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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가난이 부른 비만…고소득 vs 저소득 비교하니

입력 2015-01-06 21:37 수정 2015-01-06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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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은 비만과의 전쟁에 나섰습니다. 비만은 더이상 개인적인 일이 아니라 정부가 나서야 하는 사회적 병폐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문제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비만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왜 그런 걸까요. 탐사플러스가 상대적으로 소득이 많은 사람과 적은 사람을 한달동안 관찰하면서 해답을 찾아봤습니다.

심수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같은 키에 퉁퉁한 체격인 20대 후반의 두 남성.

많아도 16kg이어야 할 체지방이 모두 2배 이상입니다.

연소득이 약 4배 차이나는 이 두 사람에게 같은 병원에서 동일한 처방을 내렸습니다.

[김정연 영양사/동국대일산병원 : 일단 하루에 1800칼로리 정도 먹는다고 생각하면 되고요, 어육류가 6이면 채소 8·지방 3·우유 2·과일 3…]

[김유일 교수/동국대일산병원 가정의학과 : 예를 들어 15층이라고 하면 계단을 하루에 두세 번만 왔다 갔다 해도 (적정)활동량이 미니멈으로 딱 나오거든요.]

2주 간격으로 두 번 더 몸의 상태를 관찰하기로 했습니다.

[이규보 : (다이어트를) 막연하게 어떻게 해야 되는지 고민이 있었는데 구체적으로 알려주셔서…]

[김영구 : 해 봐야죠, 열심히 해 봐야죠.]

서울 논현동의 특허 법무법인에 다니는 변리사 이규보씨. 점심시간을 맞아 동료들과 식당으로 향합니다.

[이규보 : 이렇게 뚝배기불고기나 제육, 된장찌개, 김치찌개 위주로 먹고요.]

야근을 하는 날이 많아 저녁도 대부분 회사 근처에서 해결합니다.

[이규보 : 보통 저녁밥은 잘 챙겨먹기보다는 편의점 같은데서 간단하게 사서 먹어요. (오늘은) 샐러드 싸온 게 있어서 그거랑 먹으면 됩니다.]

비교적 규칙적인 식생활이 가능한 이씨와 달리 신인개그맨인 김영구씨는 늘 아침을 거릅니다.

[김영구 : 아침 먹는 시간이 애매해서…그 시간에 잠을 자는 게 나으니까요.]

일주일에 하루, 방송국 구내식당에서 먹는 밥이 그나마 영양식입니다.

[김영구 : 여기에 매번 먹을 수 있게 채소가 있는데, 채소를 제대로 먹는 날은 이 한끼. 다른 끼니는 뭐 시켜먹고 이러니까요.]

오후 3시부터 9시까지 2시간 간격으로 공연이 있기 때문에 오후부터 자정까지 쫄쫄이 굶기가 일쑤입니다.

[김영구 : 가끔 먹기는 하는데 시간대가 잘 안 맞고…아예 굶고 폭식을 하던지 그래요.]

새벽 1시, 냉장고에 있는 건 밥과 김치뿐입니다.

결국 치킨을 사러 가는 김씨.

[김영구 : 이 시간에 하는 가게가 24시간 하는 야식집밖에 없다보니까… 저한테는 야식이 아니라 저녁인데.]

두 사람은 운동 패턴도 사뭇 달랐습니다.

일찍 퇴근한 날이나 주말에 틈틈이 골프를 즐기는 이씨.

[이규보 : 돈이 조금 들기는 하는데, 그만큼 스트레스도 풀리고 기분이 좋아지니까…]

골프는 에너지 소비가 적다는 병원의 조언대로 근무 틈틈이 근력 운동도 병행했습니다.

하지만 김씨는 취재진이 지켜본 4주간 제대로 된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출퇴근이 따로 없어 늘 긴장한 채로 시간을 보내기 때문입니다.

[김영구 : 잠깐 쉴 때 한다든가 (하려고 해도) 규칙적으로 해야 되잖아요. 누가 부르면 바로 그쪽으로 가야 되고…]

두 사람 모두 연말을 맞아 회식과 술자리를 줄이지 못했지만 차이는 분명했습니다.

이씨는 체지방이 1kg 줄고 근육이 0.5kg 늘었습니다.

[김유일 교수/동국대일산병원 가정의학과 : 워낙 안 움직였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쉽게 이야기해서 '몸이 활동이 고팠던'거죠. 짧은 기간에도 효과를 볼 수 있는 겁니다.]

하지만 김씨의 경우 아무런 변화가 없었습니다. 전문의는 이것을 김씨 개인의 '게으름'이라고 비판하기는 어렵다고 말합니다.

[김유일 교수/동국대일산병원 가정의학과 : 소득이 적은 분들은 아무래도 고용안정이라든가 편하고 규칙적인 직업을 갖기 어렵기 때문에 체중관리가 어려워지고 비만이 되기 쉽습니다.]

취재진이 마트에서 건강 식재료를 사봤습니다.

유기농 고급 재료가 아닌, 흔히 볼 수 있는 식품입니다.

잡곡 5kg과 닭가슴살, 브로콜리 파프리카 토마토 아몬드 등 6종류를 담았을 뿐인데 66000원이 훌쩍 넘었습니다.

라면 100개를 살 수 있는 돈입니다.

한달 수입이 100만원이 조금 넘는 김씨로서는 건강식단이 사치일 뿐입니다.

[김영구 : (채소 등을) 먹어야겠다고 생각만 하지, 막상 또 구입을 하러 나가야 되고… 사놓아도 썩어서 버린 적도 굉장히 많고요.]

특히 김씨처럼 밤낮없이 일을 하는 경우 오히려 살이 찔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태석 교수/가톨릭의대 정신건강의학과 : 현실적으로 너무 바쁘다보면 (체력관리에) 신경 쓸 여력이 줄죠. 쉽게 입맛을 당기게 하는 음식에 손이 가게 돼 있거든요.]

[김유일 교수/동국대일산병원 가정의학과 : 예전에는 비만을 개인적인 문제로 '네가 관리를 못해서 그런 것'이라고 얘기를 했지만 환경의 문제가 더 크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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