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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영미 PD "김군 동행 남성과 부모…IS 위험 잘 몰라"

입력 2015-01-19 22:26 수정 2015-01-19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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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터키에서 실종된 한국인 10대 청소년 김모 군. 벌써 실종 열흘째를 맞고 있는데요. 여러 정황상 IS 가담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만 납치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 중인 만큼, 아직은 속단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 같습니다. 중동 지역과 IS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전문가 한분을 모셨습니다.

분쟁지역 전문 프로듀서, 김영미 피디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오랜만입니다.

[김영미/분쟁지역 전문PD : 안녕하세요.]

[앵커]

터키는 언제까지 취재하셨죠?

[김영미/분쟁지역 전문PD : 터키는 지금 시리아 내전이 나면서 계속 취재를 하고 있고요. 그리고 가을에도 계속 취재를 하고… (지난 가을에요?) 네. 그래서 이제 봄 되면 다시 취재를 가려고 했었는데 이번에 이런 큰 사건이 나가지고…]

[앵커]

그러게요. IS 가담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 같은데 취재를 여태까지 해 온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김영미/분쟁지역 전문PD : 제가 이걸 취재한 이래에 그 국경을 넘어서 들어가는 다른 나라 젊은이들을 참 많이 봤거든요. 그래서 초창기에는 아예 대놓고 자기 간다라고 말하고 가는 젊은이들도 있었고 또 그 뒤에 터키 정부가 굉장히 그쪽의 단속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국경지대에 보면 터키 정보국이나 경찰들이 굉장히 많이 깔려 있어요. 그 뒤로는 이제 그런 직접적으로 내색은 안 하지만 킬리스나 인근 호텔에서 하룻밤만 묵고 떠나는 젊은이들이 있어요. 그러면 현지 주민들이 쟤네들은 시리아로 IS 되러 간다, 그런 얘기들을 하는 걸 들었습니다.]

[앵커]

거기에 비춰보자면 지금 김 군도 갈 때는 그런 얘기를 하고 가지는 않았지만 경로는 지금 김영미 프로듀서가 얘기한 그 경로를 그대로 따르고 있는데.

[김영미/분쟁지역 전문PD : 초창기에 IS 대원이 되기 위해서 가는 젊은이들이 일단 터키 이스탄불 공항에 내리면 비행기. 그러니까 국내선을 통해서 가지안테프라는 남쪽 도시로 이동합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차로 킬리스로 이동을 해서 킬리스에서 하루를 자고 이제 시리아 국경으로 넘어가는 게 일종의 하나의 공식루트였습니다. 그런데 이 루트를 터키 정부가 계속 단속했기 때문에 적발을 해서 고국으로 돌려보내고 이런 걸 계속 시도를 했습니다. 그다음부터는 아예 터키 북부 쪽의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야간 기차를 타고 이스탄불에 내려서 육로로 시리아 국경쪽으로 가는 그런 루트를 지금 선택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앵커]

지금 상황 봐서는 그러면 시리아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보시겠군요.

[김영미/분쟁지역 전문PD : 지금 100% 장담은 못하지만 시리아로 가지 않았나 지금. 기간이 그만큼 걸렸고 또 현재 시리아 국경이 건물이 있는 국경 말고도 사방으로 거의 뚫려 있거나 마찬가지거든요. 시리아 쪽으로 물건이 들어가고 또 시리아에서 사람이 나오고 이런 것들이 거의 밀수입되고 이런 과정에서 굉장히 많이 불법 월경할 수 있는 루트들이 많이 뚫렸습니다. 그래서 얼마 전에 터키 이스탄불에서 여성 자살폭탄테러가 있었는데요. 이 테러범 같은 경우도 시리아 국경에서 불법 월경을 하고 넘어와가지고 초창기에 이 테러범의 신원을 확인하는 데 굉장히 애를 먹었거든요. 이런 걸 보면 누구든지 마음만 먹으면 시리아, 터키 국경은 넘어갈 수 있겠다라고 생각이 듭니다.]

[앵커]

하산이라는 사람하고 트위터를 이용하다가 슈어스팟이라는 메신저로 갈아타서 대화를 주고받았다. 이게 암호메신저라고들 많이 얘기하던데 실제로 IS 쪽에서는 이런 걸 많이 사용합니까?

[김영미/분쟁지역 전문PD : 슈어스팟 말고도 다른 비밀암호 대화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여러 개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것은 미국이나 유럽 같은 경우에는 젊은이들이 많이 IS에 들어가고 이렇게 하기 때문에 그걸 단속하고자 굉장히 여러… 그러니까 우리가 알 수 있는 오픈된 페이스북 메시지나 이런 것들은 단속을 하기 시작하니까 이걸 좀 피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 이 사람과 친분이 된다라고 했을 때 이제 갈아타는 거죠. 그렇게 해서 자기하고 비밀통화를 하자라고 얘기를 하는데요. 이 하산이라는 사람은 우리나라 환경을 잘 몰랐던 것 같아요. 한국 같은 경우는 IS 대원이 될 수도 있다라는 그런 가능성을 두고 단속하는 경우 거의 없거든요.]

