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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보고보다 서면보고 선호 … 박 대통령 오랜 스타일

입력 2014-12-18 01:44 수정 2014-12-19 09:42

비선 논란 부른 대통령 업무 방식
보고서 읽다가 궁금하면 전화
수석들도 독대할 기회 많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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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 논란 부른 대통령 업무 방식
보고서 읽다가 궁금하면 전화
수석들도 독대할 기회 많지 않아

대면보고보다 서면보고 선호 … 박 대통령 오랜 스타일2007년 박근혜 옆 안봉근  박근혜 대통령이 2007년 11월 30일 전남 무안군에서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첫 지원 유세를 하고 나오면서 선거 홍보물을 쳐다보고 있다. 박 대통령 오른편 뒤쪽에 안봉근 청와대 제2부속비서관이 서 있다. 당시에는 수행부장이었다. 오른쪽은 경호원. [중앙포토]


"주로 보고서를 보시다가 궁금한 게 있으면 전화로 물어보신다."

 장관이나 청와대 참모에게 "박근혜 대통령에게 대면보고를 하느냐"고 물으면 십중팔구 돌아오는 답이다. 국무회의나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 같은 공식 회의 등을 제외하곤 대통령을 직접 만나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수개월 전 임명된 A장관은 아직도 박 대통령에게 대면보고를 못했다. 그는 "대통령은 늘 바쁘시다"며 "국무회의나 공식 행사 때 하고 싶은 말을 한다"고 말했다. 지난 6월 12일에 발탁된 청와대 B수석도 한동안 대면보고를 못하긴 마찬가지였다. B수석은 청와대에 들어와 한 달여 동안 박 대통령을 따로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 일부 수석은 재임 중 대통령을 독대하지도 못하고 그만둔다는 얘기도 있다.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은 지난 2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홍경식 전 민정수석은 대통령을 독대할 기회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홍 전 수석은 지난해 8월부터 올 6월까지 10개월 청와대 생활을 했다.

 세월호가 침몰한 4월 16일은 대통령이 대면보고를 얼마나 기피하는지를 보여 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박 대통령은 이날 21회(국가안보실 10회, 비서실 11회) 보고를 받았지만 서면과 전화였을 뿐 대면보고는 없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은 "대통령이 장관과 참모들을 자주 만난다"고 항변한다. 하지만 역대 정부와 비교했을 때 가장 불통 논란이 요란한 이유는 바로 이런 대통령의 스타일 때문이다.

 입법부의 수장인 정의화 국회의장은 지난 6월 "언제든 대화할 수 있도록 핫라인을 개설하자"고 요청해 박 대통령에게서 전화번호를 받았다. 그러나 두 번 통화 시도를 했지만 모두 전화기가 꺼져 있었다고 토로했다. 새누리당 상임고문인 C 전 의원은 "지난 1월 30여 명과 함께 만났을 때 모두 덕담만 하길래 따로 3~4명이 만나 박 대통령에게 고언을 하고 싶었는데 청와대가 거부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비서관 3인(이재만 총무·정호성 1부속·안봉근 2부속비서관)이 비선(秘線) 실세로 지목된 것도 박 대통령의 오랜 습관 때문이란 지적이 많다.

 박 대통령은 의원 시절 이들을 통해 다른 의원들과 접촉해 왔는데, 이게 청와대까지 이어지면서 오해를 불렀다는 얘기다. 여권 관계자는 "과거 대통령들은 부속실에 '아무개 장관 연결하라'고 한 뒤 대통령이 직접 장관에게 지시했다"며 "하지만 박 대통령은 메시지 전달을 세 비서관에게 맡기다 보니 비서관이 장관에게 지시하는 모양새가 된다"고 했다. '문고리 권력'이란 소문이 퍼지게 된 이유다.

 박 대통령이 관저 근무를 선호하는 것도 소통의 어려움과 연관될 수 있다. 청와대에는 본관 2층, 관저, 비서동(위민관), 지하벙커(지하별관) 등에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데 박 대통령은 공식 일정이 없으면 관저 집무실을 자주 이용한다고 한다. 이동시간 등을 절약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여권 관계자는 "관저가 업무공간은 맞지만 사적인 생활공간이란 의미도 있는 만큼 본관보다 대면보고가 어렵지 않겠냐"고 했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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