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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러셀 크로 "첫 연출작 '워터 디바이너', 작품이 날 찾아와"

입력 2015-01-20 22:40 수정 2016-03-04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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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0일) 2부에 모신 출연자는 이미 예고해드린 대로 호주 출신의 배우, 러셀 크로입니다. 이제는 배우뿐 아니라 감독이기도 하죠. 이번에 자신이 처음으로 감독한 영화를 들고 내한했는데요, 글래디에이터 이후 우리에게는 설명이 필요없는 배우이기도 하죠. 만나보겠습니다.

만나 뵙게 돼서 반갑습니다.

[러셀 크로/영화배우·감독 : 반갑습니다.]

[앵커]

스튜디오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러셀 크로/영화배우·감독 : 감사합니다. 좋은 스튜디오네요.]

[앵커]

지난 11월 트위터에 '한국을 처음으로 방문한다, 흥분된다'라는 글을 직접 올렸습니다. 기억하시나요? 첫 한국 방문을 매우 기다렸던 것 같은데 4일 전에 도착해서 직접 만나본 한국의 느낌은 어떤가요?

[러셀 크로/영화배우·감독 : 공항에서의 환대는 굉장했어요. 여기 온 이후부터 어디서든 친절함을 발견할 수 있었죠. 그래서 이번 방문은 굉장히 좋고, 어제 사람들과 함께 영화를 보기도 했는데 반응이 환상적이었어요.]

[앵커]

대부분 내한하는 톱스타들은 딱 하루, 길어야 이틀 정도만 머무르며 공식적인 행사만 하고 출국하는 경우가 많은데… 4일 머물면서 개인적인 시간까지 요청했다고 들었습니다. 서울에서의 개인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러셀 크로/영화배우·감독 : 거의 아무것도 하지 못했어요. 날씨에 맞는 옷들을 많이 가지고 오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그냥 호텔 발코니에 앉아있거나, 해가 뜨고 지는 것을 바라보고, 책을 조금 읽거나… 그랬습니다.]

[앵커]

당신의 새로운 영화에 대해 이야기해보죠. 원래 이 인터뷰의 목적이기도 하니까요. '워터 디바이너'는 당신의 첫 연출작인데 어떤 동기로 하게 됐나요?

[러셀 크로/영화배우·감독 : 제가 나서서 작품을 찾은 게 아니라 작품이 저를 찾아온 색다르고 재밌는 상황이었지요. 사실 10년 전에 감독을 하려고 제작사를 차리기도 했는데, 그때 함께했던 사람들 중 일부가 우리 프로젝트와는 정말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였어요. 그들은 그저 유명인과 함께하고 싶어 했고, 감독으로서 저에 한 신뢰는 없었죠. 그래서 그 프로젝트를 그만두게 됐습니다. 이렇게 다시 돌아오는데 십 년이나 걸릴 줄은 그땐 전혀 몰랐죠. 이번 영화의 원고는 일반적으로 저한테 들어오는 원고들과 똑같은 과정을 통해 읽었는데요. 등장인물로 출연 결정을 할 뿐만 아니라 이 이야기를 내가 책임지고 펼쳐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할 정도로 깊은 감명을 줬습니다.]

[앵커]

이 영화는 실화가 모티브가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영화인가요?

[러셀 크로/영화배우·감독 : 영화의 배경은 1919년인데, 조슈아 코너라는 한 남자에 관한 이야기죠. 그의 세 아들은 1차 세계대전을 위해 떠났지만 돌아오지 않았어요. 그리고 그 슬픔은 그의 아내를 자살을 하게 만들었죠. 그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는 아내의 무덤 옆에서 약속을 한 뒤, 지구 반 바퀴를 돌아 터키로 가기로 결정을 합니다. 세 아들의 뼈를 찾아 집으로 가져와서 자신의 아내 옆에 묻어주기 위해서였죠.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많은 일들이 벌어지는데, 내용이나 분위기 면에서 예측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앵커]

나는 당신이 영화 내용에 대해 자세히 말하는 걸 원치 않기 때문에 여기서 그만 멈추죠. 최근 한 인터뷰에서 당신은 '나는 너무 늙어서 막시무스 같은 배역을 할 수 없다'라고 했는데. 팬들은 좀 실망할 것 같아요. 내 생각에 여전히 사람들은 당신의 강한 남성미를 보고 싶어 하니까요.

[러셀 크로/영화배우·감독 : 맞아요. 하지만 당신도 알다시피 어떤 나이에서든 남성다울 수 있어요. 솔직히 말하면 특정 나이에서만 볼 수 있는 육체적 건강미가 있어요. 영화 '글래디에이터'를 보면 심각한 부상 없이 그런 종류의 제작을 마쳤다는 것은 단순히 행운이 따랐기 때문이죠. 저는 모든 것을 제 스스로 하는 것을 좋아해요. 물론 그에 따른 대가도 치렀죠. 저는 아킬레스건 힘줄에 심한 파열이 있고 발에는 물렁뼈가 없어요. 운동을 많이 해서 정강이가 아픈 증상이 있고요. 또 두 무릎에는 골수 부종이 있고, 처진 엉덩이를 갖고 있어요. 두 번의 어깨 수술을 받았었고, 갈비뼈는 무너졌죠. 만약 어떤 작품이 저를 감동시키고 육체적인 어떤 기술을 요구한다면 전 몸을 단련시킬 것이고 의미 있는 작품이라면 할 거예요.]