[앵커]

그렇죠, 생각을 못 했으니까.

[김영미/분쟁지역 전문PD : 그런데 김 군한테 그런 걸 제시한 걸 보면 그 전에 많은 경험이 있었던 거 아닌가. 유럽이나 미국 젊은이들을 이렇게 유인하는 데 있어서 어쨌든 경험이 있는 사람이다라고 보입니다.]

[앵커]

하산하고 동행한 홍 씨, 그렇죠? 어떤 인물인지 파악하는 게 무척 중요할 것 같은데 혹시 취재된 게 있습니까?

[김영미/분쟁지역 전문PD : 초창기에는 30대 한국남성이라고 밝혀졌지만 지금으로써는 40대의 엄마의 지인인 어떤 선교사로 점점 얘기가 들리는데요. 그렇게 되면 이 사람이 애초에 혹시 IS 모집책이 아닌가라는 의심이 있었지만, 그분의 종교가 기독교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무슬림 모집책은 아닐 거다라는 쪽으로 기울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서 그분 오늘(19일) 하루 종일 경찰에서 조사했다고 하는데 그 조사를 지켜봐야겠지만 저희가 봤을 때는 단순히 부탁을 해서 간 것 같고 제일 중요한 게 이분도 그렇고 김 군의 부모님들도 그렇고 시리아와 터키 국경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를 못했던 게 화근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시리아, 터키 국경에 이렇게 자식들이 IS 대원들이 가기 위해 모여 월경하게 해서, 부모들이 찾기 위해서 그 국경에는 굉장히 많은 부모들이 왔다 간 곳이고 아직도 부모들이 그 자녀들을 찾기 위해서 백방으로 수소문하고 있는 곳입니다.]

[앵커]

유럽에 있는 사람들인가 보죠?

[김영미/분쟁지역 전문PD : 유럽, 미국 이런데요. 얼마 전에는 네덜란드 엄마가 딸을 구출하기 위해서 그 국경을 넘어서 IS의 수도라고 불리는 라카까지 가서 딸을 데리고 구출한 사건도 있었고요.]

[앵커]

그게 민간은, 물론 다 민간이겠습니다마는 그렇게 넘어가기가 쉬운가요?

[김영미/분쟁지역 전문PD : 넘어가는 건 쉽죠. 그런데 가서 자기가 신변이 위험할 수 있는 거죠. 그런데 엄마는 그걸 감수하고 가서 딸을 구하기 위해서 거기를 뛰어들었던 것 같고요. 이런 케이스는 아주 흔한 케이스가 아니에요.]

[앵커]

실제로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몇 번이나 있습니까?

[김영미/분쟁지역 전문PD : 공식적으로 알려진 케이스는 지금 독일에 한 건인데요. 그 경우는 가족들이 돌아오라고 눈물로 호소해서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서 아주 운 좋게 나와서 독일로 왔을 때 이 젊은이도 3년형을 받고 지금 감옥에 있거든요. 그런 걸 감수하고 다 나와야 되는 거예요. 그래서 유럽 같은 경우는 이제 IS 대원으로 가는 젊은이들을 막고자 테러방지법이라고 그래서 국적을 박탈하는 방법, 여러 가지로 그러니까 감옥에 갈 수도 있고 이런 징역을 갈 수도 있고 이런 것들이 있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이런 것들 때문에 젊은이들이 돌아오지 못한다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지금 김 군 같은 경우에는 그러면 돌아올 가능성. 아까 말씀하신 아주 극히 드문 예라도 하더라도 본인이 '나 돌아갈래'한다고 해서 그쪽에서 쉽게 '그래 알았어. 너는 마음이 변했구나, 가라' 이러기도 어려울 것 같고. 그건 굉장히 어려운 거 아닌가요.

[김영미/분쟁지역 전문PD : 그러니까 젊은이들을 IS 대원으로 자꾸 들여보내려고 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IS라는 이슬람 국가가 건재하라는 걸 보여주려고 하는 거고요. 그 이슬람 국가가 유럽의 넘어서 전세계를 지배한다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가능한 한 많은 나라의 젊은이들이 오기를 바라는 거죠. 그래서 현재 지금 90여 개국의 2만여 명의 젊은이들이 그 국경을 넘어서 간 거예요.]

[앵커]

그렇게 많이 갔나요?

[김영미/분쟁지역 전문PD : 그리고 그 부모들 또한 애타게 자녀들을 찾고 있고 또 혹은 생사를 알지 못해서 고통받고 있는 게 지금 이게 1, 2년 그러니까 하루이틀 된 게 아니라 2년 정도 된 얘기입니다, 사실은.]

