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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약으로 버티는 취준생…정신질환까지 호소

입력 2015-01-19 21:49 수정 2015-01-19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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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제 곧 대학들마다 졸업 시즌을 맞습니다.사회에 첫 발을 내딛게되는 순간이어서 설레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거 너무 진부한 이야기입니다. 설레긴 커녕 어두운 기분이 더 많이 들겠죠. 기쁜 마음으로 졸업장에 들어서는 학생은 예전보다 크게 줄었습니다. 졸업이 곧 취업으로 이어지는 학생이 너무도 적기 때문입니다. 몇 해 전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이 큰 관심을 모았죠. 그런데 이거 한가한 얘기다라고 하는 사람들이 요즘은 훨씬 더 많습니다. 요즘 취업준비생들은 아파도 너무 아픕니다. 실제로 아파서 정신질환을 호소하는 취준생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들의 얘기를 이서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어둠이 채 걷히지 않은 새벽, 공무원 준비생 25살 강모 씨가 학원으로 향합니다.

[강모씨/공무원 준비생 : 5시에서 5시반 사이에 일어나서 아침 먹고 7시에는 꼭 학원에 와요. 그래야 원하는 자리를 맡을 수 있어요.]

이번이 세번째 시험입니다.

시험을 그만두고 일반 취업을 준비하기에도 막막한 상황입니다.

[강모씨/공무원 준비생 : 대학교 1학년때부터 시험을 준비했는데 이제 와서 떨어지면 다시 다른 취업 준비하기는 막막하죠. 요즘 대학생들 1학년 때부터 취업준비 하잖아요.]

자습이 끝나고 2시간짜리 수업이 이어집니다.

점심시간엔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혼자 먹습니다.

얘기할 사람도 없고, 웃음을 잃은지 오래입니다.

[강모씨/공무원 준비생 : 학원에만 계속 있는데 학원 안에서 사람들을 만나거나 이러지도 않아요. 웃을 시간도, 누구와 대화할 시간도 전혀 없죠. 계속 혼자와의 싸움이죠.]

지난해 강씨는 심한 우울감과 압박감에 빠져들었습니다.

[강모씨/공무원 준비생 : 저는 부모님 손을 계속 벌려야 하고 부모님 실망시키는 게 너무 힘든 거죠. 이것밖에 안 됐나 하는 자책감도 들었죠.]

결국 강씨는 정신과를 찾아 도움을 받아야 했습니다.

[강모씨/공무원 준비생 : 처음으로 불행하다고 생각을 했어요. 극단적인 생각을 하고 하루종일 아무랑 얘길 안 했어요. 아무 이유 없이 울고요. 제가 제 자신이 무서워서 병원을 가고 약을 먹고 그랬어요.]

서울의 한 유명사립대 4학년 김모 씨는 지난해 취업준비에 온 시간을 매진했습니다.

[김모씨/취업준비생 : 학교에 가서 자격증 공부하고 학과 공부하고 친구들과 스터디 그룹에서 면접 연습도 하고 영어공부도 하고 하루를 꽉 차게 보냈어요.]

이력서 수십 장을 냈지만 아직 합격하지 못했습니다.

학과 동기 40여 명 중 취업에 성공한 동기도 없는 상황.

정규직 취업의 문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습니다.

[김모씨/취업준비생 : 제가 남들보다 딱히 잘난 것도 없는데 잘난 사람들도 취업 못하는데 나는 어떻게 하나 (걱정됐죠)]

김씨는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렸습니다.

[김모씨/취업준비생 : 갑자기 굉장히 우울증 증세 심해지면서 밖에 못 나가고 학교도 안 가고 가슴이 답답하다는 느낌이 든다고 해야 하나…]

2주 동안을 집 밖에 나오지도 않았습니다.

[김모씨/취업준비생 : 그냥 방 안에만 있었어요 24시간. 가끔 나가서 술만 사오고 술을 먹고 자고 늦게 일어나서 밤까지 밥도 안 먹고 방에만 있다가 밤에 술을 또 먹고…]

취업 준비생 8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구직 사이트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취업 스트레스로 정신적, 신체적 질환을 호소하는 경우가 10명 중 9명에 이릅니다.

무기력증에 이어 우울증, 화병, 불면증, 소화불량이 많았습니다.

몇몇 취업준비생들만 겪는 문제가 아닌 겁니다.

[류지운/대학생 : 연락이 안 되는 친구들도 종종 있긴 하죠. 위로해주고 싶어도 연락이 닿지 않아요.]

졸업식은커녕 동기들 사이에 만나지 일조차 사라진다고 말합니다.

[김나영/대학생 : 취업이 안 돼서 술자리 불러도 잘 안 나오고 졸업식도 안 나오는 친구들이 많아요. 우울해서 집에만 있는 것 같아요.]

[강지인/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교수 : 잘 되지 않는다고 해서 개인의 나약함으로 (스스로를) 비난한다든지 빨리하라고 주변에서 다그치는 부분들이 오히려 자존감을 떨어트려 더 우울해지고 사회적으로 고립되어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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