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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우 김혜자 "소녀답다? 칭찬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입력 2014-12-18 22:03 수정 2016-03-0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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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목요일 뉴스룸 2부. 오늘(18일) 또 한 분의 반가운 손님을 스튜디오로 모셨습니다. 이분을 어떻게 소개해드릴까, 고민을 좀 했습니다. 잘 몰라서가 아니라 많은 분들이 너무나 잘 아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국민 엄마' '한국의 어머니상'이라는 수식어가 늘 붙지만, 글쎄요, 그동안 출연한 작품들을 떠올려보면 그런 수식어만으로는 이 분을 다 설명할 순 없을 것 같습니다.

배우 김혜자 씨가 오늘 스튜디오에 특별히 나와주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혜자/배우 : 안녕하세요.]

[앵커]

너무 정정하게 인사를 드리니까 제가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뉴스가 막 돌아가다가 지금 굉장히 정신없는 뉴스들이 많이 있었는데. 갑자기 푸근해지고 이렇습니다.

[김혜자/배우 : 그랬으면 좋겠어요.]

[앵커]

저도 좀 쉬었으면 좋겠습니다.

[김혜자/배우 : 네, 맞아요.]

[앵커]

국민엄마라고 부르는데 제가 좀 쑥스럽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배우분이나 가수나 국민자 붙이는 걸 저는 개인적으로 좋아하지는 않는데.

[김혜자/배우 : 저도 정말 안 좋아해요.]

[앵커]

너무 강요하는 것 같아서요.

[김혜자/배우 : 국민엄마한테 큰일 날 것 같아.]

[앵커]

부담스러우신가 보죠, 일단.

[김혜자/배우 : 부담스럽죠.]

[앵커]

오늘 굉장히 바쁘셨다면서요.

[김혜자/배우 : 네, 저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라는 영화에 나왔거든요.]

[앵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김혜자/배우 : 이제 개봉날이 얼마 안 남았어요. 그러니까 홍보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서 홍보를 해야 되잖아요.]

[앵커]

여기저기 프로그램에 나오셨군요.

[김혜자/배우 : 그러느라고 정말 지쳤어요. ]

[앵커]

그러면 저희가 괜히 모신 것 같은데요.

[김혜자/배우 : 왜 그러세요. 정말 영향력 있고 그런 프로그램에 선생님하고 하면 좋은데 싱싱한 얼굴로 나타나야 되는데 너무 피곤해서 죄송해요.]

[앵커]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1박 2일도 나가신다고 들었습니다.

[김혜자/배우 : 아니. 런닝맨?]

[앵커]

런닝맨. 제가 잘못 들었군요.

[김혜자/배우 : 비슷한 거잖아요.]

[앵커]

런닝이 되겠습니까, 혹시.

[김혜자/배우 : 그래서 런닝맨을 뛰는 곳인데 나가서 뭐하냐 해서 나갔는데 뛰지도 않고 재미있게 했어요.]

[앵커]

이미 녹화는 하셨군요. 아무튼 오랜만에 뵈니까 반갑습니다.

[김혜자/배우 : 저도요.]

[앵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어떤 영화입니까?

[김혜자/배우 : 현실을 그대로 그린 영화예요. 미국 사람이 원작인데요. 그러니까 가장이 실직해서 아니면 사업이 망가져서 집을 나가버리고 그 조그만한 자동차 안에서 남매가 살아요. 그러니까 참 얼마나 힘들겠어요. 그렇게 사는 애가 자기 집에서 생일파티를 하겠다고 떠들었어요. 그걸 지키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집을 살까 그러다가 평당 500만원이라고 복덕방 앞에 써 있는 걸 보고 저기가 분당 옆인가 그래서 500만원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생각해낸 게 어떤 개를 찾아주는 500만원 준다는 현상금 붙은 걸 봤어요. 그래서 자기네들도 그걸 하려고 해요, 개를 훔쳐서 현상금을 받으려고 ]

[앵커]

이거 계속 이렇게 다 말씀하시면 주연배우가 스포일러가 되는 그런 현상이.

