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물고문에 성고문까지…미국의 정보기관이 테러를 막겠다는 명분으로 자행해온 고문의 실태를 담은 의회보고서가 내일(10일) 공개됩니다. 인권국가라는 미국의 이미지에 타격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워싱턴에서 이상복 특파원입니다.
[기자]
2001년 9·11 테러 후 약 8년간 미국 중앙정보국 CIA는 테러 용의자 100여 명에 대해 가혹한 고문을 가했습니다.
죽기 일보 직전까지 물고문을 했는가 하면 노골적인 성고문도 일삼았습니다.
잠을 안 재우거나 비좁은 독방에 가두는 건 기본. 더 캐낼 정보가 없는데 고문을 위한 고문이 자행되기도 했습니다.
미 상원이 내일 공개할 실태 보고서에 담긴 내용입니다.
9·11 테러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이번 보고서는 정보기관의 도덕성에 심각한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보고서 공개 후 세계 곳곳에서 반미 테러가 벌어질 가능성이 제기되자 미 국방부는 경계 태세 강화를 지시했습니다.
[조시 어니스트/백악관 대변인 : 보고서가 공개되면 전 세계 미국 시설과 사람들이 심각한 위협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유엔 인권결의안 추진으로 궁지에 몰린 북한 역시 미국의 인권 실태에 대해 역공을 취할 걸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고문이 자행됐던 시기에 재임했던 부시 전 대통령은 CIA를 오히려 옹호하고 나섰습니다.
[조지 W 부시/전 미국 대통령 : 우리가 CIA에서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직원을 갖고 있다는 것은 큰 행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