼 ml로는 880ml 정도 됩니다. 인간의 위하고 거의 비슷한 용량이라고 합니다.

[앵커]

그걸 실제로 한 사람이 마신다는 얘긴가요?

[기자]

미국 같은 경우는 그런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이 쇼트 사이즈 같은 게요. 메뉴에는 없고 실제로는 판매를 하고 있어서 문제가 된 겁니다.

[앵커]

여러가지 의문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스타벅스 쪽에서는 뭐라고 해명을 합니까?

[기자]

일단 스타벅스 코리아 측의 공식 답변부터 들어보시죠.

[백수정/스타벅스코리아 마케팅 담당 상무 : (메뉴판의) 공간적인 제약의 문제입니다. 지금 현재는 (전체 60여개 메뉴 중) 28가지 정도 되는데 그 정도만이 명기가 되어 있고요. 일부 메뉴는 또 쇼트 사이즈가 아예 없거든요. 공통적으로 제공되는 모든 종류의 음료가 가능한 것으로 우선적으로 표기를 하다 보니까…]

메뉴판 공간이 부족해서 다 표기하지 못한 거다, 그리고 일부 아이스 음료 같은 경우는 쇼트 사이즈가 없어서 그랬다는 얘기인데요.

이 부분이 영국에서 논란이 된 적이 있어서 BBC에서 취재를 한 적이 있었는데 스타벅스 본사에서 BBC에 했던 해명과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이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쇼트 사이즈가 톨 사이즈보다 좀 싸죠?

[기자]

아메리카노 기준으로 500원 쌉니다.

[앵커]

그러니까 그렇게 유도한 것이다. 그러니까 쇼트 사이즈를 사지 않게 하고 톨 사이즈를 사게 유도한 것이다 라는 의심을 해볼 만한 상황이겠네요?

[기자]

역사부터 살펴보면, 원래 1971년 스타벅스가 미국 시애틀에 1호점을 냈을 때는 쇼트와 톨, 두 개 사이즈로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나중에 사이즈를 키워 여러 종류가 나왔는데, 어느 순간 메뉴판에서 쇼트 사이즈가 사라져버린 거죠.

'경제학 콘서트'로 유명한 경제칼럼니스트, 팀 하포드가 이와 관련한 분석을 한 게 있습니다.

"스타벅스에서 어떤 사이즈를 주문하든, 인건비, 부동산 임대료, 포장비용은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손님에게 큰 사이즈를 들고 가게 하는 것이 이익이다. 그러니 싼 물건엔 손이 덜 가도록 만들어 구매하지 않게 하는 게 당연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다 스타벅스의 판매전략이라는 이야기인 거죠. 물론 스타벅스 측에선 공식적으로 이 내용은 부인하고 있습니다.

[앵커]

팀 하포드가 저런 말을 했다는 것은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문제 제기가 계속 있었다는 얘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이나 영국을 포함해 각국의 메뉴판을 살펴봤는데요. 유럽, 중국 대부분 나라에서 쇼트사이즈는 메뉴에 안 들어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외도 있었는데요, 일본 스타벅스에서는 쇼트 사이즈를 표시해서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일본만 왜 그런가 찾아봤는데, 스타벅스재팬의 판매담당 임원 인터뷰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일본인의 커피소비 성향에 대해 묻는 질문이었는데 "대부분 나라에선 메뉴에 쇼트 사이즈를 없앴지만, 일본은 프라푸치노, 커피음료를 쇼트로 제공하는 유일한 나라"라는 겁니다.

그러니 작은 사이즈를 선호하는 일본 소비자를 고려해 예외를 뒀다 볼 수 있는 거죠.

[앵커]

일본 사람들이 양이 좀 적긴 하죠.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도 마시다 보면 남길 때가 많이 있습니다. 스타벅스 말고 다른 커피숍들은 어떻습니까?

[기자]

그래서 직접 가서 확인해 봤는데요, 화면으로 보겠습니다.

저곳 역시 미국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인데, 제일 작은 사이즈를 달라고 하니, 레귤러 사이즈. 그러니까 스타벅스의 톨 사이즈와 비슷한 컵을 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내 브랜드 전문점도 가봤는데요, 지금 보시는 것처럼 모두 마찬가지로 스타벅스 쇼트 사이즈 정도는 없었고, 톨 사이즈 정도 크기가 왔습니다.

가격도 스타벅스 톨 사이즈 정도거나 더 비싸거나 같은 수준이었기 때문에, 다른 커피전문점이라고 선택권 면에서 더 나을 것은 없었습니다.

[앵커]

사실 스타벅스가 쇼트 사이즈를 잘 안내하고 그런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른 데 가서 억지로 큰 걸 사서 많이 남기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이고 해서 스타벅스가 훨씬 친절하다고 얘기할 수 있었을 텐데, 가격표를 빼는 바람에 여러가지로 의심을 받고 있는 거잖아요? 그나저나 일단 식약처에 고발이 됐으면 다음에는 어떤 조치가 나옵니까?

[기자]

메뉴판을 자세히 보면 쇼트 사이즈에 대한 소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고요, 메뉴 밑부분에 아주 작게 "따뜻한 음료는 쇼트 사이즈로 가능하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래서 스타벅스에선 법을 위반한 것까지는 아니다 라는 이야기인데,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에 보면 손님이 보기 쉽도록 영업소 외부, 내부에 가격표를 붙이거나 게시하라고 돼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 의견도 있습니다.

[앵커]

식약처 결정과 상관없이 스타벅스에서 나름대로 선제적으로 뭘 할 수도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뭐라고 얘기합니까?

[기자]

저희 팩트체크와의 통화에서 앞으로 벽면의 문구를 좀 더 잘 보이게 하고, 쇼트 사이즈 음료와 가격을 다 표시한 종이 메뉴를 따로 준비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초 기준으로 서울 시내에 스타벅스 매장이 284곳입니다. 지금은 더 늘었는데, 뉴욕이나 상하이, 런던보다 훨씬 많은 세계 1위입니다.

조금 전 소비자를 배려해서 메뉴에 쇼트 사이즈 넣었다는 일본 사례 보셨죠?

우리처럼 어떤 고발이 들어가야 그제서야 조금씩 움직이는 모습은 분명 아쉬움이 남는 대목입니다.

[앵커]

제가 사실은 4년 전에 스타벅스 창립자이자 회장인 하워드 슐츠 씨하고 인터뷰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가격에 대해 몇 차례 따져 물어 봤었거든요. 그랬더니 그 당시에 하워드 슐츠 회장이 뭐라고 얘기했냐면 "서울에서 스타벅스가 이렇게 잘 되는 것은 이유가 있다. 한국의 고객들이 취향도 고급이고 또한 무엇보다 현명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아마 이번 사태를 보고 정말 현명하구나 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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