[김혜자/배우 : 그런데 얘기해도 아무 상관없어요. 영화가 너무 아기자기 재미있고 꼬마들이 어찌나 잘하는지요.]

[앵커]

아역배우들이 한 3명이 나오는데 굉장히 잘한다면서요.

[김혜자/배우 : 맞아요. 저 물 좀 마실게요. 저는 아이들이 그렇게 잘하는지 몰랐어요.]

[앵커]

요즘 아이들은 연기를 잘하더라고요.

[김혜자/배우 : 그냥 어른이에요. 완전히 수준이. ]

[앵커]

우는 연기도 그렇게 잘하고.

[김혜자/배우 : 우는 연기를 하는 게 아니고 진짜 슬퍼서 울더라니까요. 그래서 어머, 세상에. 깜짝깜짝 놀라요. ]

[앵커]

아이들이어서 감정이입이 잘 되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김혜자/배우 : 그런가 봐요. 그리고 얘기가 원체 발랄해요. 그리고 아주 순한 얘기. 요새 진짜 뉴스에 험한 게 너무 많잖아요. 순한데 순하면 재미없을 것 같잖아요. 순한데 엄청 재미있고 오늘 처음으로 시사회를 했어요. 그래서 내가 보고 누가 물으면 재미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저는 어젯밤에 막 기도를 했어요. 제발 영화가 잘 만들어져서 그런데 영화가 이상하면 어떻게 홍보를 하겠어요.]

[앵커]

양심상 그럴 수도 없고.

[김혜자/배우 : 못 하죠, 아무리 내가 했어도 그냥 괜찮아요. 이렇게 하지 재미있다고 어떻게 하겠어요.]

[앵커]

굉장히 신나하시는 것 같아요.

[김혜자/배우 : 진짜 그래요. 저만 너무 늙지 나와요. 사실 늙었지만 어머, 마귀할멈 같다, 내가 그랬어요.]

[앵커]

그런데 좀 까칠한 역으로 나오신다면서요.

[김혜자/배우 : 까칠해도 얼굴이 마귀할멈일 필요는 없죠. 그런데 너무 적나라하게 나왔더라고요. 그래서 어머, 세상에 어떻게 하면 좋은가 했는데 영화는 좋아요.]

[앵커]

그래요. 그 말씀 들으니까 지난번에 한석규 씨가 나와서 배우는 나이 들어가는 걸 기다리는 직업이라고 하는데

[김혜자/배우 : 그렇나, 그분은. 그러니까 나이들어가는 만큼의 그런 역할이 있기를 기다리죠. 자기 나이만큼 하는 게 어떻게 하겠어요. 늙는 걸 어떻게 할 수가 없잖아요.]

[앵커]

어찌 보면 김혜자 선생님께서는 행운이실 수도 있죠.

[김혜자/배우 : 그럼요, 얼마나 감사하는데요. ]

[앵커]

영화 기대를 많이 하겠습니다. 지난번에 마더 나오신 다음에 5년 만에 나오신 거라면서요, 영화에는. 드라마도 잘 안 하셨고.

[김혜자/배우 : 여기에서 청담동 살아요 하고 안 했어요.]

[앵커]

그리고 안 하셨잖아요.

[김혜자/배우 : 네. ]

[앵커]

왜 이렇게 안 하셨나요.

[김혜자/배우 : 제가 잘 감당할 만한 게 없더라고요. 그리고 영화는 TV하고 달라서 돈 내고 와서 보는 거잖아요. 연극도 그렇고 그런데 TV하고 좀 다른 걸 해야지 비슷한 걸 하면 저도 우선 재미가 없고 그래서 마더가 하도 여러분들의 관심을 가져주셔서 다음 작품하기가 좀 힘들었었어요.]

