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 2부의 문을 엽니다.
'바보'. 오늘(22일) 앵커브리핑이 고른 단어입니다.
매년 사자성어로 한해를 정리하는 교수신문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지록위마’를 꼽았습니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한다...유난히 올해 유행처럼 회자되었던 말이었지요. 추천위원인 곽복선 경성대 교수가 이런 말을 했더군요.
"수많은 사슴들이 말로 바뀐 한해였다. 온갖 거짓이 진실인 양 우리 사회를 강타했다"
사슴을 보고 말이라고 하는 것이 지록위마일 진데 그렇다면 사슴을 말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무엇이라고 할까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일본의 비속어 중에 '바카' 즉 바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자를 살펴보니 '사슴 록(鹿)' 자에 '말 마 (馬)'자를 쓰더군요.
이 바카의 어원은 산스크리트어 유래설 등 여러 설이 있긴 하지만 바로 이 '지록위마' 고사에서 비롯됐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즉 사슴을 일컬어 말이라고 하는 사람이 '바카' 즉 '바보' 라는 이야깁니다.
이제는 많이 알려진 '지록위마'의 고사는 사마천 <사기>에 기록돼 있습니다. 진시황이 죽자 환관인 조고가 어린 황제를 앞세워 실권을 장악했고 황제에게 사슴을 바치며.. 말이라고 거짓말을 했다지요. 간신이 윗사람을 농락하며 권세를 휘두르거나. 흑백이 뒤바뀌고 진실이 가려지는 상황을 뜻합니다.
2014년 대한민국에 이 지록위마의 공식을 대입해봅니다.
"담뱃값은 올렸지만 다 국민건강 때문이다"
"내리라곤 했지만 비행기를 돌리라곤 안했다"
그리고
"56조 부채는 남겼지만 실패한 자원외교 아니다"라는 이야기까지…
인터넷과 SNS에는 이렇게 이 지록위마 시리즈가 돌고 있더군요.
실제로 수원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정치개입은 맞지만 선거개입은 아니다' 라고 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 관련 법원 판결에 대해 '지록위마의 판결' 이라고 비판해 징계를 받기도 했습니다.
"지록위마" 혹은 "바보"…
내가 보기엔 분명히 '사슴' 같은데 사슴을 가리켜 '말' 이라고 하니…그렇다면 내가 바보인가…국민은 헷갈리기만 합니다.
그리고 다가올 2015년 새해는 또 다시 지록위마의 시절이 될 것인가… 여러분께서는 어떻게 예상하시는지요?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