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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1인당 국민총소득 3만불시대…정말일까?

입력 2014-12-29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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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연말이 되면서 올해 경제성적이 어땠는지 속속 나오고 있죠. 그중 오늘(29일) 나온 1인당 GNI, 즉 국민총소득. 총소득 전망치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좋은 뜻에서 화제가 되는 것 같지는 않은데요, 내년에 3만달러를 넘길 수 있다, 이런 분석도 우선 상당히 놀랍지만 오르는 만큼 왜 내 생활에서는 체감이 안 되느냐. 남들만 돈을 버나 이런 논란입니다. 오늘 팩트체크에서 이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여기에는 분명히 이 통계에는 함정이 있다, 이런 얘기가 될 것 같은데요. 1인당 GNI가 얼마냐 하면 3만 달러, 아직 그것보다는 조금 안 되는 걸로 나왔습니다마는.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기자]

그래서 이제 내년에는 이제 오를 수 있을 것이다, 올해의 추정치가 그랬고요. 내년에 3만달러까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는 건데요.

먼저 이 국민총소득이라고 하는 GNI, 우리가 흔히 잘 알고 있는 GDP와 함께 한 나라의 경제수준을 볼 수 있는 지표로써 가장 많이 쓰이는 그런 지표인데요.

한해 동안 생산활동에 참여했던 가계나 기업, 정부가 그 대가로 벌어들인 돈을 다 합친 액수를 말합니다.

꼭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 나가 있는 이들의 소득까지 다 합쳐 구매력을 판단해 보겠다는 거죠.

이걸 인구수로 나눈 게 1인당 GNI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1970년에 255달러로 시작해 25년 만에 1만 달러, 12년 만에 2만 달러, 그리고 예상대로라면 8년 만인 2015년에 3만 달러를 돌파하는 겁니다.

상당히 놀라운 속도인 것은 맞습니다.

[앵커]

금융위기 이후에 계속 경제가 안 좋다. 그렇죠? 그래서 이런 통계가 와닿지 않는 그런 부분들이 우선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까 8년만, 10년만 이렇게 얘기했지만 언제 이렇게 성장을 했느냐 하는 생각이 우선 들잖아요.

[기자]

최근 성장을 이렇게 숨 가쁘게 성장을 한 비결은 명확합니다.

내년에 3만달러를 돌파할 거라고 예상했던 경제연구원의 박사 이야기 들어봤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이준협 실장/현대경제연구원 : 환율 효과가 크다 보니까 그렇겠죠. GNI라고 하는 게 특성상 환율의 영향을 워낙 많이 받다 보니까, 특히 최근에 원화 강세가 많이 되었잖아요? 그런 것들이 반영되는 측면이 있고…]

1인당 GNI는 한국은행에서 매년 3월 발표합니다. 이번엔 그 예상치를 경제연구원에서 내놓은 거죠.

한국은행에서 집계할 때는 원화로 집계를 하는데요. 이걸 보면 2010년 이후에 쭉 이제 상승폭이 그다지 높지 않다가, 이 노란 부분입니다. 심지어 이렇게 2790만에서 2780만으로 떨어진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옆에 달러화 기준으로 보면요. 훨씬 더 상승한 폭이 가파른 것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게 바로 2010년 달러당 환율을 좀 봐야 하는데요. 그때 환율의 차이 때문에 이런 기울기의 차이가 발생하는 건데, 2010년에는 환율이 1156원이었던 게 매해 조금씩 조금씩 떨어져서 2014년에는 1052원으로 된 겁니다.

이렇게 강세된 원화가치로 계산을 하니까 달러 기준으로 1인당 GNI 3만불시대가 금세 오게 된 거죠.

[앵커]

환율 때문에 생긴 착시현상이다, 이렇게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기자]

우선적으로는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예전에 왜 IMF 때 등등 해서 우리가 환율에는 굉장히 민감한데, 따라서 통계를 어느 것으로 원화 베이스로 하느냐, 달러화 베이스로 하느냐에 따라서 굉장히 차이가 나잖아요. 그래서 생긴 착시현상이라는 것이고 1인당 3만달러면 지금 환율로 하면 한 3000만원 정도 됩니다, 조금 넘는데. 그걸 이제 만일에 이제 4인가족 기준으로 한다면, 하기는 요즘은 단독가구도 많이 있습니다마는 4인 기준으로 하면 1억 2000만원이 되잖아요. 굉장히 많은 돈인데, 그래서 이 부분에서 더 괴리감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기자]

바로 그 부분에 있어서는 GNI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를 봐야 합니다. 가계가 번 돈, 기업이 번 것, 정부 수입 다 합쳐서 국민총소득이 되는 건데, 이중 우리나라에서 가계가 가져가는 비중은 61% 정도입니다.