[앵커]

그때 봉준호 감독이 마더 연출했고 캐스팅할 때 한 5년 동안 설득해서 겨우 모셨다고.

[김혜자/배우 : 그건 저를 정말 세뇌시켜서 아들을 위해서는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는 게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고 저는 사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게 엄마 같아요.]

[앵커]

이번 작품에는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까? 감독이 설득하는 데.

[김혜자/배우 : 그렇게 긴 시간 그렇게 하지는 않으셨지만은 제가 오스카라는 연극을 하고 있을 때 몇 달 전부터 오셔서 책을 주시고 그래서 연극 끝나고 하느라고 제가 제일 싫어하는 한여름에 찍었어요.]

[앵커]

두 가지 철칙이 있으시다면서요? 하나는 겹치게 출연을 하지 않는다.

[김혜자/배우 : 그건 못하죠. ]

[앵커]

다른 하나는 여름에 출연하지 않는다.

[김혜자/배우 : 땀이 너무 나서 다른 사람한테도 폐 끼치고 나도 너무 싫고.]

[앵커]

그러면 추울 때 매일 하십니까? 그렇게?

[김혜자/배우 : 네, 가을서부터 한 5월달까지. ]

[앵커]

이번 영화는 여름에 찍으셨을 거 아닙니까?

[김혜자/배우 : 그랬어요. 그래서 스태프분들이 얼마나 회의가 어떻게 하잖아요. 시원하게 해 주나 얼음을 갖다가 매일 이렇게 해서 여기다가 뒤에서 해 주고요. 정말 이 자리를 빌려서 스태프 여러분들 정말 감사해요. 시원하게 해 주시느라고. 그런데 왜 이렇게 재미있어, 지금 선생님 보니까.]

[앵커]

저를요?

[김혜자/배우 : 네. 되게 깍쟁이인데 나한테는 안 그러시니까. ]

[앵커]

제가 왜 깍쟁이입니까?

[김혜자/배우 : 몰라. 나는 뉴스 보니까 깍쟁이 내가 속으로 이러는데요.]

[앵커]

김혜자 씨한테 누가 깍쟁이처럼 굴겠습니까?

[김혜자/배우 : 감사합니다. ]

[앵커]

옛날 얘기는 별로 하고 싶지 않으시죠?

[김혜자/배우 : 그러면 또 지금 뭐 하냐고 그러려고 그러죠?]

[앵커]

아니요. 꼭 그렇지는 않고요.

[김혜자/배우 : 지금은 영화 시사회 보고 왔어요. ]

[앵커]

아니요,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을 그런 기억을 떠올리는데 저희가 얼마 전에 무함마드 알리하고 조지 포먼이 싸웠던 40년 전의 경기를 잠깐 방송을 했었어요.

[김혜자/배우 : 그래요? ]

[앵커]

무하마드 알리 하면 저는 김혜자 선생님을 떠올리기 때문에 그때가 70년대인가, 80년대 무하마드 알리가 왔을 때 MBC 스튜디오에 왔을 때 많은 여자 연기자들이 가서 이렇게 반겨했는데 김혜자 선생님께서만 매우 시큰둥했다는 것을 크게 뉴스가 됐던 것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김혜자/배우 : 시큰둥하지는 않고 그냥 어머, 저 사람이 알리구나 그냥 그거지. 내가 어떻게 해요. 그냥 툇마루에 앉아서 그냥 앉아있었지 뭐. 적극적인 성격이 아니니까. 호기심은 있었죠.]

[앵커]

그런데 사실 그렇게 막 쫓아갔던 여배우들이 구설수에 올랐거든요. 너무 심했다고 그런데 r

[김혜자/배우 : 지금은 흉도 아닐 텐데.]

[앵커]

모르겠습니다.

[김혜자/배우 : 그렇죠. 진짜 깍쟁이 같아, 모르겠대. ]

[앵커]

이거 제가 오늘 어떻게 대해 드려야 될지 잘 모르겠는데.

