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전남도청 앞에서 역사의 현장을 목격한 시계탑이 있었습니다. 이 시계탑은 사람만큼이나 기구한 운명을 겪었는데요, 군사정권에 의해 외진 곳으로 유배를 갔다가 30여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정진명 기자입니다.
[기자]
1980년 5월 전남도청 앞 광장입니다.
북적이는 인파 속에 분수대 앞 시계탑이 보입니다.
손목시계가 흔치 않던 시절 약속장소로 애용되는 등 광주의 명소 중 하나였습니다.
5·18 당시에는 이곳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광주민주화운동이 끝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한밤중에 시계탑이 사라졌습니다.
광주 시민들 사이에 "도청앞 참상을 시계탑은 알고 있다"는 말이 돌자 정부가 광주 외곽의 '농성광장'으로 옮겨 버린 것입니다.
30여년간 방치됐던 시계탑은 최근 그 유래를 알게된 시민들의 요구로 다시 제자리로 되돌아왔습니다.
대리석을 새로 입히는 등 복원공사를 마친 시계탑은 오늘(27일) 오후 제막식을 갖고 시민들에게 공개됐습니다.
[양화숙/광주시 치평동 : 이 시계를 보고 자랐거든요. 근데 어느날 갑자기 없어졌다가 다시 이 자리에 돌아오니까 너무 감격스러워요.]
매일 오후 5시 18분에는 오월의 추모곡인 '임을 위한 행진곡'이 자동으로 울립니다.
[이경률/광주광역시 인권평화협력관 : 당대 경험했던 세대뿐만 아니라 경험하지 못한 세대에게도 자유와 정의, 민주, 인권의 숭고한 인류의 가치를 함께하는 랜드마크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