[앵커]

알겠습니다. 이해해요. 당신을 만나기 전에 전 이렇게 생각했어요. 찰톤 헤스톤이 '혹성탈출'에 출연했을 때, 그의 나이는 47, 48세 였죠. 그래서 나는 당신이 늙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러셀 크로/영화배우·감독 : 제가 나이가 많아서는 아니에요. 지금의 제 모습 그대로 살고 싶다는 거죠. 전 제가 누구인지 알고 그것에 대해 솔직해지고 싶어요. 제가 더 젊은 남자로 보이도록 꾸미고 싶지 않고 제 나이에 맞는 배역을 맡고 싶어요.]

[앵커]

네, 이제 레미제라블에 대해 얘기해보죠.

[러셀 크로/영화배우·감독 : 레미제라블]

[앵커]

아, 원래 발음은 그렇죠. 어쨌든 저는 레미제라블이라고 발음하겠습니다. 뮤지컬 영화였던 '레미제라블'도 엄청난 사랑을 받았습니다. 국내에서는 '레밀리터리블'이란 이름으로 패러디까지 만들어졌는데, 알고 있었습니까?

[러셀 크로/영화배우·감독 : 아 그래요? 유튜브에서 본 적이 있어요. (본적이 있다고요?) 네, 굉장해요. (굉장하다고요?) 네, 아주 훌륭했어요. (지금 스크린에 나오네요.) 네, (영상을) 본 기억이 나네요.]

[앵커]

제가 35년 전에 군 생활을 했는데 제설작업만큼은 달라진 것이 없어요. 그런데 레미제라블 속에서 당신의 노래 실력이 좀 더 좋았더라면… 이런 아쉬움을 나타낸 관객들도 있었는데요. 화내지는 마시고요.

[러셀 크로/영화배우·감독 : 그렇다면 그런 거겠죠. 레미제라블의 감독은 모든 촬영을 라이브로 하는 방법을 선택했어요. 두 가지 요소가 적용됐죠. 첫 번째로, 우리 영화는 모든 자베르의 원 대사를 이해하기 쉽도록 바꿨어요. 영화 속에는 뮤지컬에 나오는 모든 곡들이 담기지 않았어요. 그래서 관객들이 좀 놀랐죠. 영화 속 자베르의 첫 대사도 뮤지컬에서 나오는 첫 대사와는 달랐거든요. 두 번째로 제가 지금껏 본 (뮤지컬 속) 자베르들은 과장되고 단순한 감정으로 노래를 했습니다. 왜냐하면 뮤지컬에서는 자베르가 긴장감을 계속 유지시켜야 하는 인물이였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건 (뮤지컬이 아닌) 영화예요. 저는 브로드웨이 가수도 아니고 사람들의 평가에도 크게 신경쓰지 않아요. 제가 노래를 할 때는 진심을 담아 노래하고 제 마음 깊숙한 곳의 감정을 끄집어내죠. 관중은 그것을 이해하고 공감해주거나 또는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 솔직히 말하면, 저는 평가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

[앵커]

개인적으로 알 파치노와 함께 한 영화 '인사이더'(1999)를 감명 깊게 봤어요. 그에게 제가 많이 좋아한다고 전해주세요. 영화 '인사이더'는 내부 고발자와 미디어의 관계를 보여주죠. 제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미디어와 사회적 변화에 대해 강의하면서 이 영화를 인용하기도 했거든요. 사회 이슈를 다루는 영화를 좋아하는 편인가요?

[러셀 크로/영화배우·감독 : 네.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편입니다. 영화는 아주 영향력 있는 매체죠. 제 생각에는 예술의 역사에서 영화가 관객에게 토론할 만한 주제를 제공한 사례가 많다고 생각해요. '워터 디바이너'도 그런 영화 중 하나고요. 제가 대본을 처음 보고 충격을 받은 이유는 세계 1차 대전 '갈리폴리 전투'(1915)를 떠올릴 때, 저는 한번도 침입을 당한 터키인들의 시각에서는 생각해보지 못했다는 거예요. 그런데 그것이 호주 사람들의 훌륭한 토론 주제 중 하나였죠. '워터 디바이너'는 호주인과 뉴질랜드인은 그동안 절대 생각할 수 없었던 의미를 담고 있어요.]

[앵커]

호주 럭비팀의 구단주이기도 하고 FC 바르셀로나의 열혈팬으로도 알려져 있어요. 한국 축구팀에 대해도 알고 있나요?

[러셀 크로/영화배우·감독 : 네, 며칠 전 경기도 봤어요. (한국팀의 승리를) 축하드립니다.]

[앵커]

2002년 월드컵 때는 4강 진출도 했었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한국이 호주의 라이벌이라고 얘기해요.

[러셀 크로/영화배우·감독 : 네, 한국은 최고의 강적이죠. 한국과 호주가 만났을 때 호주는 잘 싸우지 못하는 것 같아요.]

[앵커]

한국 축구팀에 대해 잘 알고 계시네요.

[러셀 크로/영화배우·감독 : 한국팀의 경기력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죠. 그래야 다음 경기에서 만났을 때 또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앵커]

마지막 질문인데요. 이후에도 다른 영화를 감독할 계획이 있나요?

[러셀 크로/영화배우·감독 : 많은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는데 '안 도'라는 남성이 쓴 '행복한 난민'이라는 책이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베트남 가족이 9미터 크기의 배를 타고 베트남을 떠나 호주에서 새 삶을 살려는 이야기예요.]

[앵커]

아,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얘기 즐겁게 나누었습니다.

[러셀 크로/영화배우·감독 : 즐거웠습니다.]

[앵커]

로스앤젤레스로 좋은 비행 되세요.

[러셀 크로/영화배우·감독 : 네.]

[앵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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