[김혜자/배우 : 아니에요, 하세요. 선생님대로 하시는 게 좋아요.]

[앵커]

다음 질문을 잊어버렸습니다. 뭐라고 드릴지. 김혜자의 신발 끄는 소리라는 수필이 있더군요.

[김혜자/배우 : 어디예요?]

[앵커]

그런 수필이 있습니다. 제가 보니까 김혜자가 신발을 끌며 마당을 걸어나가는 장면. 여기에서 그 신발 끄는 소리에 김혜자 씨의 진가를 확인했다. 그 신발 끄는 소리에서 초조함, 반가움, 기다림. 이런 것을 다 느낄 수 있었다.

[김혜자/배우 : 누가 그런 걸 쓰셨어요?]

[앵커]

그건 제가 한번 찾아보겠습니다.

[김혜자/배우 : 어머, 대단하시다. 너무 감사하고.]

[앵커]

그 연기가 그만큼 자연스러운 걸까요? 아니면 계산된 연기인가. 어떻게 봐야 될까요?

[김혜자/배우 : 저는 솔직히 계산은 잘 못해요. 사실 실생활도 그렇고 연기도 그냥 그 여자가 되는 거지 무슨 여기에서 이렇게 해야 되겠다. 그런 계산은 정말 할 줄 몰라요.]

[앵커]

그러실 것 같습니다.

[김혜자/배우 : 네. 진짜. 그러니까 왜 나갔는지 모르지만 신발 찍찍 끌면서 나갔겠죠. 그런 데도 아무 표현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앵커]

대개 나이가 이렇게 지긋해지시면 아줌마라는 그런 호칭과 함께 억셈, 이런 것들이 떠오르지 않습니까?

[김혜자/배우 :: 나이 들면 억세진다고요?]

[앵커]

네, 그렇게들 흔히들 얘기하는데 늘 소녀 같으십니다, 이렇게 뵈니까.

[김혜자/배우 : 그런데 그게 칭찬이에요? ]

[앵커]

네.

[김혜자/배우 :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저게 아마 소녀 같다는 게 아마 칭찬이 아닐지 몰라. 지금 나이가 몇 살인데 소녀 같다는 게...그런 면도 있겠지만 이제 잘 모르겠어요. 하여간 나쁜 말은 아니죠, 그렇죠? 나이 든다고 억세진다는 건 조금 동의할 수 없고요. 좀 말이 많아지고 약간 좀 수치심이 없어져요. 그래서 말을 하면 조심해서 하고 여기면 됐다 이러는데 지금은 자꾸 말을 하더라고요, 제가. 그래서 아니, 내가 왜 이렇게 말이 많아지지.]

앵커: 인터뷰 하기에는 무척 편해지셨습니다.

[김혜자/배우 : 이제 혼자하세요. 저는 가만히 있을게요.]

[앵커]

아까 수필 쓴 분이 소설가이신 윤대녕 씨였습니다.

[김혜자/배우 :: 너무 감사하네요.]

[앵커]

그걸 아직 못 읽어보셨군요.

[김혜자/배우 : 어디 있는지 모르니까. ]

[앵커]

저희가 찾아서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딱 한 장면만 보고도 사람들한테 그렇게 인상 깊은 연기를 해 주시는 분이니까 아마 그런 얘기가 나왔겠죠.

[김혜자/배우 : 감사해요. 정말 감사해요. 그렇게 섬세하게 봐주셔서.]

[앵커]

그러게요. 이번 영화가 아무튼 김혜자 씨 연기에 분수령이 되기를 좀 기대하고요. 더 말씀을 나누고 싶은데 시간이 다 되어서 제가 깍쟁이처럼 끊어야 될 것 같습니다.

[김혜자/배우 : 괜찮아요. 너무 감사해요.]

[앵커]

오늘 나오셔서 고맙습니다.

[김혜자/배우 : 저도 감사합니다.]

[앵커]

다음에 또 기회가 있으면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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