나머지는 기업과 정부가 번 돈이니까, 1인당 GNI가 3만 달러라고 해서 정말 이게 다 국민들 손에 쥐어지는 것은 아닌 거죠.

[앵커]

그런데 가계가 지금 61.1%로 그나마 이 중에서 큰 부담을 차지하고 있기는 있으나 다른 나라하고 비교해서 다른 나라의 국민총소득에서 가계가 차지하는 비율과 우리가 차지하는 비율은 따지고 보면 우리가 더 낮을 것 같습니다. 특히 요즘은 기업은 돈 벌지만 가계는 못 벌고 있다고 얘기하니까.

[기자]

일단 선진국과 비교하면 국민총소득에서 가계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분명 적은 편입니다. 미국이 74.2%, 영국 69%, 일본이 64.2%입니다.

OECD 국가 중에서도 우리나라가 25개국 가운데 18위였으니까, 평균에서도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었죠.

이 가계가 가져가는 비중은 너무 적고 기업이 가져가는 비중이 조금 크다, 이런 지적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이건 벌어들인 돈을 이것 빼고 저것 빼고 해서 가계로 나누면 이런 게 단순하게 나올 수도 있겠으나 다른 지표도 있죠? 그러니까 실제로 가계가 쓸 수 있는 돈이 얼마나 되느냐. 그렇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요즘에는 부채 같은 거 안고 있어도 부채도 자산이라고 하는데 그런 거 다 빼고 내가 쓸 수 있는 돈이 얼마냐를 따져보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 같은데.

[기자]

그런 부분을 체크하기 위해서 나온 지표가 바로 1인당 PGDI라고 하는데요. 1인당 처분가능 소득이라는 다소 어려운 말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거 쉽게 생각합시다. 가계 총 가능소득 그러니까 한 집에서 처분가능한 거. 내가 쓸 수 있는 돈, 내가 쓸 수 있는 소득 그게 얼마냐, 그걸 본다는 거죠. 그러니까 PGDI가.

[기자]

네, 그렇습니다. 그걸 좀 이제 계산을 조금 더 해 보면 이 가계부분, 1인당 국민총소득에서 차지했던 가계부분에서 세금이나 연금 같은 부분을 빼고 정말로 말씀하신 대로 소득부분에서 이제 정말 내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소득 부분만 보자 해서 나온 그런 지표입니다.

이걸로 보면 2013년에 조금 전 제가 보여드린 1인당 GNI, 2만 6000달러였지 않습니까? 총소득으로 따지면요. 그런데 1인당 PGDI, 쓸 수 있는 돈은 어떻게 되느냐? 1만 4690달러까지 떨어집니다.

[앵커]

거의 절반으로 떨어지네요.

[기자]

그러니까 1만달러 이상 차이가 이렇게 나게 되는 겁니다.

[앵커]

우리돈으로 치면 한 1500만원 정도, 이걸 환율로 치면요. 그렇죠? 그런데 1인당 3000만원이라고 했을 때하고는 완전히 차이가 나는 그런 상황이군요.

[기자]

여기서 또 하나의 문제가 발생하는데요, 그건 바로 두 지표 간의 증가속도 차이입니다. 1인당 GNI가 증가했던 속도만큼, 1인당 PGDI가 증가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2009년만 해도 둘 사이의 격차가 6천달러 정도 밖에 안 됐는데 점점 격차가 커지더니 2013년에는 1만1500달러까지 차이가 벌어지게 된 거죠.

그러니 우리 국민총소득이 늘었다고 해서 꼭 가계가 손에 쥘 수 있는 몫까지 함께 늘었다고 볼 수 없는 거죠.

[앵커]

이 차이가 점점 벌어진다는 건 그만큼 뭐랄까요. 쓸 수 있는 돈은 조금밖에 안 늘어났고 다시 말해서 여러 가지 가계빚도 있고 등등 해서. 그런데 저건 그만큼 기업들은 더 많이 벌었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테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저희가 두 가지 문제를 짚어봤습니다. 그러니까 환율에 의한 착시현상 하나하고 또 하나는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으로 치자면 그렇게 많지 않다, 가계로 돌아가는 건 얼마 안 된다, 이런 얘기가 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한번 조금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지금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수출에 기댄 성장이 한계가 있는 만큼 내수가 참 중요하다는 점. 여러모로 계속 강조가 되고 있지 않습니까?

이 그림에서 보시는 것처럼 가계소득이 조금 늘고 또 쓸 돈이 잘 공급이 돼야지 내수도 살아난다는 점, 1인당 GNI 3만불시대를 앞두고 모든 경제주체들이 다시 한번 잘 떠올렸으면 하는 그런 바람입니다.

[앵커]

팩트체크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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