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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사설탐정' 뒤 밟아보니…합법과 불법사이

입력 2015-01-15 21:37 수정 2015-01-16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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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는 지난해 신직업군 41개를 발표했습니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 공약 사항의 일환입니다. 그 가운데에는 민간조사원, 일명 사설탐정 양성화도 들어 있습니다. 지금은 흥신소라고 해서 사실상 불법적으로 뒷조사하는 업체들이 난립하는데요. 실종자 찾기나 도피 자산 추적 등으로 한정해서 합법화하겠다는 건데, 일부 기대도 있지만 우려도 큰 상황입니다.

먼저 국내에서 이뤄지는 민간조사 실태를 이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한 카메라 렌즈 업체입니다.

이달 초, 한 민간조사업체에 도감청 의뢰를 맡겼습니다.

민간조사업체는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007가방처럼 생긴 장비 4개를 꺼냅니다.

1억원이 넘는 첨단 장비들로 무게만 20kg이 넘습니다.

[장철훈/카메라 렌즈 업체 대표 : 해외에 수출하는 기술이 계속 유출되고 있습니다. 건물 자체에 도청기가 있어 기술이 유출된 것 같아 진위 파악을 위해 의뢰했습니다.]

한 직원이 도감청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신호 체계를 점검합니다.

[박경도/민간조사업체 직원 : 불법 주파수로 작동되는 도청기가 있으면 숫자가 정지합니다. 불법으로 작동되는 신호인지 아닌지 기기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사장실부터 시작해 200 제곱미터 사무실을 모두 살핍니다.

몰래카메라가 있는지도 확인합니다. 불법 카메라 렌즈가 설치돼 있다면 불빛이 깜박입니다.

캐비넷 위도, 화분 밑도 샅샅이 뒤집니다. 전화 수화기에도 기기를 장착해 이상한 점이 없는지 확인합니다.

수색은 1시간가량 걸렸고 총비용은 200만원입니다.

[이원업/민간조사업체 직원 : 사무실 전체 유무선 도청 여부를 다 검색했는데 도청은 없는 것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이들은 일명 사설탐정으로 불리는 민간조사원들. 개인이나 기업의 의뢰를 받아 사사로운 사건이나 사고 정보를 수집합니다.

하지만 현재로선 민간조사원의 활동 범위가 극히 제한돼 있습니다.

잃어버린 물건을 찾는 것은 허용되지만 사람의 뒤를 쫓는 것은 불법입니다.

이렇다 보니 개인정보 등을 수집하는 과정에서 부정행위가 이뤄지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지난해, 민간조사원을 양성화하기로 했습니다.

불법적인 행태를 제도권에서 관리하겠다는 취지입니다.

또 사설탐정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겁니다.

벌써 학원 등에선 관련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서울에 위치한 한 대학의 평생교육원. 30여명의 교육생이 강사의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합니다.

[이희일/강사 : A4지에 지문을 찍어놓고 분말법으로 지문이 어떻게 현출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흰 종이에 검은 분말을 칠한 뒤 필터로 보니 지문이 확연히 드러납니다.

도감청 기기를 다루는 법도 배웁니다.

[윤상근/강사 : 기업이나 가정집에 주름으로 돼 있는 커튼은 손으로 찾아도 (도청기가 있는지) 감을 느낄 수 없습니다. 그때 이것을 가져다 대는 거죠.]

또 다른 곳에선 몽타주 그리는 수업이 한창입니다.

인상착의의 특이점을 분석해 컴퓨터로 그려냅니다.

지난 한 해에만 200여명가량이 이런 교육을 받았습니다.

주부와 학생들도 있지만 전직 경찰이나 전직 수사관들도 적지 않습니다.

[전 정보기관 직원 : 이른 나이에 퇴직을 했는데 (민간조사업이) 충분히 인생을 투자해도 될 만한 분야가 아닌가 생각해 집중적으로 배우게 됐습니다.]

관련 업계는 민간조사원의 활용도가 점점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하금석 회장/대한민간조사협회 : 가출인이나 해외 도피 사범, 피해 사실에 대한 채권·채무 관계뿐 아니라 분실물 등을 찾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실종 가출인 가족을 둔 이들은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경기도 안산시 고잔역. 70대인 손향비씨는 이곳에서 10년째 전단지를 돌리고 있습니다.

[손향비/실종자 가족 : 아들을 찾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죠. 잠을 한숨도 못 자고 있어요.]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지만 큰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고민 끝에 한 심부름센터에 의뢰했지만 돈만 날렸다고 토로합니다.

[손향비/실종자 가족 : 아들 사진을 찍어오면 돈 300만원이든 200만원이든 더 주겠다고 했지만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민간조사원이) 찾아주면 얼마라도 사례할 텐데…]

하지만 현행법상 목적이 선하다 해도 비용을 지급하며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행위는 금지돼 있습니다.

민간조사원의 역할을 어디까지 확대할 것이냐를 두고 논란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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