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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졸업하면 취업에 불리" vs "오해다"…진실은?

입력 2015-01-07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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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취업을 위해 졸업을 미루는 이른바 졸업유예자들. 최근 대학들이 이런 졸업유예에 대한 조건을 까다롭게 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죠. 그 얘기는 그만큼 학교도 졸업유예하는 학생들을 별로 반기지 않는다는 얘기가 될 텐데요, 아무튼 논란이 됐습니다. 학생들은 "일단 졸업하면 취업에 불리하다"는 생각이고, 기업들은 "오해다, 그런 유불리가 없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어떤 말이 진실일지 오늘(7일) 팩트체크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김필규 기자, 졸업유예자가 그만큼 많아지면서 이렇게 이슈가 되는 건데, 어느 정도 많아지고 있습니까?

[기자]

학교를 9학기 이상 등록하고 졸업한 사람을 졸업유예 경험이 있다고 얘기하는데요, 2013년 기준으로 서울대의 경우 59.7%, 이대는 53%, 연대는 46%, 이렇게 한 해 졸업자의 절반 정도가 졸업유예자였습니다.

이 숫자도 해마다 늘어서, 2011년 8천명 정도였던 게, 지난해엔 1만5천명을 넘었습니다.

[앵커]

정말 많네요. "취업에 불이익이 있기 때문에 졸업하고 나서 취업하려고 하는 건 아무래도 어렵다" 이렇게 보는 건데, 맞을까요?

[기자]

이와 관련해 지난해 여름 연구결과가 나온 게 있습니다.

졸업유예를 한 뒤 졸업한 사람과 그냥 일반적으로 졸업한 사람들의 취업 성적을 비교한 건데요.

비정규직으로 입사한 경우가 일반졸업자 33%, 졸업유예자가 27%였습니다. 일반졸업자가 더 많았죠.

입사 후 월급은 어땠나도 봤더니 졸업 유예했던 사람이 평균적으로 26만원 더 많았고요, 대기업이나 외국계기업 등 소위 선망직장이라는 곳에 취업한 비율도 졸업유예자가 더 많았습니다.

그러니 그냥 졸업한 사람보다 졸업 유예를 했던 사람의 취업의 질이 더 좋았다, 결론 내릴 수 있는 거죠.

[앵커]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느냐에 대해 한 걸음 더 들어가봐야겠죠?

[기자]

아무래도 교내에 남아 있으면 취업에 대한 정보도 더 얻을 수 있고, 인턴이나 공모전에 참여할 기회도 재학생 신분일 때만 가능하기 때문이다라는 게 이 연구자의 설명인데요, 또 이런 중요한 이유도 있었습니다. 들어보시죠.

[양정승/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 : 또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학교를 늦게 졸업하는 것보다 학교를 졸업하고서 실업자인 상태로 노동시장에 남아있는 사람들을 기업들이 더 안 좋게 본다는 것에 대한 얘기니까…사실은 그것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가 오히려 더 큰 문제일 것이란 생각이 저는 드네요.]

[앵커]

그러니까 기업들이 졸업하고 오랜 시간을 보낸 사람에 대해 좋은 인상을 안 가질 수 있다, 이런 얘기잖아요?

[기자]

물론 기업들은 공식적으론 이런 부분에 대해 부인합니다.

보시는 게 언론 인터뷰에서 대기업 인사 담당자들이 한 이야기인데, 모두 "재학생에 대한 우대 없다" "경력만 잘 쌓았으면 졸업생에 대한 불이익 없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지난해 한 취업포털이 기업 관계자 대상으로 익명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졸업 후 공백기간이 긴 지원자들을 꺼린다는 응답이 52.8%였습니다.

그 이유로는 '적극성이 부족할 것 같다' '결격사유가 있을 것 같다' 이런 대답이 많았는데, 맞든 틀리든 기업에서 이런 생각을 조금이라도 품고 있다면 취업준비생 입장에선 신경 쓸 수밖에 없는 거죠.

[앵커]

사실 기업 입장에서 이렇게 하는 건 객관적인 것은 아니죠. 따지고 보면. 그런데 요즘 대학들이 졸업 유예하는 것에 대한 조건을 까다롭게 하는, 그러니까 졸업유예를 가능하면 못하게 하고 싶어 한다는 거잖아요. 대학 입장에선 학교 졸업생들이 취업하면 취업률이 높아져서 좋은 건데, 또 따지고 보면 졸업유예한 학생들이 취업률도 더 높고요. 그런데 왜 대학은 그걸 못하게 하느냐, 이것도 속사정이 있다면서요?

[기자]

그 부분에 대해서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를 전문가에게 들어봤는데요, 이야기 들어보시죠.

[연덕원/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 : (대학구조개혁) 평가지수 반영에서 취업률은 좀 줄어들고, 나머지 전임교원 확보율이라든지 이런 평가지표가 늘어나다 보니 어쨌든 재학생이 늘어날수록 평가지표에서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주요 대학들이 그런 부담을 느끼고 졸업유예 요건을 강화하는 것으로….]

[앵커]

그러니까 한마디로 교수 대 학생 비율이 좀 낮아야 하는데, 자꾸 졸업 유예생들이 늘어나니까 그 비율에서 불리해지고, 학교에도 별로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니까 학생들을 반겨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가 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나 교육부에서 그 부분을 강조하고 있는 과정이어서 더 그런 모습이 드러나는데요.

물론 이 부분을 학교 측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학계에선 공공연한 사실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꼭 점수 때문이 아니더라도 학교마다 졸업유예자가 많게는 1000명 가까이 되거든요.

이들이 캠퍼스에 있으면서 도서관 등 시설 차지하는 것도 학교 입장에선 신경이 쓰였던 거죠.

실제로 등록금을 내게 했더니 졸업유예자 3분의 1이 줄었다는 곳도 있었습니다.

[앵커]

대학의 낭만은 이제 점점 옛날 얘기가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렇게 취업 준비에 들어가게 되면 학교로부터도 별로 좋은 대접을 못 받는, 좀 서러운 처지가 되는 거군요.

[기자]

요즘 이렇게 졸업유예하는 학생들이 많아지자 이를 일컫는 신조어도 나왔습니다. 바로 NG족입니다.

[앵커]

NG면 방송에선 노굿인데, 무슨 뜻이죠?

[기자]

No Graduation. 졸업을 안 하고 남아 있다 해서 NG족인데, 노굿 하고도 비슷한 맥락인 것 같긴 합니다.

그동안 취준생 관련해 참 많은 신조어가 나왔죠. 사회적인 인식은 바뀌지 않는데, 대학에선 천덕꾸러기가 된 NG족들.

딱히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또 안타까운 신조어만 하나 더 추가된 느낌입니다.

[앵커]

팩트체크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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