[앵커]

그러면 아까 부모들이 거기 가서 어떻게든 접촉을 해서 데려온 케이스가 무척 드물다고 했지만 있었는데 뭐 데려오지 못했다 하더라도 접촉은 할 수 있는 건가 하는 궁금증이 드는데요.

[김영미/분쟁지역 전문PD : 시리아 내부에도 와이파이가 돼요. 인터넷을 하고 그래서 자신들이 시리아에서 생활하는 걸 처음에는 블로그나 아니면 자기 페이스북에 생활상 사진을 찍어서 많이 올리거든요. 그래서 이런 음식을 먹었고 오늘 이 친구랑 무슨 얘기를 했고 이런 아주 젊은이 같은 일상을 올리기도 합니다.]

[앵커]

그러면 만일에 김 군이 실제로 시리아에 넘어가서 IS에 가담한 것이라면 언젠가는 자기 생활을 그렇게 올릴 수도 있다라는 얘기가 되네요.

[김영미/분쟁지역 전문PD : 어떤 식이든지 자기가 왜 시리아에 왔고 자기가 어떤 역할을 하고 이런 것들을 부모님한테라도 아니면 가족에게 알리고 싶어할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때가 되면 좀 더 확실하게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만일에 실제로 IS에 가담한 것이라면 IS 쪽에서 그걸 또 선전용으로 권장할 수도 있겠군요.

[김영미/분쟁지역 전문PD : 당연히 선전용으로 권장하게 되고요. 만약에 거기 IS 대원으로 갔던 그 누군가가 IS에 염증을 느껴서 나와서 서방세계에 가서 IS의 이런 점을 폭로한다, 이렇게 하면 선전전에 큰 폐가 되기 때문에 그런 건 사전에 막기 위해서 아마 돌려보내지 않으려고 할 수도 있고요. 그런데 여러 가지 변수가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2만명이나 되는 젊은 친구들이 어떤 생각으로 그렇게 그건 IS의 어떤 순수한 포석, 공작, 이것에 의해서만 넘어갔다고 봐야 하나요?

[김영미/분쟁지역 전문PD : IS에 처음부터 'IS 무장전사가 되세요' 그러면 아무도 안 갈 거예요. 그런데 IS 선전술이 워낙 뛰어나서 스팸메시지처럼 무작위로 페이스북 친구라든가 아니면 친구라든가 이런 쪽에 무작위로 자기소개를 이렇게 막 올립니다. 그러면 외롭고 누군가 친구와 얘기하고 싶은 이런 10대 소년들 같은 경우에는 같이 대화를 하게 되는 거죠. 그러다 보면 조금씩 가까워지게 되고. 그렇기 때문에 가능하면 자녀분들이 페이스북에 이름도 모르는 전혀 낯선 외국인이 페이스북 친구로 등록을 신청한다고 하면 절대 당분간은 맺으면 안 된다라고 알려드리고 싶은데요. 대부분 초기에는 그런 식으로 해서 걸려들게 되고 그러다가 계속 한 달 가까이 얘기를 하면서 나는 너의 친구다. 그리고 그 나이가 친구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 나이예요. 그래서 나는 친구고 나는 너를 이해하고 나는 정말 너를 만나고 싶다, 그리고 나는 터키의 어디 어디에 산다, 꼭 나를 보러 왔으면 좋겠다, 이런 얘기들을 계속 나누면 진짜 가고 싶어지거든요, 그 나이 또래는. 그러다 보면 이제 비밀대화를 할 수 있는 그쪽으로 갈아타게 되는 거죠.]

[앵커]

사실 IS에 가담한다는 것이 우리로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어서 그런 부분은 무풍지대가 아니었나 생각을 했는데 지금 말씀 듣고 보니까, 또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지고 나니까 부모님들께서도 각별히 좀 신경을 써야 되겠다 하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군요. 그나저나 시리아하고는 저희가 국교를 맺고 있지 않기 때문에 김 군을 되돌려받는 작업을 한다 하더라도 굉장히 여러 가지 제약이 있을 것 같습니다.

[김영미/분쟁지역 전문PD : 국교를 맺었다 해도 지금 시리아 안에는 정상적으로 외교적인 역량을 행사할 수 있는 그런 게 없는, 4년씩이나 된 그 시리아 내전은…처음에 우리가 외면했을 때 그 초창기에 뭔가 국제사회가 무엇을 했으면 이런 사태까지 안 갔을 거예요. 결국은 국제사회의 외면이 지금 시리아를 이렇게 만들었고 우리가 지금 시리아 내부쪽으로 손을 쓸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앵커]

그런가요. 알겠습니다. 터키에 다시 들어가신다고 했는데, 혹시 가신 다음에도 연결이 되면 소식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김영미/분쟁지역 전문PD : 네, 알겠습니다.]

[앵커]

분쟁전문 프로듀서 김영미 프로듀서였습니다. 고맙습니다.

[김영미/분쟁지역 전문PD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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