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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달라진 게 없는 여객선 화물과적…눈속임 되풀이

입력 2015-01-27 21:43 수정 2015-01-29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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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부에서 세월호 참사, 오늘(27일)이 287일째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면서 날짜는 잊어도 관심은 놓을 수 없다고 했는데요. 저희가 또다른 쪽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놓고는 아직도 여러가지 의문점이 있습니다만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 것은 화물 과적이었습니다. 정부는 참사 후 선박들의 과적을 단속하기 위해서 각종 안전대책들을 쏟아낸 바 있죠. 아마 기억하실 겁니다. 그렇다면 참사 9개월이 지난 지금 선박의 안전 점검은 제대로 이뤄지고 있을까요? 아니면 그때 말뿐이었을까요. 저희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안전불감증의 흔적들은 여전히 곳곳에서 드러났습니다.

손용석 기자가 먼저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지난 24일 제주국제여객터미널.

출항을 앞둔 목포행 여객선에 운항관리사가 들어섭니다.

먼저 조타실에서 관제센터와 통신 상태, 비상벨을 점검합니다.

[김철수 선장/씨스타크루즈 : 항무제주? 여긴 씨스타크루즈. (씨스타크루즈, 말씀하세요.) 감도 좋습니까? (예, 좋습니다.)]

갑판에선 세월호 침몰 당시 펴지지 않았던 구명보트도 살펴봅니다.

[김철수 선장/씨스타크루즈 : 이게 한 면에 40개씩 80개 가지고 있어요. 25인승짜리 80개니까 2000명 (탈 수 있습니다.)]

객실에 갖춰진 구명조끼도 꼼꼼히 확인합니다.

기관실에서 엔진과 평형수를 점검한 후, 곧바로 화물칸으로 이동합니다.

침몰했던 세월호 화물칸과 달리, 화물차들은 쇠사슬에 단단히 고정됐습니다.

차량 사이 여유공간도 눈에 띕니다.

선적 전 중량을 측정하기 때문에 과적이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

[오병오 실장/한국해운조합 제주지부 운항관리실 : 요즘은 화물차는 계량을 하고 그걸로 해서 전산발권이 됩니다. 전산발권된 것을 확인해서 (화물) 톤수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계량 확인이 안 된 거는요?) 아예 못 싣습니다.]

선박 점검을 끝낸 운항관리사는 최종 승선 인원과 화물적재량을 다시 확인합니다.

[김철수 선장/씨스타크루즈 : (화물차) 계근이 합산돼 완료해서 지금 오는 거죠. 2599톤이네요.]

운항관리사의 최종 허가를 받은 여객선은 마침내 출항에 나섭니다.

그런데 취재진은 점검 과정에서 수상한 현장을 포착했습니다.

여객선이 정박된 터미널 옆 주차장.

화물차가 여객선으로 들어오지 않고, 주차장에서 화물을 추가로 적재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동행 점검에 나서기 2시간 전. 시내 한 화물차 계량소입니다.

화물차들이 무게를 측정하고, 증명서를 발급받습니다.

대부분 20톤 안팎의 양호한 수준으로 나옵니다.

[허웅/세월호 생존 화물기사 : 계량증 20톤만 끊어오면 확인도 없이 다 실어줘요.]

증명서를 발급받은 화물차는 여객선 터미널이 아니라 항구 인근 갓길에 주차합니다.

추가로 화물을 싣습니다.

[허웅/세월호 생존 화물기사 : 화물기사들이 지금 보면 공차에 짐의 반을 싣고 계근을 하고, 다시 돌아가서 이제 짐을 가득 싣고 배를 타는 거죠.]

터미널 주차장에서 대놓고 화물을 옮기는 차도 있습니다.

비었던 짐칸은 순식간에 화물로 가득 찹니다.

선사는 허위로 발급된 증명서로 전체 화물량을 계산하고 있는 셈입니다.

[김철수 선장/씨스타크루즈 : 자동화물차가 138대. 계근대가 설치되고 톤수도 계근(계량)해 가지고 왔기 때문에 정확합니다.]

계량증명서를 조작하는 건 제주만이 아닙니다.

인천여객터미널 근처 한 화물차 계량소.

증명서를 발급받은 화물차가 항구터미널 입구에 정차합니다.

잠시 후 또 다른 화물차가 나타나 화물을 옮겨 싣습니다.

아예 계량소 직원과 짜고 화물차 중량을 조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계량소 직원 : XX냉동? (네) 30% 할인? (50% 할인해주세요.)]

계량소 측은 화물차 기사에게 책임을 돌립니다.

[화물차 계량소 관계자 : 기사분들이 민감한 분들도 계시고, 화물량도 적게 실어야 한다고 하니까.]

선사들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불법과적이 활개를 치지만, 단속과 규제는 여전히 사각지대에 있는 겁니다.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 도로교통법은 경찰에서 하고, 도로법은 지자체에서 사무를 담당합니다. 선박은 항만청에 합니다. 그런데 계근을 화물차에 한해서 실시하자 도로법은 나 몰라요, 도로교통법도 나 몰라요.]

[해양수산부 관계자 : 일부 불법으로 추가 적재하시는 분들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그 부분은 저희가 불시점검 기계를 구입할 예정이에요.]

세월호 참사의 원흉으로 꼽힌 화물 과적의 어두운 그림자가 다시 드리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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