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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침용 땅굴이다" "근거없는 허구"…현장에 가보니

입력 2014-12-09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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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도 양주에서는 땅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일부 시민단체가 북한이 남침용으로 파놓은 굴이라고 주장했는데요. 국방부가 검증을 하고 땅굴은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이 단체들은 국방부 조사 결과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땅 속에 뭐가 있을까요? 밀착 카메라 강신후 기자가 들여다 봤습니다.

[기자]

네, 여기는 경기도 양주시입니다.

저 옆을 한 번 보실까요?

한 민간 단체에서 북한이 남침을 위해서 파놓은 땅굴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논란이 되자 군 당국에서도 시추 작업을 벌이는 등 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는데요.

도대체 어떤 근거를 가지고 이곳이 북한이 파 놓은 땅굴이라고 주장하는 건지 가서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남침 땅굴을 찾는 이 단체는 올해 5월부터 굴착 작업을 벌였습니다.

이곳이 북한 땅굴이라고 주장하는 단체의 본부가 차려져 있습니다.

보시면 지하 22m를 이렇게 파놨습니다.

이 작업을 어떻게 했냐 하면 포크레인에 이 고리를 걸어서 이런 나무판을 타고 내려가서 했다고 합니다.

이런 시설들은 정식으로 허가를 받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상당히 위험했을 법한데요.

또 다른 장비들을 보실까요?

이런 드릴 3개를 이용해서 무려 6개월을 팠다고 합니다.

또 곳곳에 CCTV를 설치해서 이 안에서 당직을 돌아가면서 24시간 동안 외부인을 감시한다고 합니다.

또 지질조사를 위한 시추작업을 한 곳인데요.

저녁 때는 혹시 사람소리가 들릴 수 있다며 이곳에 핀 마이크를 설치해서 줄을 내려보내서 녹음까지 한다고 합니다.

[김진철/남침 땅굴을 찾는 사람들 대표 : 작년 12월에 이 지역 주민들이 저희들에게 땅굴제보를 했어요. "폭음 소리를 들었다" 그런 소리를 듣고 (이 지역을 탐문했어요.)]

도대체 지하 내부에 뭐가 있길래 이 단체에서는 이곳이 북한의 땅굴이라고 주장하는 걸까요.

제가 직접 내려가보겠습니다.

가장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둘러보면 특이사항은 없는 것 같은데 어디를 봐서 여기가 북한의 땅굴이라는 건가요?

[김성식/남침 땅굴을 찾는 사람들 본부장 : 이 마사석이 자연석일 때는 굉장히 강합니다. 근데 이건 너무 약하고요. 이게 자연에서는 이렇게 균일하게 나올 수가 없는 지질층인데 점토도 그렇고. 그렇지만 이렇게 골고루 퍼져있고 균일하게 돼있지는 않습니다. 인공적인 것이 확 티가 나는 거죠.]

결국 이곳이 인공적인지 아니면 자연적으로 된 건지 또 다른 전문가들의 얘기를 들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의 의견도 분분합니다.

[장윤희/경기도 양주시 광산동 : 이북이 가까우니까 땅굴 이번이 처음이 아니잖아요. 땅굴이라고도 반신반의하긴 하는데 믿어져요.]

[윤채란/경기도 양주시 광산동 : 모르겠어요. 누구말이 맞는지 모르겠는데 시끄러운건 자꾸 저기서 터지는 소리가 나니까 그거 때문에…]

북한의 땅굴이 퍼져 있다고 주장하는 단체의 본부에서 한 500여 m 정도 떨어진 곳입니다.

이 곳에도 북한의 땅굴의 흔적이 있다고 주장을 했었습니다.

이 때문에 군 70여 명의 병력이 이곳에 투입돼 보시는 것과 같은 코어기와 시추장비를 동원해서 5일간 조사 작업을 벌였습니다.

그러나 국방부는 이 곳을 조사한 뒤 지난주 금요일 남침 땅굴이 아니라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조보근/국방부 정보본부장 : 일반지층에서 식별되는 자연암석으로 판명됨에 따라 근거없는 허구임이 입증되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를 제기한 단체는 이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합니다.

[이창근/남침땅굴 민간대책위원회 단장 : 우리가 전자 장비 카메라로 내시경으로 공동 촬영하겠다고 얘기했는데도 불구하고, 시추공을 살려주지 않고 다 매립했습니다.]

취재진은 전문가와 함께 직접 지하 현장을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또 다시 내려왔습니다.

쟁점이 됐던 부분을 전문가와 하나하나 따져보겠습니다.

교수님, 여기 보시면 저쪽에서 주장하는게 돌이 너무 쉽게 깨진다. 이건 자연현상에서 생길 수 없는 것이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거든요?

[이수곤/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 그렇지 않아요. 자연돌이에요. 왜냐면 여기 석영·장석·운모가 있는데요. 인위적으로 한 게 아니라 자연적으로 돌이 풍화된 돌이에요.]

이 교수는 남침 땅굴은 아닌 것으로 본다는 견해를 밝히면서도 국방부도 논란을 키우는데 한 몫을 했다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이수곤/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 국방부도 그렇고 이렇게 (여기) 들어와보면 금방 아는 것을…왜 멀리서 구멍을 뚫어서 막대한 돈을 들여서 시추조사를 하느냐고요.]

또 지반이 약해 민간단체가 파놓은 지하굴이 무너질 우려도 크다고 경고했습니다.

국방부는 국가 예산과 인력 낭비를 초래하는 허위 땅굴 주장에 대해서는 법적조치를 예고했습니다.

하지만 이곳 단체는 국방부가 땅굴을 인정할 때까지 이곳을 사수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인근 주민들의 불평과 국민들의 불안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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