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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환이 말하는 '4전5기' 진짜 의미…"결과 아닌 과정"

입력 2014-11-26 22:16 수정 2014-11-26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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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네 번 쓰러졌지만 다섯 번 일어났다, 37년 전 오늘(26일)은 홍수환 선수가 지구 반대쪽 파나마에서 4전5기의 신화를 만든 날입니다. 7·80년대, 홍수환은 '하면 된다'의 상징이었지만, 그의 인생도 한다고 다 된 건 아니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하면 된다'라는 도그마에 빠져 있는 건 아닐지요.

김진일 기자입니다.

[기자]

[다운되는 홍수환, 레프트를 맞고 다운됐습니다.]
[다시 넘어지는 홍수환 선수]

[홍수환 : 카라스키야는 파나마의 보물이었어요. 아마추어 전승 11전11승11KO승. 자기네들 잔치하려고 절 부른 거예요.]

[다시 다운이 됐습니다. 역부족입니다.]
[다시 네 번째 다운입니다.]

[홍수환 : 우리 큰 형은 타월 던지려 했지. 그때 타월이 날아들어 왔으면 끝나는 거죠.]

[2회에서 네 번이나 다운됐지만 다시 일어나서 3회를 맞았습니다.]
[로프로 몰고 있는 홍수환 선수, 다운되는 카라스키야. 비틀거리고 있습니다. 카라스키야 다운됐습니다.]

네 번 넘어지고 다섯 번 일어난다. '4전5기' 신화가 탄생한 순간입니다.

가진 것 없던 국민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선물했습니다.

[대한뉴스(1977년 12월) : 2회전에서 네 번이나 쓰러졌으면서도 다시 일어나 3회에 KO로 이기고 돌아온 홍수환 선수를 온 국민이 환영했습니다.]

[김정효 박사/체육철학 : 홍수환 선수의 권투는 1960년대와 70년대를 관통하면서 나도 할 수 있다, 우리도 할 수 있다, 우리도 잘살 수 있다는 신화의 가장 정점에 서 있던 선수라고 볼 수 있죠.]

하지만 신화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가수 옥희와 스캔들로 팬들은 등을 돌렸고, 리카르도 카르도나에 TKO패 당하며 반년도 안 돼 챔피언 벨트를 반납했습니다.

권투위원회로부터 2년 출장정지를 당한 홍수환, 결국 1980년 은퇴를 결정합니다.

링 밖 인생의 4전5기가 시작된 겁니다.

[홍수환 : 인생이 정말 무서웠거든. 상대방을 때리기만 하더니 세상에 나와서 되돌려 받는구나]

이듬해 미국으로 이민 가 택시 운전에 신발 장사까지 안 해본 것이 없었습니다.

[홍수환 : 근데 챔피언이냐, 아니다. 난 지금 신발 들고 있는 놈이야. 세계챔피언 아니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 방송 해설과 지도자라는 새로운 삶을 이어가는 홍수환, 쓰러졌다 일어서기는 링 안보다 링 밖 세상이 훨씬 더 힘들었습니다.

[홍수환 : 링 위에선 기적을 일으켰는데 세상에선 그냥 포기하고 말더라, 이거는 죽어도 듣기 싫었어요]

홍수환이 말하는 4전5기는 오뚝이처럼 일어서서 상대를 KO시키는 '결과'가 아닙니다.

쓰러졌다 일어서는 그 '과정'이 진정한 4전5기입니다.

[홍수환 : 무엇을 향해 가고 있을 때가 가장 행복. 도착했을 땐 별로 행복한 게 아니다]

37년 전 오늘 7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네 번이나 쓰러졌다 다섯 번 일어났던 홍수환, 그의 인생 속 4전5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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