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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청운동 농성장 76일 만에 철수

입력 2014-11-05 17:19 수정 2014-11-05 17:20

가족들 "대통령, 국민 눈물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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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 "대통령, 국민 눈물 외면"

세월호 청운동 농성장 76일 만에 철수


세월호 청운동 농성장 76일 만에 철수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대통령 면담을 기다린지 76일 만에 청와대 앞 농성장을 철수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가족대책위는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76일간의 기다림을 마치며 이 자리를 떠난다"고 밝혔다.

가족대책위는 여야가 최근 3차례에 걸쳐 합의한 '세월호 3법'을 수용하며 이날 청운동 농성장을 비롯해 오는 7일 광화문 농성장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광화문 농성장은 유지한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40여명의 유가족들은 "오랫동안 떠나 있던 안산, 우리 가족들에게 돌아간다"며 "국민들의 위로와 응원을 가슴에 가득 채우고 광화문 등 전국 방방곡곡으로 더 많은 국민을 만나러 간다"고 전했다.

유가족들은 "언제든 찾아오라는 대통령의 말을 믿었다"며 "국민들이 코앞에서 울고 있는데 설마 이토록 철저히 외면하리라곤 생각지 못했다. 앞으로는 대통령께 아프다, 서럽다, 눈물 닦아달라고 애걸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대통령과 정부가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근본적·지속적 대책 마련을 통해 안전한 사회와 단 한 명의 국민도 포기하지 않는 책임있는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데 앞장서 주시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당부했다.

故 오영석군의 어머니 권미화씨는 "우리로 인해 우리 애기들이 너무 힘들게 생명의 손을 놨기에 우리 부모들이 발 벗고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오늘 우리는 이 곳을 정리하지만 재충전·재정비해서 더 뜨겁고, 더 열정적으로 알리고 다니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었다. 하지만 여러분은 대한민국 국민이다. 국민의 힘을 보여 달라. 많은 응원과 사랑의 마음을 전해달라. 그걸로 충분하다. 나머지는 부모로서 우리가 밝히겠다"고 호소했다.

박진 세월호국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은 "대통령은 유가족을 150m도 안 되는 거리에서, 국회에서 웃으며 그냥 지나쳤다. 이제 유가족들은 대통령을 기다리지 않겠다고 한다"며 "특별법은 미완성인채로 만들어진다. 진실을 밝히려는 자와 진실을 가리려는 자의 싸움에서 국민들이 큰 힘이 돼 달라"고 부탁했다.

유가족들과 청운동 농성장에서 74일 동안 동거동락한 이윤상 한국 기독교 장로회 목사는 "대통령은 오지 않았다. 대통령은 눈과 귀를 열고 국민의 염원을 들어달라"며 "정치인들은 우리 모두를 위한 특별법을 제장해 주시고 진실을 밝혀 상식이 통하는 대한민국을 되돌려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가족대책위는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 청운동 농성장을 철수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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