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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에볼라 구호의사, 바이러스 노출 가능성…안전대책 허점

입력 2015-01-02 18:46 수정 2015-01-02 18:47

에볼라 대응 의료진 나흘만에 환자치료도중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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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대응 의료진 나흘만에 환자치료도중 노출

국내 에볼라 구호의사, 바이러스 노출 가능성…안전대책 허점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 파견된 에볼라 대응 긴급구호대중 의사 1명이 에볼라 환자를 치료하다 장갑이 주사 바늘에 찢어져 환자의 피가 피부에 닿는 사고가 발생했다.

에볼라 환자의 혈액이 점막이나 혈관 등에 직접 노출된 것은 아니어서 감염 위험은 낮지만 피부에 닿은 만큼 2차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2일 외교부와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긴급구호대 1진(총 10명)중 1명이 지난달 30일 오전(한국시간) 에볼라 환자의 피를 빼내는 치료를 하던 중 왼쪽 두 번째 손가락 부위 장갑이 찢어지고 그 부위가 주사바늘에 닿는 상황이 발생했다.

채혈 도중 갑자기 경련 증상을 보인 환자를 제어하지 못해 주사바늘에 장갑이 찢겨 에볼라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해당 의료진은 "주사에 찔리고 긁힌 것은 아니고 스친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다행히 현재까지 피부손상을 포함한 특별한 외상 및 발열, 구토 등의 에볼라 감염 증상은 없는 상황이다.

그는 관리지침에 따라 즉시 5% 염소소독 약에 30분 동안 담근 후 격리관찰 대상자로 분류됐다.

시에라리온 내 국제인력의 에볼라 위기대응을 총괄 조정하고 있는 영국 개발협력부(DFID)는 "특별한 증상은 나타나지 않으나 에볼라 바이러스에 노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의료활동을 중단하고 감염 여부를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부는 이에 세계보건기구(WHO) 측과의 협력을 통해 3일 오전 해당 의료대원을 독일로 후송 한 후 에볼라 바이러스 잠복기간(통상 21일)동안 감염여부를 면밀히 관찰하기로 했다.

정부는 현지의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따랐다며 이번 사례는 의료현장에서 발생한 돌발적인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현지 치료에 투입된 지 나흘 만에 에볼라 바이러스 노출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안전대책을 점검하고 현장교육을 보다 강화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의료진은 감염 가능성에 대비해 최소 2인 1조로 팀을 이뤄 진료실에 들어간다. 한명이 채혈 등 치료에 전념하고 나머지 한명이 환자를 고정하고 치료를 돕는 식이다.

그러나 환자가 몰릴 때나 환자의 증상이 심한 경우는 지침을 충실히 따르기 어렵거나 규정을 지켜도 바이러스에 노출될 상황이 종종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복지부 권준욱 공공보건정책관은 "이번 사례와 비슷한 경우를 통계적으로 보면 미국으로 후송이 8건, 유럽 후송이 활동중 16건"이라며 "현장에서는 환자가 몰리면 이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측면이 있고 두 사람이 한다고 해도 환자 상황이 돌발적일 수 있다. 향후 교육에서 더 세밀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근본적으로는 에볼라 치료 기술이 숙달되지 않은 상태에서 많은 환자를 돌보는 열악한 근무환경이 화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파견 의료진은 하루 평균 8시간 근무하는데 1회 치료시간이 최대 2시간을 넘지 않는다. 그만큼 업무 강도가 센 셈인데 구호대는 하루 3번 정도 진료실로 들어간다.

한 정부 관계자는 "교대 근무를 하기 때문에 우리 의료진만 더 과중한 업무를 한 것은 아니지만 에볼라 치료 자체가 작업복을 입고 벗는 것까지 신경 쓸 부분이 워낙 많아 피로가 쌓일 가능성이 크다"며 "날씨도 덥기 때문에 업무가 너무 과중한 것은 아닌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림의대 이재갑 교수는 "에볼라치료소 내에서 조절을 하고 있겠지만 숙달된 의료진이 많지 않아서 업무 과부하가 걸릴 가능성이 있다"며 "의료진이 피로하지 않도록 센터내에서 조절해야한다"고 제언했다.

대한의사협회 신현영 대변인은 "에볼라 대응 구호대와 관련해 사전에 어떤 트레이닝을 받았는지, 의사들이 얼마나 숙련됐는지 등을 알만한 구체적인 정보가 거의 없다"며 "정보를 공유해야 잘 하고 있는지 감시하거나 조언할 수 있다. 전문가 단체를 배제하고 정부 독단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문제다"고 지적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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